[기자수첩] 고령화는 경제 성장의 '적'일까?

고령화 시대 속 새로운 경제적 기회인 '실버 이코노미'라는 기회를 제공한다

백진호 기자 | 기사입력 2020/09/23 [14:26]

[기자수첩] 고령화는 경제 성장의 '적'일까?

고령화 시대 속 새로운 경제적 기회인 '실버 이코노미'라는 기회를 제공한다

백진호 기자 | 입력 : 2020/09/23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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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미디어가 인구 고령화와 경제를 주제로 다룰 때 자주 등장하는 표현 중 하나가 ‘경제 성장률 하락’일 것이다. 이는 고령 인구의 증가로 인한 생산과 소비의 위축 때문에 일어나는 불가피한 현상인 동시에 고령화로 인한 경제적 위험성과 충격을 경고하는 데 주로 쓰인다. 

 

실제로 안병권‧김기호‧육승환이 작성한 논문인 ‘인구고령화가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한국은행 경제연구원 경제분석 제23권 제4호, 2017)은 2000~2015년에 연평균 3.9%를 기록하던 국내 경제성장률이 인구 고령화로 인해 2016~2025년에 1.9%, 2026~2035년에는 0.4%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서 우리가 차분히 짚어봐야 할 점이 있다. ‘고령화가 경제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만 미치는가?’이다. 세상의 모든 현상에는 명과 암이 존재하고, 인구 고령화 역시 이 법칙에서 예외일 수 없다.

 

이와 관련해 지난 17일에 열린 제21회 세계지식포럼은 특별했다. 고령화 시대 속 시니어 세대를 ‘액티브 세대’로 재정의하고, 이들을 소비 주체로 바라봄으로써 인구 고령화가 제공할 새로운 경제적 기회인 실버 이코노미를 활용해 나갈 방법을 모색했기 때문이다. 

 

당시 포럼 좌장을 맡았던 조지은 라이나생명 부사장은 전 세계가 고령화를 해결 과제로만 바라보기 때문에 긍정적인 부분에 대한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포럼에 참석한 서형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앞으로 닥쳐올 고령화를 경계하는 동시에 노인에 대한 재정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전했다. 이는 노인의 개념을 70세 이상으로 확장해 부양 인구를 늘리고, 생산인구층까지 늘려야 함을 의미한다.

 

마이클 호딘 글로벌노화연맹 사무총장은 “70세 이상도 노동할 수 있고, 소비자로서 살아갈 수 있다는 인식이 사회 전반에 확산돼야 한다”면서 “이들이 실버 이코노미의 초석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0 시니어 트렌드’의 저자 사카모토 세쓰오 작가는 50대 이상이 주축인 어덜트 산업이 활성화되기 시작하면 젊은이들을 위한 일자리도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고, 에스코 아호 핀란드 전 총리는 “노년층과 젊은 층을 나누는 것은 더 이상 도움이 되지 않으며, 풍부한 경험을 가진 노년층이 부족한 효율성을 메울 수 있기 때문에 은퇴 시점을 못 박는 표준화된 모델을 버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일반적인 시각과는 달리 인구 고령화가 만들 경제적 기회에 대해 논의한 이번 포럼은 눈에 띄게 빠른 속도로 고령 사회에 진입한 한국 사회에 의미하는 바가 크다. 위기 속에 내재된 기회를 발견하고, 이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구상하는 데 필요한 요소를 제시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같은 기회를 잡기 위해 우리가 꼭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 OECD 평균인 14.8%를 훨씬 뛰어 넘는 노인빈곤율을 줄여 나가는 것이다. OECD가 2015~2018년 각국의 통계를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노인빈곤율은 43.8%였다. 세계 최고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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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19년 말 주민등록부 기준으로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802만 7,000명으로 전체 인구 5,195만 명 중 15.5%를 기록했다. 631만 명의 유소년 인구(0~14세)와 3,594만 명에 이르는 생산연령인구(15~64세)에 비해 많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높은 노인빈곤율은, 대한민국 인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노인 세대가 소비력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들의 소비가 이뤄지지 않으면 생산과 산업이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으며, 이는 곧 장기적인 경제 침체와 위기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만약 우리가 이처럼 심각한 사회 문제 중 하나로 대두한 노인 빈곤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적극 나서지 않는다면, 한국 사회는 향후 찾아올 새로운 기회인 실버 이코노미를 제대로 활용할 수 없게 된다. 한 번 지나간 기회는 다시 잡기 어려우며, 이는 우리 사회 전체가 져야 할 짐으로 되돌아올 것이다. 그렇기에 노인 빈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중장기적인 정책적‧제도적인 조치의 마련과 시행 역시 중요하고 시급한 우리 사회의 과제라고 할 수 있다.

 

[백뉴스(100NEWS)=백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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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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