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 집단감염? 다른 문제점들도 많다

집단감염으로 인해 수면 위로 드러난 '요양병원'의 문제점

이승열 기자 | 기사입력 2020/04/20 [10:45]

요양병원 집단감염? 다른 문제점들도 많다

집단감염으로 인해 수면 위로 드러난 '요양병원'의 문제점

이승열 기자 | 입력 : 2020/04/20 [10:45]

 

[백뉴스(100NEWS)=이승열 기자] 요양병원이란 나이가 많은 환자들을 수용하여 장기적인 요양과 치료를 할 수 있도록 시설을 갖추어 놓은 병원을 의미한다. 우리나라는 고령화가 급속하게 진행됨에 따라 요양병원의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통계연보에 따르면 현재 국내 요양병원은 2011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여 1,560개에 달한다.

 

국내 사회적 실정에 맞춰 요양병원의 수가 증가하고 있지만, 요양병원이 가지고 있는 문제는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요양병원의 문제점은 최근 코로나19 국면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질병관리본부에 의하면 요양 관련 시설에서의 집단 감염으로 인한 사망자는 전체 사망자 중 절반이 넘는 53.4%를 차지한다.

 

단순히 요양병원 내 환자들이 면역력이 약해 전염이 빠르고, 사망률이 높은 것이 아니다. 보건복지부의 2019년 조사에 따르면 병실 하나에 침상이 14개가 넘는 요양병원이 401곳이다. 병실 하나에 33개의 침상이 놓인 요양병원도 있다. 코로나19 집단 감염은 어찌 보면 예견된 수순인 셈이다. 2017년 한 병실에 침상을 6개 이상 둘 수 없도록 시행규칙이 개정되었지만, ·증축된 요양병원에 한하고 있다.

 


요양병원의 문제는 비단 좁고 불편한 환경의 문제만은 아니다. 보건복지부의 최근 5년간 노인장기요양 현지조사 현황에 따르면 22014년부터 2018년까지 요양시설의 평균 78%가 급여를 부정수급한 것으로 밝혀졌다. 부정수급액950억 원에 육박한다. 특히, 지난해 상반기 부정수급한 요양시설은 92%로 나타나 많은 이에게 충격을 주었다.

 

부정수급을 받는 방법은 다양하다. 요양병원은 환자를 받을 때마다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급여를 지급 받을 수 있다. 말 그대로 입원 환자가 많아질수록 수익도 높아지는 구조이다. 기본 수용인원보다 훨씬 많은 환자를 받아 급여를 챙긴다. 또한, 실손의료보험을 보유한 환자에게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높은 비급여 진료를 제공해 부당한 수익을 올리기도 한다.

 

이는 통계를 통해서도 나타난다. 이정택 연구위원의 요양병원 현황 및 개선 과제에 따르면 국내 전체 의료기관 중 요양병원의 입원 진료비의 상승폭이 가장 크게 나타난다. 모든 의료기관의 65세 이상 건강보험 진료비는 8년 동안 2.6배 증가한 것에 반해, 요양병원 진료비는 동기간에 4.7배 증가하였다(보험연구원, 2017).

 

요양병원의 불법행위가 성행하는 이유는 요양병원의 환자분류체계가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는 요양병원에 입원할 수 있는 환자의 기준을 정해놓고 있다. 하지만 입원은 해당 의사의 자의적인 판단에 맡겨지고 있다. 등급과도 상관이 없다. 단순 노화로 인해 신체기능 저하가 온 고령자들도 충분히 입원할 수 있는 환경이다.

 

정부도 이러한 상황을 인지하고, 요양병원의 비리를 뿌리 뽑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정부가 2018년 발표한 반칙과 특권 없는 공정한 사회 구현을 위한 생활적폐 근절 9대 과제에 요양병원의 비리 문제가 포함되었다. 요양병원의 부정수급 환수율을 제고하고, 제보포상제를 도입해 운영단계에서 전방위 감시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의도이다.

 


요양병원의 근본적인 문제도 무시할 수 없다. 요양병원 내 간호 인력 부족에 관한 문제이다. 통계청의 2016년 자료에 의하면 요양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 수는 20,535명이다. 이들이 1인당 담당하는 환자의 수가 40명에 달한다. 국내 모든 병원의 간호사가 1인당 20명의 환자를 돌보고 있다는 것을 감안할 때 2배 높은 업무량을 짊어지게 된다.

 

특히, 요양병원의 경우 기본적인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환자와 치매환자들이 대부분이다. 환자의 마지막 순간을 지켜주는 간호 인력도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간호사들의 스트레스는 극에 달할 수밖에 없다. 하신영, 송준아의 요양병원 간호사의 임종간호 스트레스가 이직의도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요양병원 간호사의 임종간호 스트레스가 이직의도와 스트레스에 주요한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판단되었다(노인간호학회지, 2018).

 

이처럼 요양병원 간호사는 인력 부족으로 인해 과중한 업무에 쌓여 있다. 고령 환자의 생존과 직결되는 현장에서 싸워야 하는 막중한 임무 때문에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과도한 스트레스 속에서 수준 높은 간호의 질을 바라는 것은 무리가 있다. 간호의 질의 낮아진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들의 몫이 된다. 요양병원 내 악순환의 고리가 생긴 것이다.

 

요양병원은 아이러니한 상황에 놓여있다. 생존과 직결되는 현장에 있지만, 많은 비리와 문제점 속에 본분을 찾지 못하고 있다. 고령화가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는 대한민국 사회에서 요양병원의 역할은 갈수록 커질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상태가 지속된다면 안정적인 복지는커녕 환자들을 위험에 처하게 할지도 모른다. 사회적으로 요양병원의 문제점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지속적인 문제제기가 되어야 비리를 근절한 요양병원의 본분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100뉴스 /
이승열 기자
ksh@confac.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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