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끝나도 대면-비대면 수업 함께 해야죠”

서초구립중앙노인종합복지관 박준기 관장

이동화 기자 | 기사입력 2020/09/28 [11:41]

“코로나19 끝나도 대면-비대면 수업 함께 해야죠”

서초구립중앙노인종합복지관 박준기 관장

이동화 기자 | 입력 : 2020/09/28 [11:41]

코로나19 이후 우리의 일상은 완전히 바뀌었다. 마스크 없이는 가벼운 외출도 어려워졌고, 재택근무와 온라인 수업은 이제 익숙한 일이 되었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비대면 문화는 교육부터 공연예술, 금융, 쇼핑 등 다양한 분야로 확산됐다.

 

온라인을 기반으로 이뤄지는 비대면 서비스는 디지털 문화에 익숙한 젊은 세대를 넘어 디지털 소외계층으로 여겨졌던 시니어들에게도 점차 자리 잡고 있는 모양새다. 오프라인 활동을 선호했던 시니어 세대가 온라인으로 쇼핑을 하거나, 음식을 주문하고, 넷플릭스나 유튜브로 영상을 감상하는 것이다.

 

KB국민카드의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소비변화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40대 이상 연령층에서 배달 앱, 디지털 콘텐츠 등 비대면 채널 이용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G마켓과 옥션을 운영하고 있는 이베이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3월부터 5월까지 5060세대 고객 비중은 21%로 전년 동기 대비 6%가량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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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준기 서초구립중앙노인종합복지관장의 모습.     ©이동화 기자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실제 시니어들은 어떻게 코로나19 시대를 맞이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박준기 서초구립중앙노인종합복지관장을 만났다. 서초구립중앙노인종합복지관(이하 복지관)은 코로나19로 인한 장기 휴관에 대응해 건강⸱취미⸱교육 등 프로그램을 비대면으로 전환해 운영하고 있었다.

 

“저희는 화상회의 플랫폼인 줌(ZOOM)을 이용해 실시간 수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처음에는 5개 과목을 운영했고, 이후 12개 과목, 10월부터는 17개 과목의 수업을 운영할 계획이에요. 정식 수업과 함께 프로젝트 수업도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있어요. 물리치료사, 영양사, 조리사, 간호사 등 전문가들이 각자의 영역을 살려서 홈트⸱영양강좌 등 콘텐츠를 만들고, 유튜브에 업로드하고 있죠.”

 

‘시니어들은 디지털 활용에 서툴 것’이라는 생각은 편견에 불과했다.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온라인 교육의 참여율이 굉장히 높았기 때문이다. 복지관에서는 강사가 시니어들의 참여 상황을 확인할 수 있게끔 15~2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데, 수업의 경쟁률이 높아 참여하지 못하는 시니어들도 많았다.

 

유튜브 콘텐츠의 경우, 라인댄스 강좌는 2천 회, 줌 활용법 강좌는 1천300회, 코어 운동 강좌는 1천200회 등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시니어들의 열띤 반응을 얻고 있었다. 시니어들이 코로나19 상황 속 비대면 온라인 전환에 당황하지 않고 능숙하게 참여할 수 있었던 것은 꾸준한 디지털 문해 교육 덕분이었다.

 

복지관에서는 기본적인 스마트폰 활용 교육과 함께 여행⸱번역 어플 활용, 동영상 제작, 생활 인터넷 활용, 키오스크 사용법 등에 대한 교육을 지속적으로 운영해왔다. 복지관 1층에 신설된 스마트 존은 ‘IT 전용 교육장’으로 꾸며 다양한 ICT 기술을 체험하고 배워볼 수 있도록 했으며, 유튜브를 제작할 수 있는 1인 미디어룸과 정보화 교육을 진행하는 강의실 등도 마련했다. (관련 기사 더 보기)

 

“저희는 그간 ‘스마트 시니어’를 목표로 디지털 격차를 줄이기 위한 정보화 교육에 많은 관심을 갖고 특화사업으로 진행해왔어요.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적응하며 어려움 없이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교육이죠. 지난달에는 AI로봇과 키오스크, VR 체험존 등이 있는 IT 전용 교육장도 신설했어요. 꾸준한 정보화 교육 덕분에 시니어들이 비대면 시대에 조금 더 잘 적응하고 있는 듯해요. 자유자재로 스마트폰을 활용하고, 영상 편집까지 능숙한 분들이 많아요.”

 

복지관은 만 60세 이상부터 이용할 수 있지만, 이용자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연령대는 70대다. 그다음으로는 80대가 많고, 60대는 가장 적게 이용하는 연령층이다. 더불어 이용자의 70%가 여성 시니어들인 다른 복지관들과 달리, 서초구립중앙노인복지관의 경우는 성비가 5:5에 이를 정도로 남성 시니어가 많이 이용하는 곳이다. 배움이나 사회활동, 사회에 기여하고자 욕구가 높은 이들이 많다는 특징도 있다. 그러나 모든 시니어들이 이런 특성을 띠는 것은 아니다.

 

“저희 복지관의 경우에는 대졸 이상 고학력의 전문직 출신 남성분들이 많이 이용하시지만, 취약계층 시니어들도 계세요. 양극화 현상이 뚜렷한 곳이죠. 때문에 일반 시니어들을 위한 교육, 사회활동을 위한 프로그램과 도움이 필요한 분들을 위한 서비스를 함께 운영하고 있어요.”

 

코로나19 이후, 복지관을 비롯한 경로식당과 무료급식소 등이 운영을 중단하며 취약계층 시니어들의 결식 문제가 대두됐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생활화로 시니어들의 활동이 제한되면서 정서적 고립감과 외로움도 커졌다. 

 

복지관은 이런 문제들을 해소하기 위해 마음 방역, 안부전화, 밑반찬 배달 등의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집에서 지내는 재가 어르신들을 위해 콩나물 등 식물 키트를 제공해 활력을 찾을 수 있도록 정서적 지원을 하고 있으며, 시니어들의 안부를 확인하는 전화도 매일 하고 있다.

 

취약계층 시니어들을 위해서는 직접 만든 밑반찬을 주 2회 배달하고 있으며, 경로식당의 무료급식을 이용하지 못하게 된 시니어들을 대상으로는 주 3회 도시락을 배달하는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23일에는 여름을 지나며 건강한 식사에 어려움을 겪었을 저소득층 105가정을 대상으로 김치를 전달하는 ‘사랑의 김장 나눔’ 행사를 개최했다. (관련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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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장을 담그는 복지관 직원들     ©이승열 기자

 

“시니어들의 외로움과 정서적 고립감 해소 등을 위해 전화 작업을 많이 하고 있어요. 잘 지내시는지 여쭤보면 누군가 기억해 준다는 느낌에 좋아하시죠. 밑반찬이나 도시락 배달의 경우에는 저희 직원들이 직접 집 앞까지 배달한 후, 전화로 연락해드리는 비대면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어요. 집에 계셔서 식사를 못하시는 분들이 없도록 하면서 편찮으신 시니어들은 없는지 꾸준히 확인하고 있어요.”

 

코로나19로 인해 시니어들이 가장 많은 어려움을 겪는 부분은 ‘소통’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사람들과의 만남이 줄어들고, 사회활동이 여의치 않게 되자 외로움과 고립감을 느끼게 된 것이다. 지난 3월 경기도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6070세대 70% 이상이 코로나19로 인한 우울감을 느낀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도민 평균인 59%를 웃도는 수치였다. (관련 기사 더 보기)

 

“저희 복지관의 미션은 ‘나눔, 동행, 소통, 성장이 있는 행복한 어르신 공동체’예요. 이곳에서 성장해 결국 나눔으로까지 이어졌으면 하는 거죠. 배워서 나도 유익하고, 배워서 남 주는 그런 기관이 되기를 소망하고 있어요. 시니어들이 서비스 수혜 대상이 아닌, 생산적 가치를 가진 사회적 자본이 되는 거예요. 개인적으로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영위하는 것뿐만 아니라, 배우고 성장해서 사회에 기여하고, 지역사회에도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새로운 노인상이 자리 잡기를 바라며 운영하고 있어요.”

 

실제로 복지관에서는 전문 직종 경력이 있는 시니어들이 강사로 재능 나눔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초골든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사진을 배우는 ‘그린스튜디오’에서는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장수사진 촬영 봉사활동을 진행하기도 하며, 오카리나⸱하모니카를 배워 요양원에서 공연을 하는 시니어도 있다. 

 

코로나19는 배움을 통한 성장과 나눔, 동행, 소통 모두에 영향을 끼쳤다. 대면 수업으로 이뤄지던 배움의 과정과, 같은 취미나 관심사를 가진 이들과 나누던 소통과 동행, 배운 것을 나누는 활동까지 모든 것이 비대면으로 바뀌었다.

 

서초골든클럽에서 활동하는 시니어들은 온라인으로 강의를 하며 활동하고 있으며, 3세대가 함께하는 세대공감 합창대회도 유튜브 라이브 스트리밍을 활용해 온라인으로 이뤄질 계획이다. 10월에는 경로의 달을 맞이해 시니어 퀴즈왕을 선발하는 ‘도전 서초벨’을 화상회의 플랫폼 줌을 활용해 실시할 예정이다.

 

비대면 활동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휴관 조치가 종료돼 운영을 재개하더라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며 운영한다면, 수업의 경쟁률이 매우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최대한 많은 시니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온라인 비대면 수업과 오프라인 대면 수업을 함께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온라인 수업의 경쟁률이 굉장히 높아요. 교육의 기회를 놓치는 시니어들이 최대한 없도록 하기 위해 앞으로도 계속 온⸱오프라인 수업을 함께 진행하게 될 것 같아요. 마음을 긍정적으로, 편안히 가지셨으면 좋겠어요. 집에서도 꾸준히 운동하시고, 식사 거르지 마시고요. 복지관에서 제공하는 유튜브 영상과 온라인 강의 등을 활용해서 소통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건강 잘 유지하시고, 빨리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져서 대면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백뉴스(100NEWS)=이동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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