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철학산책] ⑫ 담론 윤리학과 의사소통의 합리성

하버마스가 주장한 억압과 지배에 대한 해방의 열쇠

허민찬 기자 | 기사입력 2020/06/29 [11:11]

[시니어 철학산책] ⑫ 담론 윤리학과 의사소통의 합리성

하버마스가 주장한 억압과 지배에 대한 해방의 열쇠

허민찬 기자 | 입력 : 2020/06/29 [11:11]

[백뉴스(100NEWS)=허민찬 기자] 한 철학자의 강의가 열린다. 질문 시간, 시간에 쫓긴 진행자는 청중이 말한 수많은 질문을 간추려서 몇 가지만 묻겠다고 강연자에게 말한다. 그러나 강연자는 ‘모든 물음은 저마다 가치가 있다’라며 수많은 질문에 일일이 답변한다.

 

 

독일의 현대 철학가인 위르겐 하버마스의 강연 일화이다. 유럽을 대표하는 현존 철학자인 위르겐 하버마스는 억압과 지배가 없는 사회와 해방된 인류를 꿈꾼다. 자유로운 대화와 의사소통으로 그런 세상을 이룰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의사소통을 중시한 그의 철학은 그가 논쟁에 참여하는 태도를 통해 잘 드러난다. 수많은 논쟁에 참여한 그는 지기 위해 논쟁하는 태도를 보였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논쟁의 진정한 의미는 남을 굴복시키는 데 있지 않다. 논쟁에서 중요한 점은 상대방의 설득을 수용하려는 능력과 자세이다. 

 

이러한 전제를 바탕으로 하버마스는 논쟁에서 상대방의 의견을 주로 수용하는 태도를 보인다. 그는 논쟁을 방대한 지식과 논리로 참여함에도, 상대방의 의견이 합당하다면 주저 없이 인정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에게 논쟁은 남을 굴복시키는 수단이 아닌, 갈등 해소를 위한 의사소통이다.

 

의사소통을 믿은 하버마스의 사상은 그의 철학적 개념인 ‘의사소통의 합리성’에서 잘 드러난다. 그는 억압과 지배가 없는 사회를 위해 이상적인 언어에 주목한다. 언어는 하나의 행위이다. 예를 들어, ‘내일 거기 갈게’라는 말은 행동의 약속을 담는다. 약속은 서로가 상대의 말을 이해하고 믿는 과정에서 지켜진다. 하버마스는 일상의 언어생활에서 인류 해방의 열쇠를 발견한다. 합리성은 논리적 사고가 아닌 사람들 사이의 대화와 토론에서 발견할 수 있다. 

 

절대적 진리는 억압과 지배를 낳는다. 받아들이지 않는 개체를 배척하고 위협하는 까닭이다. 천동설이 절대적인 진리였던 과거 지동설을 주장한 이들은 배척당하고 위협을 받았다. 그렇게 만약 지동설이 폐기되었다면, 인류는 우주에 나가기 전까지 천동설을 믿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절대적인 진리는 이러한 위험성을 품고 있다. 

 

진리는 대화와 합의에서 드러난다. 열린 마음으로 상대를 대하고 서로 받아들일 수 있다면 토론은 최선의 결론을 맺을 수 있다. 이러한 토론은 다음과 같은 대화의 기준을 지켜야 한다. 서로 무슨 뜻인지 이해할 수 있고, 내용이 참이어야 한다. 상대방이 성실히 지킨다고 믿고, 토론하는 이들의 관계가 평등해야 한다.

 

대화의 기준을 지킨 토론에서 인류는 합리적인 최선의 결론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지키지 못한 대화는 폭력의 한 양상일 뿐이다. 그는 대화 속에서 이성의 새로운 역할을 찾는 독창적인 철학을 연다. 나아가 대화의 윤리를 내세운 ‘담론 윤리학’을 통해 현대 민주 사회에 도덕과 근거를 제시한다. 

100뉴스(제주)
허민찬 인턴기자
ksh@confac.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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