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오케이부머'로 알아보는 세대 갈등

베이비부머 세대와 밀레니얼 세대 간 갈등 고조

방서지 기자 | 기사입력 2020/03/26 [10:35]

[기자수첩] '오케이부머'로 알아보는 세대 갈등

베이비부머 세대와 밀레니얼 세대 간 갈등 고조

방서지 기자 | 입력 : 2020/03/26 [10:35]


[백뉴스(100NEWS)=방서지 기자] 지금 서구권에서 유행하는 말은 단연 ‘오케이 부머’(Ok, Boomer!)가 아닐까 싶다. ‘오케이 부머’란 기성세대의 참견이나 가르침에 저항하며 맞받아치는 표현이다. ‘부머'는 미 경제 호황기였던 1946~1964년에 태어난 베이비부머 세대를 지칭한다. 이들은 청장년 시절 경제 성장의 혜택을 누리며 성장했고 2020년 현재 노년, 즉 기성세대가 됐다.

 

이 표현은 세계적인 경제 성장률 저하와 극심한 경제적 불평등 속에서 자라난 젊은 세대인 밀리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세대) 들과 갈등을 잘 보여주고 있다. ‘오케이 부머’의 의미는 점잖게 표현하면 "이제 알겠으니 고지식한 말 그만하세요"이고 속되게는 “네, 다음 꼰대” 정도로 해석된다. 

 

‘오케이 부머’의 유래는 뉴질랜드 녹색당 소속의 여성 의원 클로에 스워브릭(25)으로부터 시작됐다. 스워브릭은 “얼마나 많은 세계 지도자들이 (기후 변화가) 다가오는 것을 수 세기 동안 지켜보고 알면서도 그냥 방치해 왔는가. 2050년이면 내 나이 56세가 된다. 그러나 지금, 이 52대 의회의 평균 나이는 49세다.”라며 나이 든 의원들의 환경 문제에 대한 소극적 태도에 대한 비판을 가했다. 그러자 기성세대 의원들에게서 야유와 비난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이에 스워브릭은 그 의원들을 쳐다보지도 않으면서 가뿐히 “오케이 부머”로 응수했다.

 

상황이 담긴 영상을 접한 젊은 세대들은 통쾌함을 느꼈고 본격적으로 유행어가 되었다. 특히 틱톡과 스냅챗 등 SNS 상에서 빠르게 퍼져 나갔고, 2019년 11월 첫째 주부터 해시 태그 #OKBoomer는 SNS에서 무려 7억 회 이상 사용되는 등 젊은 세대 사이에서 큰 공감을 불러왔다.

 

이처럼 세대 간의 갈등은 점점 더 고조되고 있다. 부모들이 일궈 놓은 탄탄한 경제 속에서 풍요로운 젊은 시기를 보내고, 그렇게 축적된 부로 노후까지 안락하게 사는 베이비부머 세대를 보며 밀레니얼 세대들은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느낀다고 전했다.

 

실제로, 미국 은퇴자 협회인 AARP의 미어나 블리스 수석부회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오케이 밀레 나얼, 하지만 실제로 돈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우리”라고 발언해 젊은이들의 분노를 사기도 했다. 이런 상황을 뉴욕타임스(NYT)는 “‘오케이 부머’는 친밀한 세대 관계가 끝이 났다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분석했다.

 

더불어 본인 세대가 잘 사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다음 세대에게 부정적인 환경을 물려주었다는 이유로 밀레니얼 세대들의 증오는 커져만 가고 있다.

 

스턴버그의 책 ‘The Theft of a Decade: Baby Boomers, Millennials, and the Distortion of Our Economy’에서 베이비붐 세대가 아무런 생각 없이 선택한 결과로 현재의 밀레니얼 세대는 경제 불황과 불안정한 일자리 시장 문제에 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온라인 설문 조사 개발 클라우드 기반 소프트웨어 서비스 회사인 서베이 몽키의 2018년 여론 조사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의 51%가 '베이비붐 세대는 우리가 더 살기 어려운 세상을 만들고 있다'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비붐 세대는 경제 성장을 강화할 수 있는 방법만 찾았지 환경 문제나 경제 구조 문제 등의 다음 세대를 위한 고려는 없었다는 것이다.

 

 

이렇듯 ‘오케이 부머’로 인해 미국의 신구 세대 간 갈등이 주목을 받고 있지만 비단 미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미국에 ‘오케이 부머’가 있다면 한국에는 ‘꼰대’, ‘나 때는 말이야’라는 말들이 있다.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 간 갈등은 전 세계적으로 빚어지고 있다.

 

한국 역시 베이비 부머 세대와 밀레니얼 세대 간 갈등이 가장 두드러진다. 기성세대들은 “요즘 애들은 형편없고 끈기와 노력이 부족하다"라는 ‘요즘 애들 편견’을 갖고 있으며, 젊은 세대들은 그런 어른들의 권위의식에 넌덜머리가 난다는 반응이다.

 

우리나라의 밀레니얼 세대는 ‘역사상 최초로 부모보다 가난한 세대’의 타이틀을 안게 되었다. 이들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사회에 진출해 고용 감소, 일자리 질 저하 등을 겪었고 이로 인해 평균 소득이 낮으며 대학 학자금 부담도 안고 있다. 이러한 경제적 부담 때문에 결혼이나 내 집 마련을 미루는 경우가 많다.

 

홍춘욱, 박종훈의 책 ‘밀레니얼 이코노미’에서는 한국의 밀레니얼 세대는 지금까지 가장 학력이 높은 세대임과 동시에 가장 치열한 생존 경쟁을 치르는 세대라고 언급했다. 그렇기에 상대적으로 덜 치열한 삶을 살아온 기성세대가 하는 조언과 충고들은 젊은 세대들에게 반발심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 나름대로 힘든 사회에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데 기성세대들이 본인의 관점으로 조언을 빙자한 ‘참견’을 한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이러한 세대 갈등의 해결 실마리는 당연하게도 서로에 대한 이해이다. 위 소개한 표현들이 생기는 배경과 현재 청년들이 살아가는 사회 구조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본인의 관점으로 다른 세대를 평가하고 비난하는 것이 더 심각한 세대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젊은 세대들도 기성세대에 대한 무조건적인 부정적 인식보다는 그들의 연륜과 경험에서 배울 점은 적절히 수용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그저 나이가 많다고 해서 조롱과 모욕의 의미를 담은 언어 표현들을 남발해서는 안 된다.

 

이제 더 이상 서로를 향한 날선 태도는 잠시 접어둘 타이밍이다. 서로 대화와 이해를 통해 현 사회가 직면한 문제를 함께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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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뉴스
방서지 인턴기자
ksh@100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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