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터스씨어터 이병용 대표 "결국 가장 중요한 건 사랑입니다"

우리가 하는 것들이 어르신들에게 필요한 것이었다

이유동 기자 | 기사입력 2019/12/16 [12:24]

빅터스씨어터 이병용 대표 "결국 가장 중요한 건 사랑입니다"

우리가 하는 것들이 어르신들에게 필요한 것이었다

이유동 기자 | 입력 : 2019/12/16 [12:24]

  

▲ 빅터스씨어터의 이병용 대표가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 이유동 기자


[백뉴스(100NEWS)제주=이유동 기자] "'우리를 기다렸구나!'하는 마음을 받아보고 싶었습니다. 마침 어르신들이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셨어요. 우리가 하는 것이 어르신들에게 필요한 것이었구나 하는 생각에 기쁩니다."

 

지난 11월 29일 빅터스씨어터의 이병용 대표를 만났다. 이 대표는 현재 극단 연극배우 지망생으로 이루어진 ‘빅터스씨어터’를 운영하고 있다. 빅터스씨어터는 현재 ‘2019 청춘 유랑극단’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이 프로젝트는 문화예술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소외지역을 대상으로 연극공연을 진행하기 위해 설립됐다. 지난달 25일부터 제주도 애월읍 광령3리, 애월읍 구엄리 노인복지회관, 제주도 한경면, 조천읍, 구좌읍까지 제주 북부지역을 돌아다니며 공연을 펼쳤다.

 

▲ 이병용 대표와의 인터뷰 도중 찍은 사진. 이 대표는 인터뷰 내내 여유로운 웃음을 잃지 않았다.     © 이유동 기자

 

이 대표는 배우 출신 답게 멀끔한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이병용 대표는 왜 제주에 내려왔을까. "연극을 하면서 꿨던 꿈 중 하나가 '내가 가진 재능을 남에게 줄 수 있을까?'였습니다. 제자들과 함께 우리나라 가장 남단이며 높은 곳에 있는 어르신들을 찾아가 공연하면 참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제주는 연극할 수 있는 공연장이 그렇게 많은 편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주에 내려왔다는 것의 의미는 분명했다. 이 대표는 제주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제주에서의 연극이 쉽지는 않았다.

 

"다른 시골도 마찬가지지만 제주도 힘들어요. 인적자원, 금전적인 문제들에 부딪힙니다. 사실 제주에서 하는 것이 두렵죠. 타지사람이라는 것에 대해 차별하는 것이 분명히 있거든요. 또 실제로 방송국을 찾아가 홍보를 부탁했더니 '기획의도가 늦으면 취재하기가 어렵다'라고 답하더라고요. 이 일을 보니 제주의 일부 사람들이 문화에 대한 생각을 깊게 생각하지 않은 느낌이더라고요."

 

이병용 대표는 꿈이 있었다. 사람들이 모이면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 수 있을것이라고 생각했다. 이 대표는 빅터스시어터를 소개하며 소망을 실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 이병용대표가 운영하는 빅터스씨어터는 연극 배우 지망생으로 이루어진 재능기부 단체다.     © 이유동 기자

 

"빅터스씨어터는 제자들과 함께 문화를 접하기 힘든 분들을 찾아다닙니다. 그러면서 본인들의 재능을 기부하고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프로젝트죠."

 

빅터스씨어터의 구성원 대부분은 배우 지망생이다. 구성원을 왜 이렇게 꾸렸냐는 질문에 이 대표는 본인의 꿈에 대해 깊게 설명하며 대답했다. "큰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제2의 농촌활동인거죠. 대학생 각자의 전공에 맞게끔 봉사하고 소통하는 단체를 만들고 싶었어요. 제가 연극전공자니까 연극으로 시작했죠." 

 

▲ 이병용 대표는 제자들에게 '연기를 사랑하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이유동 기자

 

이병용 대표가 연극을 통해 본인의 꿈을 이루고 싶어하는 것은 분명했다. 그러나 그 이전에 현재 배우이자 프로듀서다. 이 대표에게 연극은 사람이었다. 사람을 위해, 사람 때문에 연극을 기획했다.

 

"연극에는 사람과 사람 사이를 연결해주는 끈이 있어요. 연극은 사람들의 이야기죠.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감동받고 기뻐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연극은 그것을 이어주는 매개체라고 볼 수 있죠.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무슨 단체든 팀을 운영하는 것은 어렵다. 그도 역시 이 극단을 운영하는데 있어 어려운 점이 있었다. "재정적인 문제가 최우선입니다. 준비기간도 짧고 전부 자비를 들여야 해요. 집에서는 이런걸 왜 하냐고 반문하기도 하죠. 하지만, 이 프로젝트를 운영해야 하는 사명감이 중요한 거 같더라고요."

 

제주에서 활동하는 '상상창고 숨'의 박진희 대표는 "정부지원이 들어가면 예술가들이 경직성을 띈다"고 말했다. 이처럼, 정부정책과 문화예술 프로그램은 별개가 아니다. 이 대표도 박 대표와 마찬가지로 정부정책에 대한 의견이 있었다.

 

"공무원분들의 이해도가 부족하더라고요. 문화 예술에 대해서요. 관련 전공자가 담당부서에 있으면 되는데 다들 숫자놀음만 하는 것 같습니다. 돈만 쓰려고 하죠. 보고서 읽으면 관심도가 부족한 느낌이에요. 무엇이든 어떤 프로그램이든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사람들과 함께 뛰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정말 큰 힘이 될 것 같아요."

  

연극 단체들에게 각자의 존립 이유가 있는 것처럼 이병용 대표 역시 극단을 운영하는 궁극적인 이유가 있었다. 이병용 대표는 제자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었다. 

 

"제자들이 뭔가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요즘 배우 지망생들 많죠. 이런 친구들에게 스스로의 목적과 생각을 가질 수 있는 장을 펼쳐주는게 저의 몫입니다. 이들이 활발하게 활동하는 것이 지역과 문화 발전의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지역과 문화발전을 위해, 제자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고요."

 

지난 1월 서울시교육청은 '매년 1만 명의 청소년들이 학교를 떠난다'는 통계를 발표했다. 그 중 9.8%의 원인이 부적응이었다. 이런 청소년들을 위해서 예술은 좋은 도구가 될 수 있다. 이병용 대표 역시 이런 가치관을 갖고  있었다. 

 

"정부에서도 연극이라는 과목을 중고등학교 교육과정에 넣으려고 하고 있습니다. 대구경북지역은 미리 시행중이었구요. 연극이 중요한것은 다른 장르와 다르게 삶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연극이라는 작업이 이런 지점에서 중요합니다. 삶에 대해 이해하고 남에 대해 배려해주는 법을 알게 해줘요."

 

이 대표는  노인들에게 연극을 가르쳐 줬을 때 얻을 수 있는 효과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어르신들에게는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주는 게 중요합니다. 여러가지 노인 문제가 있죠? 독거노인 같은 경우에는 외로움에서 나타나는 문제가 있어요. 이것들을 충분히 해결할 수 있어요. 표현이 그렇죠. 충분히 하면 자정할 수 있으니까요."

  

▲ 이병용 대표는 재능기부를 통해 세상을 따뜻하게 만들고 싶다는 목표를 내비쳤다.     © 이유동 기자

 

빅터스씨어터의 연극 주제는 치매다. 다른 주제를 충분히 선정할 수 있다. 20대를 배우로 쓰기 때문에 로맨스물도 만들 수 있다. 청춘들의 외로움에 대해서도 각본을 쓸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는 치매를 소재로 골랐다. 이 대표는 그 이유를 '사랑'이라고 답했다. 

 

"핵심 소재는 사랑입니다. 아들을 키웠던 엄마가 치매를 앓게 되요. 결국 그 병은 그 아들을 통해서 치유가 되지요. 이게 사랑을 소재로 삼다 보니 충분히 거기서 공감이 일어나더라고요. 어르신들을 보면서 이야기들을 하면서 어머니가 떠올랐습니다.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났어요."

 

이 대표는 시니어가 됐을 때는 좀 다른 사랑이야기를 담고 싶다고 했다. "가족에 대한 이야기요. 제 부인만 해도 대가족시대에 살던 사람이었습니다. 지금은 그렇지 못하죠. 제 은사가 전하길, 어떤 할머니가 아이에게 과자를 줄 때 뭐가 묻은 채로 줬더니 주위에서 '뭐 그런걸 주느냐'고 핀잔을 줬다고 합니다. 근데 선생님은 이게 바로 가족의 사랑이라고 하더라고요. 저는 이 관점에서, 막상 보이는게 아닌 그 뒤에 희생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으려고 합니다."

 

▲ 이병용 대표는 '난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했다.     © 이유동 기자

 

이병용 대표는 연극을 기획하는 프로듀서다. 뿐만 아니라, 제자들을 움직이는 교육자이기도 하다. 이 대표는 제자들을 이런 가치관으로 가르치고 있었다.

 

"제자들에게 산을 올라갈때 올라가는 것 역시 중요하지만 산을 사랑하는게 먼저라고 말합니다. 올라가지 못하더라도 다음을 기약할 수 있으니까요. 마찬가지로 연기할 때 있어 중요하는건 연기에 대한 사랑이죠."

 

마지막으로 이병용 대표는 본인을 좋은 사람으로 기억해주면 좋겠다고 대답했다. "전 그래요. 그 사람 참 좋았다. 멋있더라. 그런 말을 듣고 싶어요. 어렵죠. 사람들에게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서 노력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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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뉴스/제주
이유동 기자
ksh@confac.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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