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주란 소장 "이 모든 일을 벌이는 이유요? 내가 하고 싶어서죠!"

제주 상가보건진료소에서 뮤지컬을 기획하다

이유동 기자 | 기사입력 2019/12/06 [11:33]

서주란 소장 "이 모든 일을 벌이는 이유요? 내가 하고 싶어서죠!"

제주 상가보건진료소에서 뮤지컬을 기획하다

이유동 기자 | 입력 : 2019/12/06 [11:33]

 

▲ 서주란 소장이 진료소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 이유동 기자

 

[백뉴스(100NEWS)제주=이유동 기자]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거예요. 억지로 해서 하는 게 아닙니다.”

 

제주 애월읍 상가리의 상가보건진료소를 방문했다. 상가보건진료소는 지난 3월부터 마을잔치 첫 공연을 시작으로 뮤지컬 행사를 기획했다. 서주란 소장을 만나 공연을 기획하게 된 계기부터 물었다.

 

“처음부터 어르신들의 놀이를 맡고 싶었습니다. 어버이날에 자녀들이 와서 행사를 진행하는 것이 불만이었어요. 부모님이다 하더라도 자식들 없이 잘 노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항상 즐겁다, 내가 '나'이기 때문에 잘 산다 식의 마음가짐을요. 제가 개인적으로 새로운 것을 하고 싶었죠. 그러던 도중 브레멘 음악대라는 것을 찾았어요. 결함이 있어도 자기들끼리 음악대를 만든 것이 멋지잖아요? 그런 단체를 만들어 보고 싶었습니다."

 

공연단 단원들은 평범한 시민들이었다. 우리네 어머니 아버지들이었다. “공연단 단원들 거의 대부분은 농사를 짓거나 그만 두셨죠. 경로당에 모여서 같이 수다를 떨기도 하고요."

 

▲ 상가보건진료소 입구. 진료소에 도착하면 이 표지판이 있다.     © 이유동 기자

 

서주란 소장은 시니어들을 대상으로 안무를 짜는게 어려웠던 것 빼고는 특별히 힘든 점은 없다고 했다. “어떻게 재밌게 만드느냐가 중요했어요. 무료한 일상에 재미를 주고 싶었거든요.”

 

서주란 소장에게는 조력자가 많았다. 단원들은 모를 수도 있지만, 서 소장에게는 많은 사람이 주위에 있었다. 적지 않은 이들을 즐겁게 만들기 위해서는 혼자가 아니어야 했다.

 

“여기에 산지 4년이 넘었어요. 이 곳에 사람 인프라가 많아요. 시골에 외부인이 많이 들어왔어요. 제가 이 곳에서 일을 하는 도중에 마을 도서관을 중심으로 젊은 사람들이 몰려있어요. 능력있는 분들도 많아요. 제가 보건소 일을 하면서 이 분들을 알게 된 거죠. 이 일을 하는데 이 정보가 엄청 도움이 됩니다. 활용하면 쉬워요. 음악을 만드는 것도, 옷을 빌리는 것도요! (보건소 직원이) 아이들을 어떻게 모으겠어요? 사람을 알고있으니 너무 쉬웠어요. 역시 무언가를 잘 하기 위해서는 혼자서는 불가능해요.”

 

▲ 상가보건진료소의 입구 모습이다.     © 이유동 기자

 

 

시니어들에게 새로운 자신감을 불어넣는다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다. 서주란 소장은 이에 대해 알고 있었다. 뮤지컬 공연단의 성공으로 인해 어르신들이 얻은 자신감 상승의 효과를 설명했다.

 

“어르신들에게 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넣어주려고 노력했어요. 뮤지컬을 하기 쉽게 각색한 것이 근거가 됐고요. 어르신들에게는 움직임이 쉽지 않아요. 그럴때마다 안무를 변경했습니다. 어르신들에 맞게요. 이렇게 되니 어르신들도 뮤지컬을 쉽게 받아들이시더라고요. 단원들 성격도 많이 변했어요. 원래는 '못한다'가 입에 붙었어요. 한 명이 못한다고 하면 다같이 못한다고 했었죠. 예전엔 그랬지만, 이제  뮤지컬 팀이 잘 되잖아요? 자녀들이 좋다고 난리났어요. 이 성공이 반복되다 보니 텔레비전에도 나오게 됐어요. 이제 이 분들의 자존감이 엄청 올라갔어요. 이제 내가 무얼 해야할지 감이 안올 정돕니다.(웃음)”

 

다른 장르(미술,체육)을  고를수도 있었지만 뮤지컬을 골랐다. “여기는 보건 진료소에요. 항상 건강쪽으로 생각을 많이 합니다. 움직이는 것이 필요했어요. 노래랑 스토리도 필요했습니다. 뮤지컬을 고르는 중요한 이유는 ‘움직일 수 있어서’였어요.  어르신들이 한 두 번 올라가시다 보니 무대에 올라서는 만족감이 극에 달하기도 했어요. 뿌듯합니다.”

 

서주란 소장이 진행하는 뮤지컬 공연단은 제주의 보건소가 진행하는 유일한 노인대상 프로그램이다. 이를 운영하다 보면 정부가 시행하는 노인정책과 타 지역 보건소들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있을 수 있다. 좋은 효과를 보고 있으니까 오히려 정책에 대해 깊은 의견을 낼 수 있다. 서 소장은 이에 대해 놀랍게도 원하는 것이 없었다. 

 

“이거에 대해 내가 다른 보건소들에게 뭘 해야 한다고 말할 수 없어요.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은 아니니까요. 내 성향 상 하고싶었을 뿐입니다. 주 영역이 아니니까요. 타인들은 진료 열심히 하면 돼요. 뮤지컬의 예를 들어봅시다. 나 혼자 음악 못 만듭니다. 이걸 누구에게 강요해요? 제가 음악 만들 때 더럭초등학교 아이들에게 피자 사줘가며 음악 만들었어요. 의상도 마을에 어떤 옷이 있는지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에 다 가능했던 것입니다. 이게 쉬운 게 아니에요. 그렇기 때문에 반드시 이뤄져야 할 일은 또 아닌거죠. 성향상 건강 증진하고, 사람들과 어울리고, 몸을 움직이는 것을 좋아할 뿐입니다. 이 과정을 다른 보건소들에 강요하는 것은 말 그대로 ‘오버’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정책?지침? 없어요. 내가 하고싶어서 하는 겁니다. 운이 좋은거죠."

 

▲ 서부상가진료소 내부 모습.     © 이유동 기자

 

서주란 소장은 애월읍에 산다. 이 마을에는 이주민이 많다. 또한, 이에 따라 이주민들의 융화 문제가 항상 세간의 문제로 떠오른다. 서 소장은 지역문제 해결의 새로운 방안으로 원주민과 이주민의 조화가 방법으로 떠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의견을 냈다.

 

“제주 출신 시골에 사는 청년들은 경제적으로 밀린 층이 많습니다. 이주민들은 그렇지 않아요. 뭐가 삶에서 중요한가라는 생각도 있는 분들입니다. 섬과 육지의 차이는 분명히 있어요. 그러니까 섞이지 않는거예요. 상가리에서도 이주민, 원주민 화합 프로그램 여러번 했을 정도로요. 그러나 그 이전에, 원주민들이 이주민들을 잘 이용하면 좋지 않겠어요? 지역사회의 문제 중 하나인 노인문제가 원주민과 이주민들이 화합하는 방식으로 풀어내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서 소장에게 마지막으로 질문했다.

 

“함께 즐거웠던 사람이요. '에너지가 있는 사람이다.' 이렇게 불렸으면 좋겠어요. 앞으로도 에너지를 나눌 거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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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뉴스/제주
이유동 기자
ksh@confac.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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