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할무이 연극제’에서 만난 사람들 ② 은빛사랑 황분녀-김형자 시니어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연극, 함께하니 행복해요”

이동화 기자 | 기사입력 2019/12/04 [13:49]

‘제3회 할무이 연극제’에서 만난 사람들 ② 은빛사랑 황분녀-김형자 시니어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연극, 함께하니 행복해요”

이동화 기자 | 입력 : 2019/12/04 [13:49]

▲ 은빛사랑의 황분녀 시니어(왼쪽)와 김형자 시니어(오른쪽)의 모습     © 이동화 기자


[백뉴스(100NEWS)=이동화 기자] ‘제3회 할무이 연극제-락(樂)’이 11월 21일부터 24일까지 개최됐다. 이번 연극제에는 총 7팀의 시니어 극단이 참가했으며, 첫날 공연을 펼친 은빛사랑(관악사회복지)의 단원 황분녀(82) 시니어와 김형자(83) 시니어를 만났다.

 

82세부터 89세까지 시니어 5인으로 구성된 은빛사랑은 제1회부터 꾸준히 할무이 연극제에 참가하고 있으며, 연극을 시작한 지 약 4년째가 됐다. 시니어들의 소소한 일상을 담은 작품들을 공연하는데, 이번 연극제에서는 창작극 ‘여름나기’를 무대에 올렸다. 매년 에어컨 없이 여름을 나던 경로당에 지난여름 드디어 에어컨이 생긴 일화를 담았다.

 

■ 연극은 즐겁고 뿌듯한 취미생활, 황분녀 시니어

 

은빛사랑 시니어 극단은 관악사회복지(이사장 박승한)에서 운영하는 어르신들의 휴식공간인 ‘은빛사랑방’에서 시작됐다. 단원들 모두 은빛사랑방에서 만난 사이이며, 대부분 서로 알고 지낸지 약 10년이 넘었다.

 

“다들 젊어서 은빛사랑방에 왔었죠, 저도 70대에 팔팔할 때에 처음 왔었으니까요. 지금은 허리가 아파서 잘 걷지도, 꼿꼿하게 서지도 못해요. 그래도 이번 공연은 약 먹고, 파스 붙이고 무대에 섰어요. 힘들지만 취미생활로 하고 있어요. 하고 나면 재미있고, 뿌듯하거든요”

 

할무이 연극제에는 1회부터 참가해 벌써 세 번째로 참가했다. 이번 연극제에서는 지난 여름 은빛사랑방에 에어컨이 생기면서 일어난 해프닝들을 재미있게 담아낸 창작극 ‘여름나기’를 공연했다. 소품으로 쓰였던 에어컨은 종이상자로 만드는 대신, 실제로 은빛사랑방에 기증된 것을 직접 공연장까지 싣고 왔다. 작년에 개최된 ‘제2회 할무이 연극제’에서는 시니어와 약을 주제로 일상에서 일어났던 일화를 담은 창작극을 공연했다.

 

“지난번에는 아파서 약 먹는 이야기였어요. 자세한 내용은 거의 다 잊어버렸어요. 서로 ‘너는 하루에 몇 알 먹냐! 나는 열두 알도 먹는다! 하루 열두 알, 약을 먹고 살아~!’ 이런 대사를 주고받았던 기억이 나요”

 

은빛사랑의 단원들은 모두 80대의 고령이므로 지난 작품들을 완벽하게 기억하거나 대사를 모두 외운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단원들의 일상을 바탕으로 한 창작극을 공연하는 것은 단원들이 조금이라도 극을 쉽게 기억할 수 있게 돕는 방법 중 하나였다. 대본을 통째로 외우지 않아도 되니 공연하기에도 훨씬 수월했다.

 

“사실 이번 연극제를 위해서 5번 연습하고, 공연했어요. 무대에서는 떨리니까 대사를 다 잊어요. 몰래 가방에 대본을 넣고 꺼내서 보기도 했어요. 관객들이 많아서 얼떨떨했지만, 기분은 좋더라고요. 대본이 있어서 외우려고 노력은 했지만, 많이 못 외웠어요. 사실 무대에 서면 다 잊어요”

 

공연 막바지에는 대사 대신 애드리브로 위기를 넘겼지만, 지켜보는 관객들은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꼭 짜 맞춘 완벽한 극 대신, 조금은 엉성하지만 자연스러운 모습들이 은빛사랑 시니어 극단의 또 다른 매력이기도 했다.

 

“복지관 다니고, 은빛사랑방 다니면서 연극도 하고, 체조도 하고, 앞으로도 그렇게 지낼 거예요. 은빛사랑방 동료들과 죽을 때까지 함께 하고 싶어요. 다들 한동네에 사는 이웃이자 친구니까요. 함께 밥 먹고, 파와 마늘도 까면서 소일거리 하고, 그렇게 살려고요”

 

■ 다 같이 만드는 즐거운 공연, 김형자 시니어

 

이번 연극제에 참가한 시니어 극단 중 가장 고령인 89세의 단원이 두 명이나 있는 은빛사랑에서 김형자 시니어는 젊은 축에 속했다. 하지만 그녀는 지난 10년간 병마와 싸우며 70대를 병원에서 보내며 힘든 시간을 견뎠다. 기적같이 건강을 회복하니, 모든 일이 즐겁고 고맙게 느껴졌다. 어릴 적 하고 싶었던 연극을 시작한 지도 벌써 3년째다.

 

“어렸을 때는 부모님 반대가 심해 연극을 한다는 것은 생각도 못했죠. 근데 이렇게 젊을 때 소원을 이루니 마음이 뿌듯해요. 연극은 우리가 혼자서는 못하는 일이잖아요. 다같이 무언가 만들어간다는 것이 참 즐거운 일인 것 같아요. 마음이 많이 젊어 졌어요. 병치레를 많이 했는데, 마음이 즐겁고 모든 것이 감사해요”

 

일상을 담은 창작극이니 연습에 어려움도 없었고, 마냥 즐거웠다. 체력적으로 무리가 가는 일도 아니어서 더욱 행복하기도 했다고 한다. 무대에 서기 전 떨리는 긴장감은 공연을 마친 후의 뿌듯함에 비하면 별 것 아니었다.

 

“경상도 말씨라 처음에는 자신이 없었는데, 하다 보니 자신감이 생기고 즐겁더라고요. 처음에 떨리던 것도 무대에 서면 대사에 신경쓰느라 떨리는지도 몰라요. 앞으로도 지금처럼만 지내고 싶어요. 단원들과는 만나기만 하면 반갑고 즐거워요. 오래오래 보고 지냈으면 해요”

 

은빛사랑의 황분녀, 김형자 시니어는 함께하는 즐거움, 무언가 해냈다는 뿌듯함을 함께 주는 연극의 매력에 푹 빠져 있었다. 두 시니어가 몸도 마음도 건강히 오래도록 연극을 즐기며 따뜻한 작품들을 선보일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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