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뷰] 해녀가 낳은 섬 이여도를 아시나요, 연극 '이여도 사나'

제주 해녀를 알고싶은 이들에게 추천

이유동 기자 | 기사입력 2019/11/29 [14:06]

[공연리뷰] 해녀가 낳은 섬 이여도를 아시나요, 연극 '이여도 사나'

제주 해녀를 알고싶은 이들에게 추천

이유동 기자 | 입력 : 2019/11/29 [14:06]

 

▲ '이여도 사나' 공연팀이 공연을 마무리하고 인사를 하고 있다.     © 이유동 기자

 

[백뉴스(100NEWS)=제주 이유동 기자] 2060년, 최고 통치자 '억심관'에 의해 불라국이 통제된다. 모든 사람들은 불라국의 직장인으로서 부속품과 같은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그 곳에 신비한 물을 지닌 여인 삼승이 찾아온다. 불라 국민들은 삼승이 나누어주는 신비한 물을 먹고 한날한시에 태왁을 닮은 북을 출산한다. 억심관은 이 북을 학살하기 시작한다. 삼승과 불라국 사람들은 저항하지만 결국 모두 쓰러진다. 오랜 시간이 지나고 난 후, 삼승의 노래를 듣고 바다가 섬을 스스로 잉태한다. 이 섬은 파도가 잔잔하면 모습을 보이지 않다가 억센 파도가 치면 모습을 드러낸다. 후에 섬은 '이여도'라 불렸다. '이여도'는 국토 최남단 마라도에서 서남쪽으로 149km에 위치한 수중 암초인 이어도의 사투리 표현이다.

 

■ 어쩌면 컴플렉스?

 

오랫동안 제주는 문화콘텐츠에 신경써왔다. 타 지역의 사람들이 제주하며 떠올리는 단어에는 '해녀', '감귤' 등이 있다. 이를 반영하듯 제주는 해녀를 기반으로 한 캐릭터들이 많다. 제주관광공사는 해녀캐릭터를 전면으로 앞세워 어플을 개발했다. 제주는 해녀를 사랑한다.

 

그도 그럴것이 제주는 문화 불모지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제주는 다양한 행사를 여는 편이 아니다. '제주영화제' '제주프랑스영화제' '여성영화제'가 아니면 영화제는 거의 없는 편이다. 독립적인 콘텐츠를 만들어내기보다는 제주가 갖고있는 특성에 집중한다. 제주문예회관의 전시관의 거의 대부분은 '자연', '섬' 같은 제주의 특색들을 소재로 삼는다. 항상 오백장군이나 설문대할망,돌과 바람에 기대왔기 때문에 지금도 기념품샵에 가면 이런 '제주의 특색'으로만 굿즈를 만든다. 이렇게 제주는 섬이 갖고 있는 상상력을 섬 안에서만 생각했다.

 

연극 '이여도  사나'는 역시 마찬가지로 해녀와 이여도를 주제로 삼았다. 드레스와 연미복 같은 의상을 가지고 춤을 추는 단원들 중에 가장 눈에 띄는건 해녀복이다. 연극은 토속적인 주제와 서양의 것을 결합시켰다. 이여도의 탄생과정을 조명하는 동시에 해녀의 자애로움과 부드러움을 연출했다. 해녀 역으로 나온 무용수가 여성스러운 춤을 춘다. 뿐만아니라 공연장에서 태왁을 보면 단연 그것이 눈에 띈다. 제주와 아주 친한 소재인 물도 드러내며 제주다운 것에 눈이 가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다. 이제까지 제주가 하지 못했던, '제주다운 콘텐츠 개발'을 나름의 방식으로 녹아낸 것이다. 

 

▲ '이여도 사나'의 공식 포스터     © 제공=제주특별자치도문화예술진흥원


■ 왜 해녀였을까?

 

해녀는 제주도, 부산, 남해연안, 드물게는 일본, 동남아시아, 러시아 등에서 잠수하여 해산물을 채취하는 여자들을 뜻하는 말이다. 한국표준직업분류에 따르면 해녀의 코드번호는 “63023”이다. 제주 현지에서는 잠녀라고도 부른다. 남자 잠수부를 없다고 보기에도 힘들다. 바다를 누비는 남자 잠수부를 ‘머구리’라는 부른다는 기록이 있다. 수영은 우리의 삶에서 흔하다.

 

앞서 언급한바와 같이 '이여도 사나'는 해녀와 섬을 주제로 삼았다. 그것도 제주에만 있는 '해녀'라는 것이 주 소재다. 이여도는 더 먼 소재다. 제주도와 독도는 인지도가 있는데 이여도는 부족하다. '이여도 사나'는 현대무용이라는, 어쩌면 풍물놀이 같이 자체적으로 호불호가 갈릴수 없는 것과 함께 공연을 찾아온 관객에게 핵심 키워드 두개를 소개한다. 해녀가 제주를 헌신해온 방식과 '파도가 치면 보이는 섬' 이여도 두가지를 말이다. 

 

해녀 만화는 셀수가 없다. 일러스트레이터들의 작품 역시 마찬가지다. 시는 오죽했을까? 제주를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들은 수많은 작품들을 내놓았다. '셰익스피어 콜라주'는 고통과 치유의 상관관계를 말하며 '어떻게 살아야 하나'를 말했다. 여태까지의 해녀를 소재로 한 작품들은 강한 생명력과 희생을 해녀정신의 근본으로 내세웠다. 이 연극은 이 뿐만아니라, 해녀가 갖고있는 성격을 현대무용과 결합하여 새로운 아름다움으로 표현했다. 마치 해녀가 이 공연에 필수적으로 들어가야할 요소로 말이다. 소재와 주제, 키워드를 잘 골랐다.

 

▲ 공연 시작 전 관객들이 입장하고 있다.     © 이유동 기자

 

■ 춤을 추는 사람들

춤이라는 수단을 통해 주제와 줄거리가 전해진다.  공연은 실제 사건인지 아닌지 확인할  없다.  미래를 주제로 담고 있다. 확실한  이 각본이 상상력으로 쓰여졌다는 것이다. 2019년엔 남자가 임신할  없다. 태왁을 닮은 아이를 낳는다는건  불가능하다. 이런 비현실적인 소재가 중심이 되는 덕에 춤은 극의 분위기를   살린다. 강하고 악한 억심관이 등장할땐 남자 공연수가 힘있고 절도있는 동작으로 억심관의 악함을 보여준다.  자애로운 해녀가 등장할땐 여성스러운 의상과 함께 부드러운 춤선을 보여준다. 춤은 공연의 분위기를 살림과 동시에 제주의 비현실적인 이미지와 극이 갖고있는 몽환적인 분위기를 극대화시킨다. 마치 춤이 아니면  공연이 존재할  없는것처럼 말이다.

 

그림과 노래를 통해 제주를 표현한 경우는 많았다. 현재 '예술공간오이'나 '제주문예회관'에 가기만 해도 '제주다움'을 소재로 한 전시회가 열린다. 그만큼 제주는 오랫동안 제주다움에 집착해왔다. 이 '이여도 사나'는 제주가 갖고있는 창의성을 현대와 함께 잘 버무렸다. 제주다움을 느끼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공연을 추천한다. 

 

[공연정보]

제목: 이여도 사나
일시: 2019년 11월 22일 오후 7시 30분
장소: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동광로 69 문예회관 소극장
주최: 제주특별자치도 문화예술진흥원
주관: 제주특별자치도도립무용단

기획: 제주특별자치도도립무용단

입장료 :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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