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단어로 궁궐을 설명하는 궁궐길라잡이, ‘박용호’ 시니어

“시간은 흐르는 것이 아닌 쌓이는 것, 항상 목표를 설정해야”

이다솜 기자 | 기사입력 2019/07/09 [14:12]

나만의 단어로 궁궐을 설명하는 궁궐길라잡이, ‘박용호’ 시니어

“시간은 흐르는 것이 아닌 쌓이는 것, 항상 목표를 설정해야”

이다솜 기자 | 입력 : 2019/07/09 [14:12]

  

▲ 박용호 시니어가 덕수궁과 경운궁 이름에 얽힌 사연을 설명하고 있다.     ©박채연 기자

 

[백뉴스(100NEWS)=이다솜 기자] “덕수궁은 ‘근현대사의 변곡점’이다.” 그는 덕수궁을 이렇게 설명했다. 자신만의 언어로 궁궐을 설명하는 궁궐길라잡이(이하 길라잡이) 박용호(69) 시니어를 만나고 왔다.

 

■ 궁궐과 함께한 시간도 어느덧 19년째

 

▲ 박용호 길라잡이가 즉조당을 바라보고 있다.     ©박채연 기자

 

2001년 3월, 박용호 시니어는 길라잡이 교육을 받고 ‘전체(궁궐 5곳)를 아우르는 길라잡이가 되겠다’는 자신만의 목표를 설정했다. 그렇게 19년째 활동 중이다.

 

길라잡이 활동을 꾸준히 할 수 있는 이유를 묻자 “처음 배치된 곳은 경복궁이었는데, 하다 보니 경복궁만 알고서는 목표를 이룰 수가 없겠더라. 그래서 다른 궁궐 해설도 하려고 열심히 공부했다.”며 목표 설정이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전공도, 직장도 역사와 관련이 없는 이공계였다”고 자신을 소개한 박용호 길라잡이는 “1년 정도 해외에 나가서 일을 하니 저절로 애국자가 됐다. 외국에 나가서야 우리나라를 잘 모른다는 것을 느꼈다.”라며 길라잡이 4기로 해설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긴 시간을 활동한 만큼 기억에 남는 일도 많다. 특히 이전보다 많아진 관람객 수가 인상깊다고 한다. “처음 경복궁에서 해설을 했을 때는 하루에 두 번이 전부였고 심지어 인원이 부족했던 적도 많다. 그런데 이제는 오전과 오후로 나눠 진행하고 횟수도 대여섯 차례로 늘어났다.”고 말했다.

 

시민들의 성향도 많이 바뀌었다고 한다. “전에는 숙제를 해야 하는 등 의무감 때문에 듣는 경우가 많았다면 이제는 국민이라면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서 온 경우가 많다.”며 즐거워했다.

 

날씨는 덥지만 박용호 시니어는 몸이 힘들다고 느낀 적은 별로 없다고 한다. “체력적으로는 힘들 수 있지만 마음이 즐겁기 때문에 잘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이런 점에서 심리적으로 좀 더 여유로워졌다.”고 이야기하며 길라잡이 활동의 장점을 설명했다.

 

“길라잡이 활동은 심리적, 육체적, 정신적으로 도움이 된다. 지금 우리가 덕수궁을 간단히 둘러봤는데 6천보를 걸었다.”며 “하루에 1만보는 걸어야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데 벌써 반이나 넘게 채운 셈이다. 그리고 길라잡이를 하다 보면 계속 공부를 해야 해서 정신적으로 단련이 될 수밖에 없다. 덕분에 치매 걱정을 덜 수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 덕수궁의 의미

 

▲ 궁궐길라잡이로 활동 중인 박용호 시니어가 석조전 앞에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이다솜 기자

 

덕수궁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건물이 있는지 묻자 박용호 길라잡이는 “차마 고를 수 없다.”고 답했다. “모든 건물마다 다른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그냥 다 선택할 수는 없나?”라고 되묻기도 했다. 대답을 통해 그가 길라잡이 활동에 진심을 다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는 덕수궁을 ‘근현대사의 변곡점’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곳은 조선왕조사회가 대한제국으로 바뀌고, 식민지 시기를 버티고, 공화국으로 변하는 모든 과정을 지켜본 역사의 장소다. 물론 다른 곳들도 역사의 장소지만, 특히 덕수궁은 근현대사의 길목이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며 “덕수궁을 빼놓고 근현대사를 말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애정이 큰 만큼 걱정도 있다. “사극 드라마가 방영되거나 하면 관람객이 갑자기 늘어나기도 한다. 이때는 기쁘기도 하면서 관심이 커진 계기가 드라마이기 때문에 ‘혹시 흥미 위주로 받아들이면 어떡하나?’하는 걱정도 든다.”며 “그래서 설명할 때는 균형을 잡기위해 노력하려고 한다. 아마 영원한 숙제가 될 것 같다.”고 진지한 어조로 말했다.

 

■ 시니어로 산다는 것

 

▲ 박용호 길라잡이가 덕수궁 중화전을 설명하고 있다.     © 박채연 기자

 

박용호 길라잡이의 해설 활동은 ‘자신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했다. “어느 날 탑골 공원을 지나간 적이 있다. 공원에서 장기를 두는 노인들의 모습을 보고 내 미래를 상상해봤는데, ‘이게 내가 바라던 노년의 모습인가?’싶더라. 나는 은퇴를 하고 나서도 자기계발을 하고 싶었다.”며 “그래서 길라잡이 활동을 선택한 것도 있다. 계속해서 공부하고 움직이는 것이 좋았다.”고 말했다.

 

길라잡이 활동을 알리는 것도 잊지 않았다. “역사와 우리 문화재에 관심이 많고 다른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고 느낀다면 길라잡이에 도전해보는 것도 좋겠다. 내향적인 사람이더라도 이를 계기로 외향적으로 변할 수도 있다.”고 길라잡이가 갖춰야할 태도를 소개했다.

 

현실적인 부분도 잊지 않았다. “길라잡이가 된다면 자신만의 목표를 설정하고 꾸준히 활동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길라잡이를 나만의 것으로 만들었으면 좋겠다.”며 “주말에는 길라잡이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하고, 봉사활동이기 때문에 혹시나 생업과 병행하기가 어렵다면 상황이 안정된 후에 시작하기를 권한다.”고 조언했다.

 

시간에 대한 자신만의 생각을 전하기도 했다. 시간을 지나간다고 생각하지 않고 쌓인다고 여긴다면 나중에 그 차이가 꽤나 크고 무겁게 느껴질 것이라고 말하며 모든 사람들이 의미있는 시간을 보내기를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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