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전에도 신조어는 있었다... 신조어의 변천사

신조어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김영호 기자 | 기사입력 2020/12/02 [17:18]

100년 전에도 신조어는 있었다... 신조어의 변천사

신조어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김영호 기자 | 입력 : 2020/12/02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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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조어는 새로운 것들을 표현하기 위해 만들어진 새로운 말이다.  


신조어란 ‘새로 생긴 말’, 혹은 ‘새로 귀화한 외래어’를 뜻한다. 이는 시대가 변화함에 따라 새로운 것들이 나타나고, 이 새로운 것들을 표현하기 위해 새롭게 만들어진 말이다. 

 

무분별한 줄임말, 신조어를 사용하는 젊은 세대를 아니꼽게 보는 시선도 많지만, 신조어의 탄생과 사용은 언어학적에서 본다면 지극히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언어는 의사소통을 위한 도구이다. 그 도구를 편의를 위해 고쳐 쓰고, 또 새로 만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100년 전에도 신조어는 생겨나고 있었다. 국립한글박물관에 전시된 1920년대 사전에는 ‘모뽀’와 ‘모껄’ 이라는 신조어가 등재되어 있다. 이는 ‘모던보이(Modern Boy)’와 ‘모던걸(Modern Girl)’의 줄임말이다. ‘샐러리맨’, ‘핸드백’ 등과 같이 요즘에는 흔히 쓰이는 말들 역시 1920년대에는 신조어로 분류되었다.

 

그렇다면 요즘 신조어들과 과거의 신조어들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서울대학교 기초교육원 장경현 교수는 논문 ‘신조어 연어의 형성 원리’(인문논총 제66집, 2011)를 통해 “과거의 신조어는 세태와 문화를 반영하여 새로운 개념을 지시하기 위한 신어의 개념이었던 반면, 현대의 신조어는 행위나 사태, 심리 등을 나타내는 일상어의 변용에 가깝다”고 밝히고 있다.

 

과거의 신조어는 대부분 ‘모뽀’, ‘모껄’ 등과 같이 새로운 개념을 지시하기 위한 신어였다. 그 후에 만들어진 ‘빽’, ‘전업주부’, ‘신세대’(X 세대) 역시 새로운 개념을 지칭하는 신조어였다. 그 외에도 ‘486세대’, ‘땡전뉴스’ 등의 신조어가 있는데 이들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최근에는 인터넷, 게임에서 신조어가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고, 이 신조어들이 일상에서 그대로, 즉 구어체로 같이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화가 났다는 뜻인 ‘빡 치다’의 경우 원래 있던 단어인 ‘빡’과 동사 ‘치다’가 만나서 만들어진 신조어이다. 게임에서 항복을 뜻하는 ‘지지(GG) 치다’, 행적을 감추고 잠적한다는 뜻인 ‘잠수 타다’ 역시 비슷한 형태를 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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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조어는 당시 널리 사용되는 매체 환경의 변화에 따라 적극적으로 만들어지기도 한다. 90년대 삐삐의 등장으로 1004(천사), 8282(빨리빨리)와 같이 숫자로 의미를 전달하는 신조어가 생겼다. 마찬가지로 PC의 보급은 ‘ㅋㅋㅋ’, ‘ㅇㅇ’등의 초성만으로 의미를 전달하는 신조어나, ‘고나리’, ‘뭥미’ 등의 오타로 인한 신조어를 탄생시키기도 했다.

 

지금이라고 새로운 개념을 지칭하는 신조어가 생기지 않는 것은 아니다. 다만 최근에 만들어지는 신조어는 대부분 ‘헬조선’(지옥처럼 살기 힘든 우리나라를 지칭), ‘금수저’(부모님을 잘 만나 부자인 사람, 혹은 그냥 부자인 사람) 등으로 그리 긍정적인 신어가 만들어지고 있지는 않다. 이는 요즘 젊은 세대들의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국립국어원의 조사에 따르면, 2005년~2006년 사용되었던 신조어 938개 중, 10년 뒤인 2015년까지 총 20회 이상(연평균 1회 이상 매체에서 사용되는 단어)는 205개에 불과했다. 약 74%는 10년 안에 소멸한다는 것이다. 

 

젊은 세대의 신조어 사용을 보며 ‘세종대왕님이 슬퍼하신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우리말을 고치고, 새로 만들며 하는 놀이로, 일본어의 잔재를 사용하거나 무분별하게 외래어를 사용하는 것보다는 건전한 방향이라는 생각이 든다.

 

신조어는 분명 시대를 반영하고, 당시 사람들의 생각을 반영하고 있다. 공식 석상에서까지 그 신조어를 사용하는 것, 그리고 국어사전에 표준어로 등재되는 것과는 별개로 당시 유행하는 신조어, 줄임말 들을 살펴보는 것은 큰 의미가 있는 일일 것이다.

 

[백뉴스(100NEWS)=김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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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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