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싫어서” 선거 벽보 훼손했다가 벌금 폭탄 맞은 70대 노인

선거철 발생하는 선거 벽보 훼손, 무슨 죄로 처벌되는 걸까

조지연 기자 | 기사입력 2020/10/26 [15:41]

“그냥 싫어서” 선거 벽보 훼손했다가 벌금 폭탄 맞은 70대 노인

선거철 발생하는 선거 벽보 훼손, 무슨 죄로 처벌되는 걸까

조지연 기자 | 입력 : 2020/10/26 [15:41]

▲ 지난 2018년과 올해 4월에 진행된 선거 모두 신지예 후보의 선거 벽보가 훼손되어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 출처: 신지예 후보 선거 캠프

 

지난 4월, 4·15 총선을 앞두고 건물에 붙은 선거 벽보를 열쇠로 찢은 70대 남성이 재판에 넘겨져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3부(고은설 부장판사)는 지난 25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75)씨에게 벌금 100만 원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4·15 총선을 앞둔 지난 4월 12일 오전 4시 36분에 인천시 부평구의 한 건물 앞에 붙여진 선거 벽보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당시 A씨는 부평을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선거 벽보 일부를 열쇠로 찢은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부는 “정당한 사유 없이 선거 벽보를 훼손하는 행위는 선거인의 알 권리를 침해해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지적하면서도 “다만 피고인이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정치적 의도 없이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점을 양형 이유로 고려했다.”고 전했다. 

 

▲ 매년 발생하는 선거 벽보와 현수막 훼손 사건들…정확히 무슨 처벌받는 걸까

 

매년 선거 벽보와 현수막이 훼손·철거되는 사례가 전국 곳곳에서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선거 벽보나 현수막 훼손 사건은 제보자들의 신고에 의해 수사가 진행되거나 선거 기간에 선거를 깨끗하고 공정하게 치르고자 ‘선거사범’을 잡아들이는 경찰의 수사 등으로 밝혀진다.

 

선거 벽보와 현수막을 망가뜨리는 이유도 다양하다. ‘술 마시고 술김에, ○○당이 싫어서, 불경기에 기분이 안 좋아서, 슬로건이 마음에 안 들어서’ 등등 선거 벽보나 현수막을 훼손한 범인을 잡아보면 다양한 이유를 훼손 사유로 댄다. 

 

2018년 서울시장 선거 기간에 신지예 녹색당 후보의 선거 벽보를 훼손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30대 남성 A씨는 경찰에서 “여권이 신장하면 남성 취업이 어려워질 것으로 생각해 벽보를 훼손했다.”고 선거 벽보 훼손 이유를 밝힌 바 있다. 당시 신 후보는 ‘페미니스트 서울시장’을 슬로건을 내걸고 출마했다.

 

꼭 벽보를 훼손해야지만 처벌받는 건 아니다. 벽보를 떼거나 가져가도 처벌받는다. 2018년 10월 9일에는 서울 동대문구에 붙어 있던 서울시 교육감 박선영 후보자의 벽보만 사라지는 사건이 있었다. 

 

범인은 63세(현재 65세)의 구모씨로 밝혀졌다. 그는 비닐 커버에서 박 후보자의 벽보를 빼서 가져간 혐의로 벌금 50만 원 형을 받았다. 당시 경찰이 그에게 박 후보자의 벽보를 꺼내 간 이유를 물으니 “박 후보자의 얼굴이 마음에 들어서”라고 진술했다.

 

이렇듯 선거 벽보나 현수막을 등을 정당한 사유 없이 훼손·철거할 경우에는 공직선거법에 의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4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는다. 

 

▲ 지난 4월 이현태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선거 벽보만 훼손되는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를 진행한 바 있다.   © 출처: 이현태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 “내 집·가게 담벼락에 통행 방해하는 선거 벽보 떼도 될까?”…답은 "NO"

 

일반적으로 선거 벽보나 현수막은 훼손하거나 떼면 안 된다. 그렇다면 자신이 운영하는 가게나 집 담벼락 등에 붙어서 통행을 방해하는 선거 벽보는 치워도 될까. 답부터 얘기하자면, NO다.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진행됐던 2018년 6월, 당시 가게를 운영하던 이모씨(57) 등 6명은 법원에서 100만 원의 벌금형을 받게 됐다. 이유는 통행을 방해하거나 가게 입구를 막는 것이 싫어 선거 현수막이나 벽보를 훼손했기 때문이었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1부(이성호 부장판사)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이모(57)씨에게 벌금 100만 원을 선고하는 한편 같은 혐의로 기소된 5명에게도 벌금형을 선고했다.

 

법원에 따르면, 이 씨는 서울 동대문구에서 운영하는 자신의 가게 문을 신지예 서울시장 후보자의 현수막이 가린다는 이유로 현수막의 끈을 가위로 잘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씨는 재판에서 “공직선거법에 의한 현수막이라는 것을 몰랐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경찰은 선거 기간마다 선거 벽보나 현수막을 훼손·철거하는 ‘선거사범’을 잡고자 시민들의 적극적인 신고를 받고 있다. 그런데도 선거철마다 선거 벽보·현수막 훼손·철거 범죄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마음에 안 든다’는 이유로 선거 벽보나 현수막을 망가뜨리는 행위는 묵인하기 어려운 범죄다.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정치적 의도’나 특정 후보자의 선거운동을 ‘방해할 목적’ 등이 없었다고 해도 선거 벽보나 현수막을 훼손하는 건 ‘선거의 공정성’과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하는 범죄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경각심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백뉴스(100NEWS)=조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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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연 기자
jodelay@confac.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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