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버린 게 아닐까?" 면회 금지로 커져가는 요양병원 어르신들의 외침

추석 연휴에도 요양병원 면회 금지…어르신과 가족들의 답답함은 증폭되고 있다

이승열 기자 | 기사입력 2020/09/25 [18:10]

"날 버린 게 아닐까?" 면회 금지로 커져가는 요양병원 어르신들의 외침

추석 연휴에도 요양병원 면회 금지…어르신과 가족들의 답답함은 증폭되고 있다

이승열 기자 | 입력 : 2020/09/25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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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당국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올 추석은 고향 및 친지 방문 자제를 권고했다. 이에 따라 많은 사람들은 명절임에도 불구하고 그리운 부모님의 얼굴을 보기가 어려워졌다. 부모님을 요양시설에 모시고 있는 가족일수록 애틋함은 특히 클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특별방역강화 지침에 따라 추석 연휴 동안 요양병원의 접촉 면회가 일체 금지됐기 때문이다. 

 

이처럼 가족들의 면회가 줄어들면서 요양시설 내 어르신들의 불안감은 증폭되고 있다. 요양병원 종사자에 의하면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으로 인해 자식들의 발걸음이 뜸해지자 자식들의 버림을 받았다고 생각하는 어르신들이 은근히 많다”며 “어르신이 이러한 생각을 가지게 되면 난폭해지거나 간병인들의 말을 듣지 않는 등 요양시설 적응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고 설명했다.

 

요양병원 면회는 코로나19가 처음 전국적으로 확산되던 3월부터 금지됐다. 7월부터는 사전 예약 과정을 거친 후 별도의 공간에서 비접촉 방식으로 면회가 가능해졌으나, 8월 중순 코로나19가 재확산되기 시작하면서 면회는 다시금 중지됐다. 6개월 넘게 코로나19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한정된 공간에 머물고, 사랑하는 이들의 얼굴을 보지 못하는 어르신들의 고립감과 우울감 상승은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일 수도 있다.

 

어르신들의 불안증상은 수술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았을수록 더욱 크게 나타난다. 신체 기능이 저하된 어르신은 수술 당시 마취로 인해 중추신경계 일부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데, 이는 곧 치매와 비슷한 ‘섬망’ 증세로 발전할 확률이 크다. 섬망은 인지기능 등에 문제가 생겨 정확한 상황판단에 어려움이 생기고, 몸이 불편한 상황에서 익숙한 가족들의 얼굴이 보이지 않아 큰 불안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어르신들의 섬망이나 불안증세는 대부분 시간이 흐르고 요양시설에 적응을 하면서 사라진다. 하지만 이와 같은 증상들이 2주 넘게 지속될 경우에는 심하면 치매까지 유발할 수 있다. 섬망 증세를 제때 치료하지 못하면 치매로 발전할 확률이 매우 큰데, 불안증세로 인한 어르신의 혼란이 지속될수록 섬망의 치료가 매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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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접촉 면회 중인 가족들  © 제공=대전보훈요양원

 

이를 밖에서 지켜만 봐야 하는 가족들의 마음 또한 무거운 것은 마찬가지이다. 부모님들의 소식을 요양병원 근무자나 간병인을 통해서 들어야만 하며, 혹여 좋지 않은 상황이 발생해도 얼굴 한 번 보지 못하는 것이 가슴을 멍들게 만든다. 요양병원에 입원한 노모를 둔 A씨는 “어머니가 수화기 너머로 나를 버린 것 아니냐는 말을 했을 때 가슴이 찢어질 듯이 아팠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로 인해 기다림을 참지 못하고 요양병원에서 부모님을 모시고 나오는 자녀들도 많으며, 직접 부모님의 간병인이 되어 요양병원의 상주하는 자녀들도 심심치 않게 나타나고 있다. 요양병원 내에서 불안증세 등으로 인해 힘들어 하는 부모님을 보고만 있는 것보다 직접 돌보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형제가 없거나 생계가 바쁜 자녀들에게는 이마저도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실이 매우 안타깝고 슬프지만, 뾰족한 방법이 없는 것은 사실이다”라며 “요양병원 종사자와 간병인들을 믿고 맡기는 것이 가족에게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한다. 어르신들과 그 가족들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인 것을 인지하고 있겠지만, 그들의 한숨은 늘어만 가고 있다.

 

한편, 24일 정부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추석 연휴 기간 보호자의 걱정을 최소화하고, 요양병원 내 어르신들의 정서적 안정을 위해 비대면 면회 시행을 적극적으로 권고한다고 밝혔다.(본지 기사) 대면 면회만큼 그들의 만족감은 채워질 수 없겠지만, 이렇게나마 그들의 심리적 불안감이 조금이라도 덜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백뉴스(100NEWS)=이승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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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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