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병으로 차례 못 지내 송구해…" 오늘날과 닮은 조선시대 이야기

당시 홍역, 천연두 등으로 인해 차례 지내지 못했던 선조들의 일기 공개돼 화제

이승열 기자 | 기사입력 2020/09/21 [12:47]

"역병으로 차례 못 지내 송구해…" 오늘날과 닮은 조선시대 이야기

당시 홍역, 천연두 등으로 인해 차례 지내지 못했던 선조들의 일기 공개돼 화제

이승열 기자 | 입력 : 2020/09/21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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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산 김씨의 '일록'  © 제공=한국국학진흥원

 

민족의 대명절 한가위가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본래는 명절을 맞아 그리운 얼굴들을 찾아가고는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해 이마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조선시대에도 전염병이 돌아 명절 자체를 생략했다는 기록이 발견되어 화제가 되고 있다.

 

15일 한국국학진흥원은 역병이 유행하는 탓에 설과 추석 등의 민족 명절을 생략했다는 내용이 담긴 선조들의 일기를 공개했다.

 

1582년 경북 예천에 거주했던 초간 권문해는 ‘초간일기’에서 “역병이 번지기 시작해 차례를 행하지 못하니 몹시 죄송했다”며 “나라 전체에 역병이 유행하는 탓에 차례를 지내지 못해 조상님들께 송구스럽다”는 일기를 작성했다. 그로부터 이틀 뒤에는 “증손자가 홍역에 걸려 아파하기 시작했다”는 내용도 실려있다.

 

1609년 안동 예안에 살았던 계암 김령은 ‘계암일록’의 5월 1일자 일기에서 “홍역이 아주 가까운 곳까지 퍼지고 있다”는 내용을 작성했고, 나흘 뒤에는 “역병 때문에 단오(차례)를 중단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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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산 류씨의 '하와일록'  © 제공=한국국학진흥원

 

1798년 안동 하회마을의 류의목은 ‘하와일록’ 8월 14일자 일기를 통해 “마마(천연두)가 극성을 부리고 있어 마을과 의논해 추석에 제사를 지내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내용을 담았으며, 1851녀 안동 풍산의 김두흠은 ‘일록’ 3월 5일자 일기에 “이 나라에 천연두가 창궐하여 차례를 지내지 못했다”는 내용을 실었다.

 

당시 우리나라는 홍역과 천연두 등의 전염병으로 인해 많은 백성들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보인다. 조선의 18대 왕 현종의 ‘현종실록’ 1668년 기록에 의하면 “팔도에 전염병이 크게 퍼져 많은 사람들이 죽었는데, 홍역과 천연두로 인해 죽은 사람이 가장 많았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예로부터 효(孝)를 중요시 여기던 우리나라 민족의 신념상 전염병에 의해 오염된 불결한 환경에서는 차례를 지낼 수 없다는 선조들의 판단인 것이다. 또한, 선조들은 전염병뿐만 아니라 집안에 상이 생기거나, 환자가 생기는 등 우환이 생겼을 때에도 차례를 생략했다고 한다.

 

한국국학진흥원은 “코로나19로 지구 전체가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는 조선시대 홍역과 천연두에 비할 수 없을 만큼 파괴력이 강한 전염병”이라며 “전 국민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면서 일상을 포기한 지도 벌써 수개월째 접어들고 있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평화로운 일상을 하루 속히 되찾기 위해서는 조선시대 선비들처럼 과감히 추석 차례를 포기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백뉴스(100NEWS)=이승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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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열 기자
seungyoul119@confac.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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