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사망률 무시 못 한다’, 한국인 사망 원인 6위가 ‘치매’

우리나라 사망자 10만 명당 19명이 치매가 사망 원인으로 추산…동반 질환, 사회적 오명, 예방 위주의 교육 등으로 간과하는 경우 많아

조지연 기자 | 기사입력 2020/09/14 [16:23]

‘치매 사망률 무시 못 한다’, 한국인 사망 원인 6위가 ‘치매’

우리나라 사망자 10만 명당 19명이 치매가 사망 원인으로 추산…동반 질환, 사회적 오명, 예방 위주의 교육 등으로 간과하는 경우 많아

조지연 기자 | 입력 : 2020/09/14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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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치매 발병률이 증가하는 추세지만, 정작 치매로 인한 사망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려진 바가 없다. 

 

치매에 걸리면 많은 환자가 기억력 감퇴를 비롯하여 크고 작은 건강 문제를 앓게 된다. 문제는 치매로 인해 사망에 이르는 고령 환자의 수가 매년 급증하는 추세라는 점이다. 지난달에는 치매가 사망 원인의 평균 13.6%의 비중을 담당한다는 연구 결과 또한 발표됐다. 

 

미국 보스턴대학 보건대학원의 앤드루 스토크스 인구 보건학 교수 연구팀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치매는 전체 사망 원인 중 6위 정도에 해당한다. 

 

연구팀은 미국 의사협회 저널 신경학 ‘JAMA Neurology’를 통해 지난달 7일 양로원에서 생활하는 70세 이상 99세 이하 노인들을 대상으로 ‘은퇴-건강 연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전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알츠하이머 치매를 비롯하여 모든 형태의 치매에 의한 사망률은 평균 13.6%로 추산된다. 해당 연구팀은 인종에 따라 치매에 의한 사망률과 실제 사망률이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비교했다. 

 

백인은 단일 사망 원인으로 치매가 기록된 경우가 전체의 5.2%였다. 분석 결과, 백인 노인의 치매에 의한 사망률은 기록된 5.2%보다 2.3배 높은 12.2%로 나타났다. 비백인의 경우는 이러한 격차가 더 심해졌다. 흑인의 경우 7.1배로 가장 높은 차이를 보였다. 라틴계 역시 4.1배로 단일 사망 원인으로 치매를 지목한 경우보다 실제 치매로 죽음을 맞이한 사람의 수가 더 많았다.

 

우리나라 역시 치매 사망률이 전체 사망 원인 중 9위를 차지하는 고령 사회다. 통계청의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2018년도의 사망자 수는 29만 8천 820명이다. 이 중 80세 이상 사망자는 전체 사망자의 46.3%를 차지한다. 

 

인구 10만 명당 사망자 수를 살펴보면, 1위가 암으로 154.3명이다. 2위는 심장질환으로 62.4명을 기록했다. 3위인 폐렴과 4위인 뇌출혈은 45.4명, 44.7명으로 근소한 차이를 보였다. 그밖에 △5위 자살 26.6명 △6위 당뇨 17.1명 △7위 간 질환 13.4명 △8위 호흡기 질환 12.9명 △9위 알츠하이머 치매 12명 △10위 고혈압 11.8명 등으로 집계됐다.

 

즉, 전체 사망자 중 알츠하이머 치매로 사망한 사람 수가 10만 명당 12명인 셈이다. 알츠하이머를 포함해 전체 치매 사망률만 놓고 보면 10만 명당 19명이 매년 치매로 사망하는 셈이다. 전체 치매 사망률만 놓고 보면 사망 원인 순위 또한 9위가 아닌 6위(19.0명)에 해당한다.

 

조사 전년도인 2017년과 비교하면 알츠하이머로 사망한 노인은 1년 사이에 22.5% 증가했다. 알츠하이머를 포함한 전체 치매 사망률을 비교해 봐도 전년 대비 4.7%나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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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가 진행됨에 따라 치매가 원인이 된 사망률이 증가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치매 예방 교육은 지자체나 복지기관을 통해 비교적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것과 달리 치매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이 간과한다. 

 

치매를 예방하는 차원에서의 교육이 주를 이루다 보니 ‘기억력이 감퇴하고, 감정 기복이 심해진다, 우울 증세가 올 수 있다’ 등의 특성은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다. 일부 어르신들은 이런 치매의 정신·사회·심리적인 변화를 우려하는 탓에 ‘치매에 걸려서 주변 사람들을 고생시키느니 죽겠다’는 이야기까지 서슴없이 한다. 그런데 실제로 치매는 통계만 보자면 고혈압보다도 사망에 이르기 쉬운 질병이다.

 

우리 사회에서 치매가 사망에 이르는 질환임을 간과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앤드루 스토크스 인구 보건학 교수 연구팀은 해당 연구를 통해 매년 의사들이 치매가 사망 원인인데도 이를 간과하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치매가 주된 사망 원인임을 간과하게 만드는 데에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는 치매 환자가 사망했을 때 그 환자가 치매가 일차적인 사망 원인임을 간과하게 만드는 다른 ‘동반 질환’(comorbidity)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치매 환자들의 대다수가 고령 환자이다 보니 치매뿐 아니라 △폐렴 △심혈관 질환 △패혈증 등의 질환에 중복으로 걸려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의사는 사망자의 질환을 살펴본 후 치매보다는 눈에 띄는 기타 질환이 주요 사망 원인이라고 간과할 가능성이 높다.

 

두 번째 이유는 치매에 대한 사회적 오명이 치매를 주요 사망 원인으로 진단하는 데에 방해가 된다는 지적이다. 옛말에 자꾸 이것저것 까먹는 노인들을 보고 ‘노망’(老妄)이 났다고 표현했다. 노망의 뜻은 ‘늙어서 망령이 들었다’는 뜻이다. 

 

망령 자체에 ‘사람이 늙거나 큰 병으로 인해 정신력이 쇠약해졌다’는 의미가 담겨 있는데, 거기에 늙을 노(老)자를 붙였으니 늙었다는 의미를 강조한 단어가 바로 ‘노망’인 셈이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듣곤 했던 이 표현에는 치매가 ‘나이가 들어서 생기는 정상적인 노후 현상’이라는 인식이 전제되어 있다. 

 

하지만 실제로 치매는 ‘나이가 들어서 생기는 자연적인 현상’이 아니라 ‘나이가 든 사람에게 발생할 확률이 높은, 그러나 반드시 걸리는 질환은 아닌’ 뇌 질환의 일종이다. 의학계 역시 고령화가 진행됨에 따라 치매에 대한 다양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치매’를 자연 현상이 아닌 뇌세포나 뇌 기능의 손상에서 오는 질환으로 보고 있다. 

 

그런데도 아직 많은 문화권에서 치매를 ‘나이가 들어서 발생하는 정상적인 노후 현상’ 쯤으로 보고 있는 경우가 많기에 치매를 주요 사망 원인으로 고려하지 않는 경향이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치매 환자의 행동적 특성’에 치중한 공유 문화의 발달 또한 치매를 ‘사망률이 높은 질환’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데에 한몫한다. 고령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우리나라의 경우 치매에 걸린 환자가 자신이 치매에 걸렸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데 도움을 주고, 치매를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 ‘치매에 걸렸다는 징조’라고 볼 수 있는 행동 특성을 책이나 매스컴, 컴퓨터 등을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다양한 매체를 통해 치매 예방에 대한 교육은 비교적 세세하게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정작 치매의 위험성과 치매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고위험 질환들에 대한 교육은 일반화되어 있지 않아 치매가 당뇨나 간 질환만큼 치명률이 높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는 사람은 적다. 

 

앤드루 스토크스 인구 보건학 교수 연구팀은 해당 논문을 통해 “실제로 치매가 일차적 원인이 되어 사망한 사람은 의사가 진단한 것보다 더 많을 것”이라면서 치매의 치명률에 대한 경각심을 알렸다. 

 

우리나라 또한 미국과 별반 다르지 않다. 2018년도를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사망 원인 6위는 ‘치매’다. 특히, 알츠하이머 치매는 1년 만에 22.5%의 증가세를 보였다. 치매를 예방하는 것은 물론 중요하지만, 치매로 인한 사망률이 높은 만큼 치매에 걸린 후 어떤 질환이 올 수 있는지, 치매 자체가 얼마나 위험한 질환인지를 사회적으로 인지할 필요성이 있다. 앞으로는 고령 사회에 발맞춰 치매라는 질환의 인식 개선과 함께 치매의 위험성을 인지할 수 있는 교육이 선행되어야 것으로 보인다. 

 

[백뉴스(100NEWS)=조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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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연 기자
jodelay@confac.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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