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보수적'으로 변하는 노인, 그리고 세대갈등

노인은 왜 보수적일까?

이승열 기자 | 기사입력 2020/09/09 [17:25]

[기자수첩] '보수적'으로 변하는 노인, 그리고 세대갈등

노인은 왜 보수적일까?

이승열 기자 | 입력 : 2020/09/09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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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층은 노년층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김동심 외 2인의 중고생과 대학생의 노인 인식에 따르면 10대와 20대의 젊은층은 노인의 이미지를 느리다 고집스럽다 보수적이다 등의 단어로 표현하였다(한국청소년학회, 2020).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젊은층이 그리는 노인은 변화를 두려워 한다라는 것이다.

 

노인에게서 보수적인 성향이 나타난다는 것은 정치적인 측면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4.15 총선 연령별 투표 현황에 의하면 20~50대는 국내에서 진보 정당인 더불어민주당에 더 많은 표를 주었지만, 60대 이상 연령층만이 보수 정당인 미래통합당(국민의 힘)에게 힘을 실어 주었다. 그렇다면 노인은 왜 보수적인 색채를 띠는 것일까.

 

우선, 노화로 인한 신체적 변화가 원인이 될 수 있다. 노화가 진행될수록 신체적 기능의 저하가 오는 것은 사실이다. 그 중에서도 감각기관의 기능 감퇴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기회를 빼앗는다. 특히, 신체기관 중 변화를 가장 빠르게 인식하는 시각과 청각 능력의 저하는 노인으로 하여금 변화를 두렵게 만든다. 변화가 두려워진 노인은 익숙함의 틀 안에서 생활하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익숙함이 함께할 때 노인은 더 큰 안정감과 자기 확신을 느낀다. 세명기독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배명도 교수에 따르면 뇌의 노화가 진행될수록 지적 호기심과 새로운 경험을 받아들이는 개방성은 감소하게 되고, 이로 인해 본인의 가치관과 상이한 의견들은 배척하는 성향을 가지게 된다. 마치 기성세대를 이유없이 거부하고 반항하는 사춘기 시절과 비슷한 느낌이다.

 

과학적으로 봤을 때는 뇌에서 사람이 쾌감을 느끼도록 만드는 호르몬인 도파민의 감소와 연관이 있다. 영국 유니버시티 컬리지 런던의 롭 러틀리지 박사 연구팀은 도박을 이용하여 젊은층과 노년층의 성향을 분석한 결과, 노년층은 젊은층에 비해 위험한 배팅을 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러한 결과가 연령이 높아질수록 도파민 분비량이 적어져 보수적으로 바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연구팀은 도파민의 감소로 노년층은 젊은 사람들과 비교했을 때 위험을 동반한 잠재적인 이득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면서 도파민 감소에 따른 성향의 변화는 노화가 진행될수록 새로운 환경에 소극적으로 반응하며, 비판적이게 되는 것과 상관관계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보수는 어떠한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지난해 62030 젊은 세대는 당시 자유한국당(국민의 힘)과의 자유간담회를 통해 보수의 이미지를 △낡음 △적폐 △막말 △불통 등의 부정적인 단어로 표현하였다. 이는 단지 특정 정당의 정치적 행위에만 국한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버스를 이용하는 60대 남성이 마스크 착용을 부탁한 운전기사를 폭행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보도를 접한 젊은 세대는 또 오륙남이라는 댓글을 적는다. 이러한 부정적인 기사의 주인공은 항상 50~60대 이상의 연령대라는 것을 부정적으로 표현한 단어이다.

 

또한, 대중교통에서 나이를 앞세워 양보를 강요하고 새치기를 하며, 처음 보는 이에게 반말을 하는 등 보수의 얼굴을 가진 노년층에 대한 젊은이들의 부정적인 인식은 이미 팽배한 상황이다. 몇 년 전부터 유행하기 시작한 꼰대문화가 이를 뒷받침한다. 첫 문단에 서술했던 젊은층이 느끼는 노인의 이미지와도 일맥상통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시대는 더욱 빠르게 변화한다. 노년층이 변화가 두렵다는 이유로 보수적인 태도를 고수하다가는 사회에서 도태될 수 있으며, 크게는 사회 전체의 세대갈등을 악화시킬 수 있다. 하지만 노년층이 고집하는 보수를 한 번쯤 내려놓는다면 세대간 화합은 물론이며, 노년층 개인으로도 건강한 마음과 정신을 가지게 된다.

 

실제로, 많은 연구결과에 의하면 노인이 나이가 들어서도 젊은 세대 등 새로운 인물들과 활발한 소통을 가질 경우 환경의 변화에 더욱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고 밝혀진 바 있다. 

 

당연하게도 노년층의 변화에는 젊은 세대의 도움이 필수적으로 수반되어야 한다. 보수적인 노년층도 과거에는 기성세대를 미워하는 등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었다. 현재 노년층의 모습이 지금 젊은 세대의 내일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다소 과격한 단어들로 노년층을 표현하기보다는 한 발짝 물러나 이해하는 노력을 해야만 할 것이다.

 

[백뉴스(100NEWS)=이승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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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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