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가 진행된 미래는 어떨까?’ 미래가 배경인 소설 PICK 5

‘노인은 젊어지고, 아이는 대여하고’…미래 인류 사회의 모습을 담은 소설들

조지연 기자 | 기사입력 2020/06/23 [12:16]

‘고령화가 진행된 미래는 어떨까?’ 미래가 배경인 소설 PICK 5

‘노인은 젊어지고, 아이는 대여하고’…미래 인류 사회의 모습을 담은 소설들

조지연 기자 | 입력 : 2020/06/23 [12:16]

 

[백뉴스(100NEWS)=조지연 기자] 인류의 기대수명은 의학의 발전과 함께 증가해왔다. 불과 50년 전, 우리나라의 기대수명은 62.3세(1970년)에 불과했다. 당시에는 60살에 환갑잔치를 하며 장수한 것을 축하했다. 그렇다면 현재는 어떨까. 2019년을 기점으로 우리나라의 기대수명은 82.7세다. 

 

기대수명의 급속한 증가는 고령화를 낳았다. 노인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고령화 현상은 심화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의 기대수명이 100세가 되는 2066년에는 길거리를 지나가는 대부분의 사람이 노인일 것이다. 그렇다면 고령화가 진행된 미래는 어떠한 모습일까. 다음의 책들을 보며 고령화가 심화한 사회에 직접 들어가 보자.

 

▲'당신의 노후'(박서형 지음, 현대문학 펴냄)의 책 표지  ©제공:현대문학

 

PICK 1. 박서형의 ‘당신의 노후’(도서출판 현대문학, 160p, 2018)

 

고령화로 인해 사회적으로 우려하는 부분 중 하나는 노년부양비 증가에서 오는 세대 갈등이다. 국가인권위의 ‘노인 인권종합보고서’에 의하면, 청년층의 77%가 고령화 사회로 인해 복지가 늘면 청년층의 부담이 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도서 ‘당신의 노후’는 바로 이 지점에서 멀지 않은 우리 사회의 단면을 비춘다. 

 

2031년 한국, 국민연금공단의 노령연금 TF팀 팀장으로 재직하다 퇴직한 장길도는 사명감과 충성심으로 가지고 누구보다 성실하게 업무를 수행했지만, 퇴직 후 조직과 대립하는 신세가 된다. 그가 조직과 대립하게 된 데에는 아내의 목숨이 걸려있다. 

 

그보다 9살 연상인 아내 한수련은 오래전부터 노령연금을 수급받았다. 연금이 고갈될 처지에 놓인 국민연금공단은 조직적으로 은밀히 고령의 수급자들을 제거해왔고, 그의 아내 한수련 또한 제거 대상 리스트에 오른 것이다. 장길도는 국민연금공단의 고령자 제거 작업에서 자신의 아내를 구할 수 있을까.

 

초고령사회, 세대 갈등은 어떤 식으로 발현될까. 작가 박형서는 죽음이 유보된 사회의 혼란스러움 속에서 조직적인 노인 혐오가 어떤 방식으로 구현되는지 이 책을 통해 냉담하게 묘사하고 있다. 대한민국이라는 배경 속에서 그의 상상력이 리얼리티를 갖추게 된 이유는 어쩌면 우리 사회가 세대 갈등의 원인을 노인에게 찾아서는 아닐까 반문해보자.

 

▲'노인의 전쟁'(존 스칼지 지음, 샘터 펴냄)의 책 표지  ©제공:샘터

 

PICK 2. 존 스칼지의 ‘노인의 전쟁’(도서출판 샘터, 454p, 2009)

 

존 스칼지의 ‘노인의 전쟁’은 수백 년 뒤 가상의 미래를 무대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서사 속에서 지구는 이미 과포화 상태가 된 지 오래다. 지구 인류는 지성을 갖춘 외계 생명체들과의 경쟁 끝에 행성을 개척하여 삶의 터전을 넓혀나간다. 이때, 외계 생명체와 싸우는 전문 군대가 있다. 바로, 우주개척방위군(CDF)이다.

 

우주개척방위군에 지원하기 위한 조건은 조금 특이하다. 75세 이상이라는 연령 제한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이 군대에 입대한 순간 지구에서는 사망한 것으로 간주한다. 그 이유는 우주개척방위군이 지구로 다시 돌아오는 경우는 없기 때문이다. 등장인물 ‘존 페리’는 75세 생일에 아내 캐시의 무덤에 작별을 고하고, 이 이상한 군대에 입대한다. 

 

그는 그곳에서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노인들을 만나 우정을 쌓고, 신병훈련을 받는다. 훈련을 통과한 이들에게는 인간 병기다운 몸과 최첨단 장비가 지급되고, 진짜 우주개척방위군의 군인으로 활약한다. 존은 어느 행성에서의 전투로 죽음의 문턱을 넘던 와중 때맞춰 도착한 지원군 무리 속에서 아내 캐시의 모습을 본다. 기적처럼 치유된 존은 캐시의 흔적을 추적하고, ‘노인 군대’ 말고 처음부터 인간 병기로 태어난 ‘유령 여단’에서 캐시를 닮은 여성을 발견한다. 

 

존 스칼지의 ‘노인의 전쟁’은 인류의 가장 평범한 가치인 ‘사랑과 우정’이 존재하는 우주 속에서 인류가 어떻게 대처하는지를 그리고 있다. 미래 사회에서 인류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과연 무엇일지 상상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또한, 저자는 ‘노인의 전쟁’을 시작으로 △유령여단 △마지막 행성 △조이 이야기를 시리즈로 연결했다. 대화 중심의 문체로 사건을 속도감 있게 전개하기 때문에 SF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쉽게 ‘노인의 전쟁’에 빠질 것이다.

 

▲'아이를 빌려드립니다'(알렉스 쉬어러 지음, 미래인 펴냄)의 책 표지  ©제공:미래인

 

PICK 3. 알렉스 쉬어러의 ‘아이를 빌려드립니다’(도서출판 미래인, 284p, 2019)

 

나이 든다는 것, 어른이 된다는 것은 무엇일까. 도서 ‘아이를 빌려드립니다’는 고령화, 불임의 대중화로 아이가 귀해진 사회를 묘사한 작품이다. 소설 속 세계의 사람들은 외형상 40살에서 더 늙지 않는다. 이유는 국가에서 무료로 나눠주는 노화 방지약에 있다. 이 노화 방지약으로 사람들은 40살에서 더는 늙지 않고, 200살까지 거뜬히 산다. 

 

인간 수명이 늘어난 대가로 대부분의 사람이 불임에 시달린다. 일부 면역을 지닌 이들만이 임신을 할 수 있다. 그 결과, 아이들의 회소가치는 증가하고, 아이들을 훔쳐서 이득을 보려는 이들 또한 증가한다. 등장인물 태린 또한 그 희생양이다.

 

모두가 200살까지 별다른 질병 없이 연맹하는 사회 속에서 겉만 청년 혹은 장년인 어른들은 무료함을 느낀다. 이 무료함을 달래주는 것이 바로 '아이'다. 임신이 가능한 일부 어른들은 자신의 아이를 다른 이들에게 대여함으로써 이윤을 추구한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곁에서 그들이 원하는 대로 애교를 부리고, 재롱을 떨고, 경우에 따라서는 떼를 쓰거나 우는 행위를 반복한다. 그렇기에 귀중품인 '아이'를 훔치려는 인신매매 또한 활개친다.

 

이 기묘한 세상 속에서 태린은 ‘피피(Peter Pan)’ 이식 수술을 강요받는다. 피피 이식 수술을 받으면 몸의 성장이 멈춰서 죽을 때까지 아이로서의 상품 가치를 지닐 수 있다. 과연 태린은 피피 이식 수술을 받고, 영원히 아이로 살아갈 것인가. 책을 통해 태린의 선택을 확인해보길 바란다.

 

▲'멋진 신세계'(올더스 헉슬리 지음, 소담출판사 펴냄)의 책 표지 ©제공:소담출판사

 

PICK 4.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도서출판 소담출판사, 400p, 2015)

 

과학이 최고도로 발달해 사회의 모든 면을 관리, 지배하고 인간의 출생과 자유까지 통제하는 미래 문명사회에서 모든 인류는 행복할 수 있을까. 저자 올더스 헉슬리가 1932년에 발표한 이 작품은 미래를 가장 깊이 있고 날카롭게 파헤친 작품으로 평가된다. 

 

먼 미래 신세계는 가족이라는 유대가 없다. 인류는 모두 맞춤형으로 대량 생산된다. 태어난 아기들은 노화도 겪지 않고, 정신적 외로움이나 고통도 느끼지 않는다. 정해진 노동 시간 외에는 단순한 오락을 즐기면 되기에 그들에게는 오로지 쾌락과 만족감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혹 기분 나쁜 일이 있더라도 ‘소마’라는 가상의 약을 통해 즉각적인 쾌감을 느끼면 된다. 겉으로 보이는 신세계는 마치 낙원처럼 모든 사람이 행복해 보인다.

 

어느 날, 신세계와 격리된 원시 지역에서 살던 ‘야만인’ 존이 우연히 이곳에 초대받는다. 그는 처음 보는 과학 문명과 모든 것이 완벽하게 설계된 세계에 감탄하지만, 소수의 지배자에게 통제받으며 조작된 행복에 길든 사람들의 모습에 점차 환멸을 느낀다. 

 

신세계는 마치 유토피아처럼 묘사되지만, 엄연히 계급이 존재하는 사회다. 그들에게 존은 균열이다. 이 ‘멋진 신세계’ 속에서 존은 과연 인류를 구제할 수 있을까. 신세계가 존이라는 균열을 어떻게 해결하려고 하는지 궁금하다면 책을 통해 확인해보길 바란다.

 

▲'파우스터'(김호연 지음, 위즈덤하우스 펴냄)의 책 표지  ©제공:위즈덤하우스

 

PICK 5. 김호연의 ‘파우스터’(도서출판 위즈덤하우스, 544p, 2019)

 

도서 ‘파우스터’는 괴테의 ‘파우스트’를 모티브로 창작된 소설이다. 괴테의 소설 속에서 노인 파우스트는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와의 계약으로 젊음을 되찾는다. ‘파우스터’ 속 사회는 괴테의 소설에서의 계약을 모티브로 굴러간다. 

 

노인들은 거액의 돈을 지불하고, 각자가 원하는 20대 초반의 청년을 선택해 그의 인생을 조종하며 대리만족을 느끼며 살아간다. 청년들은 노인들의 조종과 감시를 받으며 일생을 살아간다. 이들의 관계는 파우스터와 메피스토 시스템이라는 지하시장에서 거래된다. 

 

‘한때 무소불위의 권력을 지녔던 은퇴 노인들이 이 게임을 하는 이유는 젊음을 다시 체험하기 위함만이 아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힘이 아직 남아 있다는 걸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중략)…자식들은 절대 부모 마음대로 될 수 없다. 하지만 파우스터는 다르다. 파우스터는 자식들이 해줄 수 없는 모든 것을 대체해준다. 파우스터는 새로 태어난 나다. 내가 되고 싶었던 청년이고 내게 없었으면 하는 것들을 제거한 젊음이다.’(244p)

 

소설은 현 기득권을 잃지 않기 위해 의도적으로 다음 세대를 착취하는 노인 세대와 모순된 사회 구조 속에서 벗어나고자 저항하는 청년 세대의 갈등을 표면에 드러냄으로써 인간의 자율 의지와 개인의 자유의 가치를 묻는다. 소설과 같은 초고령 사회, 전 세대가 협력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추구해야 하는지 궁금하다면 책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100뉴스 /
조지연 기자
ksh@confac.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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