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술에 빠지다] 소나무의 푸르른 향 담은 전통주

송순주, 솔송주, 송절주, 송로주

이동화 기자 | 기사입력 2020/05/20 [16:05]

[우리 술에 빠지다] 소나무의 푸르른 향 담은 전통주

송순주, 솔송주, 송절주, 송로주

이동화 기자 | 입력 : 2020/05/20 [16:05]

[편집자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2018년 주류소비 트렌드 조사’에 따르면, 가볍게 혼자 또는 집에서 마시는 혼술과 홈술(Home), 감성과 문화가 담겨 있는 술을 즐기는 음주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또 한 가지 눈길을 끄는 것은 전통주의 인기이다. 4050 시니어 여성을 중심으로 전통주를 마시는 비중이 증가하고 있으며, 50대 시니어 남녀를 중심으로 전통주에 대한 선호도 또한 증가하는 추세라는 것이다. 단순히 취하는 것이 목적이 아닌 술의 맛과 멋을 느끼고 풍류를 즐기는 시대, 트렌디한 ‘요즘 시니어’들을 위해 전통주를 소개해보려 한다.

 


[백뉴스(100NEWS)=이동화 기자] 척박한 땅에도 뿌리를 내리고 변함없이 늘 푸른 잎을 키워내는 소나무는 예부터 우리 민족이 사랑하는 나무였다. 사계절 내내 한결같은 소나무는 청렴하고 꼿꼿한 선비의 기개로 비유되기도 했으며, 실생활에서는 솔잎·송화·송진 등 뿌리부터 꽃까지 약용 또는 식용으로 사용됐다. 특히, 이들 재료는 술을 빚을 때에도 활용됐는데, 사용된 재료에 따라 여러 이름으로 불렸다. 이번에는 푸르른 솔향 가득한 우리 술 4가지를 소개하려 한다.

 

■ 이른 봄에 자라는 어린 새순으로 빚는 술, 송순주

 


첫 번째는 소나무를 활용해 빚은 술 중에서 가장 널리 알려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송순주이다. 이른 봄 소나무 가지 끝에서 자라는 어린 새순을 이용해서 빚는 송순주는 맑고 독특한 빛깔을 가지고 있으며, 알코올 도수는 약 25%~30% 정도로 은은한 송순의 향을 즐길 수 있다.

 

송순주는 일찍이 조선시대 여러 명문가의 가양주(家釀酒)로 자리 잡은 술이다. 때문에 집집마다 문헌마다 술 빚는 법이나 사용되는 재료의 양이 다른 것이 특징이다. 송순주를 빚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고두밥과 누룩에 송순을 넣어 빚는 발효주법(醱酵酒法)과 증류식 소주를 빚은 후 다시 곡주를 빚으면서 송순과 소주를 넣어 발효시키는 혼양주법(混釀酒法)이 있다.

 

대전광역시의 은진 송씨 집안에서 전해 내려오는 송순주 빚는 법은 발효주법이며, ‘대전광역시 무형문화재 제9호’로 지정되어 있다.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6호’로 지정되었던 전북 김제의 경주 김씨 집안 송순주는 혼양주법으로 빚는데, 김복순 기능보유자가 작고하면서 지난 2014년 무형문화재 지정이 해제되었다. 지금은 안타깝게도 그 명맥이 끊어진 상태이다.

 

■ 향기로운 솔잎과 송순으로 빚는 술, 솔송주

 


지난 2012년 ‘경상남도 무형문화재 제35호’로 지정된 함양의 송순주는 다른 송순주와의 차별화를 위해 ‘솔송주’라 이름 붙여졌다. 경남 함양의 송순주는 조선 전기의 문신 겸 학자인 정여창의 집안에서 대대로 전해 내려온 가양주이다. 하동 정씨 집안에서는 대대로 집안의 경조사에 사용하기 위해 송순주를 빚어왔다고 한다.

 

솔송주를 빚을 때는 송순과 더불어 솔잎이 사용된다. 매년 4월 중순에서 5월 초에 채취한 송순과 솔잎, 그리고 지리산의 맑은 물을 이용해서 빚는다. 현재는 대한민국 식품명인 제27호로 지정된 박흥선 명인이 솔송주를 빚고 있다. 하동 정씨 집성촌인 함양 개평마을 인근의 명가원이라는 양조장에서 제조되고 있으며, 온라인에서도 쉽게 구매할 수 있다.

 

솔송주는 은은한 솔향기와 감칠맛이 특징이며, 알코올 도수는 약 13%~15% 정도로 높지 않은 편이다. 솔송주는 술을 빚은 후 맑은 윗부분만을 걸러낸 ‘약주’에 속하는데, 명가원에서는 솔송주를 증류한 뒤 저온 숙성한 소주도 제조하고 있다. 솔송주를 증류시킨 소주에는 꿀이 첨가되어 있어 끝 맛이 부드러우며, 알코올 도수는 약 40% 정도이다.

 

■ 소나무 마디를 이용해 빚은 귀한 술, 송절주

 

▲ 송절주는 소나무 마디를 이용해 빚은 술을 말한다.  © 100뉴스 DB

 

소나무 마디인 ‘송절’을 이용해 빚는 송절주는 조선시대부터 널리 빚어 마셨던 술로, 주로 서울지방 중류계층에서 많이 마셨던 술이다. 맑은 황갈색을 띠는 송절주는 짙은 솔향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며, 달면서도 쓰고 떫은맛이 조화를 이룬다.

 

현재 송절주는 ‘서울특별시 무형문화재 제2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이성자 기능보유자가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송절주를 빚을 때는 송절을 삶아낸 물을 부어서 밑술을 만들고, 적당한 온도에서 발효시킨 후 덧술을 빚는 과정을 거친다. 약용주로 마시기 위해 당귀와 같은 약재를 송절과 함께 넣고 달인 물을 이용하기도 한다. (본지 기사)

 

■ 관솔로 빚는 증류식 소주, 송로주

 


이 송절주를 증류시켜 만들어지는 소주도 있다. ‘충청북도 무형문화재 제3호’로 지정되어 있는 송로주는 소나무의 관솔을 주재료로 빚는 증류식 소주다. 관솔은 송진이 엉겨 있는 소나무 가지 또는 옹이를 말한다. 송로주 역시 조선시대부터 평산 신씨 집안의 가양주로 전해 내려오던 술이다. 관솔 특유의 향과 알싸한 맛이 특징이며, 알코올 도수는 약 48%로 증류식 소주 다운 높은 도수를 갖고 있다.

 

송로주는 밑술에 덧술을 두 번 더하는 삼해주를 빚은 후 맑은 청주를 떠내고 남은 술지게미와 관솔로 술을 빚고 소줏고리로 증류시켜 만들어진다. 지난 1998년 신형철 송로주 기능보유자가 작고한 후, 2006년 임경순 씨가 기능보유자로 지정되어 송로주를 빚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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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화 기자
donghwa@confac.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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