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술에 빠지다] ‘초록병’ 말고, 진짜 우리나라 3대 소주

개성소주, 안동소주, 제주 고소리술

이동화 기자 | 기사입력 2020/05/08 [17:28]

[우리 술에 빠지다] ‘초록병’ 말고, 진짜 우리나라 3대 소주

개성소주, 안동소주, 제주 고소리술

이동화 기자 | 입력 : 2020/05/08 [17:28]

[편집자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2018년 주류소비 트렌드 조사’에 따르면, 가볍게 혼자 또는 집에서 마시는 혼술과 홈술(Home), 감성과 문화가 담겨 있는 술을 즐기는 음주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또 한 가지 눈길을 끄는 것은 전통주의 인기이다. 4050 시니어 여성을 중심으로 전통주를 마시는 비중이 증가하고 있으며, 50대 시니어 남녀를 중심으로 전통주에 대한 선호도 또한 증가하는 추세라는 것이다. 단순히 취하는 것이 목적이 아닌 술의 맛과 멋을 느끼고 풍류를 즐기는 시대, 트렌디한 ‘요즘 시니어’들을 위해 전통주를 소개해보려 한다.

 


[백뉴스(100NEWS)=이동화 기자] 현대의 한국인들에게 익숙한 소주는 초록색 병에 든 무색의 술일 것이다. 과거 ‘소주’는 증류식 소주만을 일컬었지만, 현대에는 주로 주정(酒精, 에틸알코올)에 물·조미료·향료 등을 섞어 만든 희석식 소주를 말한다.

 

우리 술의 종류로는 막 걸러낸 탁한 술 탁주, 술을 빚은 후 찌꺼기 등이 가라앉은 맑은 술 청주, 청주를 증류한 소주가 있다. 이 중에서도 소주는 증류해서 만들기 때문에 가장 높은 도수에도 불구하고 부드러운 맛과 향을 자랑한다. 진짜 우리 소주를 즐기고 싶은 시니어들을 위해 우리나라 3대 소주라고도 불리는 세 가지 증류식 소주에 대해 이야기해본다.

 

■ 몽골군이 전한 아락주, ‘개성소주’

 


증류법은 기원전 2000년경 고대 바빌로니아에서 향수나 약재를 얻기 위해 발달하기 시작했다. 시간이 흘러 8~9세기경에는 중동지역에서 술을 빚는 방법으로 활용됐으며, 이는 세계 각지로 퍼져 나갔다. 증류주를 우리나라에 전한 것은 고려 충렬왕 때에 일본 원정을 위해 우리나라에 주둔했던 몽골군이다.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소주가 유명한 지방들을 살펴보면, 개성·안동·제주 등지로 모두 과거 몽골군이 머물렀던 지역들이다.

 

소주는 다양한 이름으로 불렸는데, ▲증류법을 이용해 만들기 때문에 ‘불사를 소’자를 써서 ‘소주(焼酒)’ ▲이슬처럼 받는다고 해서 ‘노주(露酒)’ ▲땀처럼 한 방울씩 떨어진다 해서 ‘한주(汗酒)’ 등이라 불렸다. 과거에는 지역별로 아랍어에서 따온 말인 아락(Arag)주, 아라기, 아랭이 등으로 불리기도 했다. 근래에도 개성지방에서는 소주를 아락주라 부른다고 한다. 

 

과거에 빚었던 원형 그대로의 개성소주는 명맥이 끊어진 것으로 보이나, 현재 북한에서는 그 이름을 딴 소주가 생산되고 있다. 개성송도식료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송악소주’는 옥수수와 도토리를 원료로 하며, 알코올 도수는 25도이다. 달콤하고도 순한 맛이 특징이라고 한다. 지난해 4월에는 메탄올(공업용 알코올)을 섞은 가짜 송악소주를 마신 북한주민들이 실명하거나 사망한 사건이 우리나라에 알려지기도 했다.

 

■ 안동 명문가의 가양주, ‘안동소주’

 

 

안동소주는 고려시대 때부터 전해져 내려온 것으로, 예로부터 안동지역에서 집집마다 독특한 재료와 방법으로 만들어 마셨던 가양주였다. 일제 강점기에는 집에서 술을 빚는 것이 금지되면서 그 명맥이 끊어질 뻔했으나, 안동주조회사에서 ‘제비원 소주’라는 상표로 안동소주를 판매하면서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이후 1960년대 곡물로만 빚는 순곡주 제조 금지령으로 인해 생산이 중단되었고, 1990년대 민속주 생산 및 판매가 재개되면서 다시 맛볼 수 있게 됐다.

 

현재 안동소주는 조옥화(경북 무형문화재 제12호 안동소주 기능보유자, 대한민국 식품명인 제20호)와 박재서(대한민국 식품명인 제6호)가 그 명맥을 잇고 있다. 조옥화 명인은 통밀로 만든 누룩을 활용해 술을 빚고, 소주고리를 이용해 증류시켜서 알코올 도수 45도의 안동소주를 만든다. 조옥화 명인은 올해 1월 26일 향년 98세의 나이로 별세했으나, 안동소주의 제조법은 아들인 김연박 안동소주 회장과 며느리 배경화 씨에게 전수됐다.

 

박재서 명인의 안동소주는 쌀로 만든 누룩을 이용하며, 청주를 중탕하는 방식(감압식 증류법)으로 증류시킨다. 도수는 45도이며, 35도·22도·19도 등 낮은 도수의 제품도 생산하고 있다.

 

■ 고소리로 증류시켜 빚는 제주의 전통소주, ‘고소리술’

 


제주의 고소리술은 오메기 떡을 발효시켜 빚는 청주인 오메기술을 증류해서 만든다. 소주를 증류시키는 도구인 ‘소줏고리’를 제주도에서는 ‘고소리’라고 부르기 때문에 고소리술이라고 불린다. 오메기술과 고소리술은 좁쌀을 비롯한 잡곡과 누룩으로 빚고, 제주(祭酒)로도 쓰였으며 일상에서도 마셨다.

 

제주도는 토양이 척박해 쌀이 귀했다. 때문에 쌀로 빚은 청주는 드물었지만, 밭에서 나는 잡곡으로 빚은 청주는 흔히 볼 수 있었다고 한다. 좁쌀로 빚는 고소리술과 오메기술에는 이런 제주의 특성이 담겨 있다.

 

고소리술은 1995년 4월 제주도 무형문화재 제11호로 지정되었으며, 김을정 기능보유자와 며느리인 김희숙 기능전수자가 인공적인 첨가물 없이 전통방식으로 고소리술을 생산하고 있다. 이외에도 전통적인 방식에 현대적인 감각을 더한 다양한 고소리술이 여러 업체에서 생산되고 있다. 풍부한 향미와 부드러운 목 넘김을 자랑하는 고소리술은 13도부터 40도까지 취향에 맞추어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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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화 기자
donghwa@confac.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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