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바로알기] ②‘잘 들어가셨어요?’…‘밥 잘 먹었지.’ 동문서답하는 시니어들

노인성 난청, ‘의사소통 불편’에서 ‘사회적 소외’로 이어지기에 초기 검사가 중요

조지연 기자 | 기사입력 2020/04/16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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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바로알기] ②‘잘 들어가셨어요?’…‘밥 잘 먹었지.’ 동문서답하는 시니어들
노인성 난청, ‘의사소통 불편’에서 ‘사회적 소외’로 이어지기에 초기 검사가 중요
기사입력: 2020/04/16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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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뉴스(100NEWS)=조지연 기자] 노인성 난청은 서서히 진행된다. 신정은의 ‘노인성 난청 환자의 청각재활치료’(건국대학교 의과대학 이비인후과학교실, 2013)에 의하면, 60세 이상의 노인 인구에서는 1년에 평균 1 dB씩 점진적으로 역치가 증가한다. 일반적으로 26db(데시벨) 이상은 노인성 난청으로 분류된다. 노인성 난청은 시니어의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

 

먼저 알아둘 것은 모든 노인성 난청이 소리가 아예 안 들리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완전히 안 들리려면 91dB 이상의 높은 청력역치를 가져야 한다. 그 정도로 병이 진행되지 않았다면, 대부분의 노인성 난청은 서서히 의사소통의 불편함을 가져온다.

 

대표적인 증상이 대화 시에 소리는 들리지만, 말소리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것이다. 가령, ‘잘 들어가셨어요?’라고 물었더니 ‘밥 잘 먹었지.’라고 동문서답하는 경우를 예로 들 수 있다. 이는 노인성 난청으로 인해 어음 인지도 혹은 어음 명료도가 떨어진 현상이다.

 

여기서, 어음 명료도란 소리를 인지할 수 있는 영역보다 25~40dB 이상으로 약간 높은 영역에서 단어를 읽어서 들려주고 이를 따라 해 보라고 할 때 정확히 해독할 수 있는 능력의 상대적 지표를 의미한다.

 

 

어음 명료도가 떨어지면 일단 소리는 들리지만 상대방의 말뜻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 말뜻을 이해하기가 어렵다 보니 다른 사람이 말하는 것이 웅얼거리는 것처럼 들리거나 분명하게 말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진다. ‘발’, ‘달’과 같이 비슷한 소리가 나는 음절은 구분하기가 어려워지며, ‘츠’, ‘크’ 같은 고음 또한 구별하기 힘들다.

 

아예 음절을 잘못 이해하기도 한다. 나원도 외 4인의 ‘배경 소음 및 말속도 변화에 따른 난청 노인의 문장인지도 오류: 사례분석을 중심으로’(한림대학교 일반대학원 언어병리청각학과·자연과학대학 언어청각학부·청각언어연구소, 2016)에 따르면, 2음절의 명사 중 앞 음절에서 대치오류를 보이는 것은 ‘한문’을 ‘단문’으로, ‘탐정’을 ‘공정’으로 듣는 사례가 있었다.

 

뒤 음절의 대치오류로는 ‘시장’을 ‘시전’으로, ‘희경’을 ‘희영’으로 듣는 경우가 있었다. ‘정리’를 ‘종이’로 듣는 것처럼 앞뒤 음절 모두 대치오류를 범하는 경우 또한 존재했다. 다만, 해당 연구는 각 개인의 △어휘력 △교육 수준 △생활 수준 등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기에 대치오류의 종류를 획일화하기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어음 명료도의 하락은 상대방의 말뜻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뿐만 아니라 △3인 이상의 대화 △소음이 있는 상황 △말의 빠르기 △입술을 보지 않고 하는 대화 등에 영향을 받아 의사소통의 불편함을 증대시킨다. 나 연구가는 논문을 통해 ‘소음이 없는 조용한 상황이 배경 소음도가 높은 상황보다는 문장 전체의 오류율이 적었지만, 조용한 상황에서도 명사 대치 오류가 높다는 것’을 밝혔다.

 

 

시니어의 노인성 난청은 점차 시니어를 대화가 통하지 않는 상황에 부닥치게 한다. 타인과의 상호작용이 어려워진 시니어는 자의적이든 타의적이든 사회적 소외를 겪을 수밖에 없다. 신 연구자는 논문을 통해 “청각장애로 인해 제한되는 활동들은 이전에 참여하던 지역사회의 생활에서 (시니어가) 물러나게 만들며 대인상호작용의 소지를 무너뜨리게 된다.”고 전했다.

 

많은 시니어가 경도 증상 이상의 난청 증상을 가지고 있음에도 보청기 사용에는 소극적이다. 천행태 외 2인의 ‘노인 난청의 우울 성향에 관한 연구’(대불대학교 보건대학교 청각학전공·간호복지치료학부 언어치료청각학과, 2005)에 의하면, 목포에서 운영되는 노인복지회관에서 65세 이상 노인 123명을 대상으로 난청과 우울증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결과, ‘난청을 갖고 있고, 경도의 우울을 나타내면서도 보청기 착용에 대한 견해는 안 한다.’가 전체의 67.6%나 됐다.

 

난청 증세가 있음에도 많은 시니어가 보청기 사용을 부정적으로 보는 이유는 난청이 ‘어쩔 수 없는 노화의 일부’로 간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상훈 외 1인의 ‘노인성 난청’(경희대학교 의과대학 이비인후과학교실, 2015)에 따르면, 노인성 난청 환자는 귀가 잘 들리지 않는 것을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어쩔 수 없는 노화 현상으로 체념하는 경우가 많다.

 

김 연구자는 “일차 진료에 관여하는 사람들도 나이가 들면서 자연히 생기는 변화로 생각하거나 재활의 필요성을 인지하지 못하여 난청이 있다고 생각되어도 이비인후과 상담을 추천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면서 “청력검사와 같은 정확한 진단이 필요한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구별하는 선별검사에 의한 노인성 난청의 조기 진단이 필요하다.”고 논문을 통해 밝혔다.

 

 

60세 이상의 시니어를 기준으로 1년에 평균 1dB씩 청력역치가 증가하는 만큼 100세 시대를 사는 우리 사회에서 노인성 난청은 더는 ‘어쩔 수 없는 노화의 일부’가 아니라 교정해야 할 만성질환이다.

 

특히, 노인성 난청은 계속해서 증상이 심각해지는 만큼 초기에 발견한 후 재활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시니어에게 위와 같은 증상이 나타났다면, 난청이 의심되니 전문의의 진찰을 받는 것을 권장한다. 정확한 진단은 병원에서의 청력 검사를 통해 가능하며, 조기 교정은 시니어의 의사소통을 방해하는 난청의 존재를 상쇄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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