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 그들은 왜 독거를 하게 됐을까, 도서 ‘나 같은 늙은이 찾아와줘서 고마워’

독거노인 12명의 인생에 귀 기울이다

조지연 기자 | 기사입력 2020/04/14 [14:58]

[북리뷰] 그들은 왜 독거를 하게 됐을까, 도서 ‘나 같은 늙은이 찾아와줘서 고마워’

독거노인 12명의 인생에 귀 기울이다

조지연 기자 | 입력 : 2020/04/14 [14:58]

▲나 같은 늙은이 찾아와줘서 고마워(김혜원 지음, 오마이북 펴냄)의 책 표지 (C)제공=오마이북

 

[북라이브(BOOK LIVE)=조지연 기자] 겨울마다 독거노인이 홀로 죽음을 맞은 후 며칠이 지나서야 시신으로 발견됐다는 내용의 보도가 메아리처럼 돌아온다.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2019년에 65세 이상 인구는 768만 4천 919명이다. 그중에서 65세 이상 1인 가구는 150만 413명이다. 계산해보면, 만 65세 이상 노인 인구 중 혼자 거주하는 인구의 비율은 19.5%다. 즉,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약 2명이 독거노인인 것이다.

 

노인 인구 대부분이 △경제적 △육체적 △정신적으로 취약하지만 독거노인 가구만큼 취약한 경우도 없다. 특히, 독거노인 가구의 우울증 정도는 심각하다. OECD의 OECD Health Statistics(2019)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24.6%다. OECD 평균이 11.5%라는 점을 감안하고, 우리나라처럼 고령 인구 비율이 높은 일본(15.2%)이나 독일(10.2%) 같은 국가와 비교해보아도 우리나라가 확연히 높은 수치임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의 높은 자살률은 특히나 70세 이상 고령에서 급격하게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통계청의 ‘사망원인통계’(2018)에 따르면, 10세 이상부터 연령이 증가할수록 자살률 또한 점차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다가 70세에 급격하게 높아진다. 10세 이상이고 19세 이하에서 5.8%를 보였던 자살률이 70세 이상이고 79세 이하에서는 48.9%, 80세 이상에서는 69.8%에 육박한다.

통계를 통해서도 쉽게 드러나는 70세 이상 시니어의 외로운 삶과 고독한 죽음에 정말 우리 사회는 어떠한 책임도 없는 것일까. 도서 ‘나 같은 늙은이 찾아와줘서 고마워’(도서출판 오마이북, 320p, 2011)의 저자 김혜원 기자는 이 같은 질문에서 시작해 우리 사회가 외면했던 독거노인 문제를 그들의 시선에서 마주한다.

도서 ‘나 같은 늙은이 찾아와줘서 고마워’는 저자가 서울에서 외롭고 가난하게 사는 독거노인 12명을 직접 만나 그들의 삶을 인터뷰한 내용을 담고 있다. 저자가 만난 독거노인들은 모두 당시 8만 원 정도에 해당하는 기초생계비를 수령하며 월세방에서 얼마나 남았을지 모르는 노년의 삶을 가난, 질병과 함께 보내고 있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그들의 삶이 어떻게 시작됐고,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조명함으로써 독거노인 문제의 본질에 차츰 다가간다.

독거노인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자식이 있지만, 함께 할 형편이 못 되거나 가족들의 △학대 △방치 △무시 등을 견디지 못하고 자발적으로 독거노인이 된 경우와 자식들에게 버려진 경우로 나눠었다. 특히, 자식이 있음에도 함께 할 형편이 못 되는 독거노인들은 자식이 경제적으로 열악한 것을 ‘빈곤의 대물림’으로 인식해서 미안한 마음에 자발적 독거를 결정한 사람이 많았다.

자발적이든 아니든 △추위 △배고픔 △외로움을 견디며 시니어들이 독거를 하는 이유는 있을 것이다. 김혜원 저자는 책을 통해 “독거를 하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경제적으로 준비된 채 독거를 시작하는 노인은 극소수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준비되지 않은 독거의 삶은 시니어를 연쇄적으로 힘들게 한다. △깨끗하지 못한 집의 위생환경 △소홀한 개인위생 △부실한 식생활은 만성적인 피부병과 우울증으로 이어지고, 약 8만 원가량의 기초생계비로 한 달을 연명하는 상황은 그들이 아파도 병원에 갈 엄두를 못 내는 이유가 된다. 이를 김 저자는 ‘독거노인이 병에 걸리면 곧 죽음과도 같다.’고 표현했다.

그렇다면 모든 독거노인은 기초생계비를 받으며 생활하는 것인가. 답부터 얘기하면 아니다. 호적상에 부양할 자식이 있다면 기초생계비를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자식이 부양을 포기한 시니어가 기초생계비를 받기 위해서는 부양을 포기한 자식에게 자신의 사후 자신이 받았던 기초생계비를 자식이 납부하는 것에 동의하는 서류를 작성해서 제출해야 한다. 하지만 가난해서든 아니든 이미 연락이 끊어진 자식에게 해당 서류의 작성을 부탁할 수 있는 독거노인은 거의 없었다.

8만 원의 기초생계비를 받든 안 받든 한 달을 생활하기가 빠듯하기에 많은 독거노인이 노동을 통해 돈을 벌고 있었다. 책에 등장하는 1934년생 고재호 할아버지 또한 일하고 싶어 하는 시니어 중 한 사람이다. 서울에 상경해서 도둑질과 사기 빼곤 안 해본 일이 없다는 고 할아버지는 노가다든 경비든 맡겨만 주면 열심히 할 자신이 있다고 얘기하지만, 현실에서 그에게 일을 맡겨주는 곳은 없었다. 그는 “그나마 취로 사업(노인일자리사업)이나 폐지로 돈을 버는 게 대부분의 수입”이라고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김 저자는 차마 꺼내기 어려웠던 독거노인들의 삶을 책을 통해 알리려는 가장 큰 이유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인 독거노인이 사회적 배려와 관심, 지원의 결핍으로 매일을 죽음과도 같은 추위와 배고픔 그리고 외로움과 싸우며 지내고 있음을 알아주길 바라기 때문이며, 이들에 대한 국가적, 사회적, 공동체적 대책과 지원방안을 마련해주길 기대하기 때문이다.”(19p)

배우자와의 사별, 핵가족화, 자식의 빈곤 등으로 우리 사회에서 독거노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끊임없이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65세 이상 전체 노인 인구 중 독거노인 비율은 2000년 16.0%에서 2019년 19.5%로 계속해서 오르는 추세다.

2025년에 초고령 사회에 진입하는 우리 사회에서 독거노인의 비율이 앞으로 얼마나 더 증가할지 예측하기는 어렵다. 다만, 자발적 독거든 타의에 의한 독거든 경제적 준비가 되지 않은 시니어의 독립이 그들의 삶에 드리울 결과는 예상할 수 있다. 저자의 말처럼 독거노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은 모두가 알고 있듯이 ‘사회 공동체의 지원과 관심’이다. 인구 10명 중 2명이 노인이 되는 2025년에는 독거노인의 삶이 좀 더 나아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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