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로 떠올리는 할머니와의 추억, 박수민 작가

할머니 병문안 일지를 모아 만든 책, ‘할머니한테는 항상 좋은 냄새가 났다’

김영호 기자 | 기사입력 2020/04/03 [15:35]

향기로 떠올리는 할머니와의 추억, 박수민 작가

할머니 병문안 일지를 모아 만든 책, ‘할머니한테는 항상 좋은 냄새가 났다’

김영호 기자 | 입력 : 2020/04/03 [15:35]

▲ '할머니한테서는 항상 좋은 냄새가 났다'의 저자, 박수민 작가  © Book Live DB


[백뉴스(100NEWS)=김영호 기자] “처음에는 제목이 ‘할머니 병문안 일지’였어요. 무겁고 우울한 느낌이 드는데, 대부분 할머니와의 기억은 즐겁고, 밝고, 따뜻한 느낌이었거든요. 알맞은 제목을 찾다가 갑자기 할머니 냄새가 생각났어요. 비누 냄새, 은은한 화장품 냄새... 제가 좋아하던 냄새였어요.”

 

2일, ‘할머니한테서는 항상 좋은 냄새가 났다’를 지은 박수민 작가를 북라이브를 통해 만났다. 평범한 학생이었던 그는 아직 ‘작가’라는 호칭이 어색하기만 하다고 고백했다.

 

“처음부터 책을 낼 생각은 아니었어요. 할머니 병문안을 가면 주무실 때도 있고, 제가 가만히 앉아있는 시간이 많더라고요. 어느 날 우연히 노트북을 들고 병문안을 간 적이 있는데, 그때부터 일지를 쓰기 시작했죠.”

 

박수민 작가의 할머니는 2015년, 폐암 말기 선고를 받게 된다. 의사는 6개월, 길어봐야 8개월 남짓 시간이 남았다고 말했다. 박 작가의 할머니는 큰 병원에 입원하여 약물치료를 받게 되는데, 그 4년간 병원에 할머니 병문안을 가며 적어둔 일지를 모아둔 것이 도서, ‘할머니한테는 항상 좋은 냄새가 났다’이다.

 

▲ 인터뷰를 진행 중인 박수민 작가  © Book Live DB

 

“처음에는 가족들끼리 보면서 추억하려고 썼죠. 그런데 책을 쓰면서 인터넷에서 시한부 판정을 받은 가족이 있는 사람의 글을 보게 됐어요. 제가 원래는 댓글 같은 것을 전혀 달지 않거든요. 남 이야기 같지 않아서 제 경험에 비추어 조언을 댓글로 해드렸는데 그분이 힘이 정말 많이 되었다고 말씀해주시는 거예요. ‘나도 비슷한 경험을 하는 사람들에게 힘이 될 수 있구나’생각이 들어서 욕심이 생겼어요.”

 

그렇게 박수민 작가는 후원을 모집하는 ‘텀블벅’에 책 출판 프로젝트를 올리게 되었고, 이틀 만에 목표 모금액 169%를 달성하며 출간이 결정되었다. 박수민 작가는 신기해하면서도 ‘할머니’라는 존재에 대한 공감대 때문에 관심을 많이 받게 된 것 같다고 밝혔다.

 

“저희 할머니는 나이 차이가 꽤 많이 났는데 할머니가 신세대 같은 느낌이 있었어요. 대화도 굉장히 편하게 하고, 제가 힘들어할 때 위로도 잘해주셨어요. 저 말고 다른 가족들이나 동네 사람들도 모두 똑같이 생각하실 거에요.”

 

작년 4월, 마지막 병문안 일지를 쓴 후로 박수민 작가는 한동안 일지를 펼 수 없었다고 한다. 할머니와의 추억이 자꾸 떠올라서였을까. 그렇게 긴 시간 동안 묵혀 두었던 일지를 올해 다시 읽을 때 박수민 작가는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 인터뷰를 진행 중인 박수민 작가  © Book Live DB

 

“올해 처음 읽을 때 속상한 마음이 들었어요. 처음에는 울기도 하고요. 그래도 그때 있던 일들이 생생하게 기억이 다 나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떠올릴 수 있는 게 좋기도 하네요.”

 

박수민 작가는 할머니가 살아 계실 때도 사랑한다는 말을 많이 해주었다고 말했다. 부모님께는 뭔가 부끄러운 말이었지만, 할머니, 할아버지에게는 오히려 부끄러움 없이 더 많이 할 수 있었다고. 할머니,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신 지금은, 살아 계실 때 사랑한다는 표현을 후회 없이 많이 했다는 것에 만족하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환자와 함께하는 시간에 후회가 남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라고 말하고 싶어요. 사랑한다는 말도, 그동안 못했던 말도 많이 해드리는 것도 좋죠. 그리고 간병이라는 것이 체력적, 정신적으로 힘든 일이거든요. 혼자 있는 시간에는 정신적으로, 체력적으로 자기 관리도 신경 쓰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박수민 작가는 ‘할머니한테서는 항상 좋은 냄새가 났다’라는 책이 예전에 인터넷에 그가 남긴 댓글처럼, 다른 사람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 글자, 한 글자 진심을 담아 눌러쓴 그의 글이 다른 사람들의 마음에도 닿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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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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