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육아, 언제쯤이면 쉴 수 있나요

손자녀 돌봄의 문제들은?

방서지 기자 | 기사입력 2020/03/23 [11:46]

황혼육아, 언제쯤이면 쉴 수 있나요

손자녀 돌봄의 문제들은?

방서지 기자 | 입력 : 2020/03/23 [11:46]


[백뉴스(100NEWS)=방서지 기자] 요즘 맞벌이 가정이 늘어나면서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다시 육아 전선에 뛰어들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기혼여성 중 취업여성이 전체의 51.4%으로 절반을 넘어섰다. 이렇듯 여성들의 경제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자연히 맞벌이 부부가 많아졌다. 이는 출산 후 아이 양육의 공백으로 이어졌는데, 부모 모두 일을 하다 보니 아이를 돌볼 사람이 없는 것이다. 어린이집과 같은 보육 시설을 이용하기도 하지만 그 공백을 완벽히 메우지는 못한다. 이 공백을 메울 사람으로 조부모가 등장했다.

 

실제로, 2018 전국 보육실태조사에 따르면 아이들이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하원한 시간부터 조부모가 돌보는 비율이 4.7%에서 7.1%로 급증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맞벌이 부모들이 퇴근하기 전 육아 시간의 공백을 조부모가 대신하고 있는 것이다.

 

조부모의 황혼육아는 노년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지고 있다. 조부모가 손자녀를 양육하면서 노년기에 찾아올 수 있는 소외감과 무기력감 해소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또, 자신이 어느 집단에서 꼭 필요한 존재라는 사실을 통해 삶의 의미를 찾고 멀어졌던 성인 자녀와 관계도 원활해지는 효과를 가져온다.

 

하지만 긍정적인 효과보다는 부정적인 측면이 더 부각되는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손주병’이라는 단어가 만들어져 국립국어원 '2012년 신어 기초 자료' 보고서에 실리기도 했다. 여기서 말하는 ‘손주병’이란 자녀를 대신해 조부모가 손자와 손녀를 돌보며 생기는 건강상의 문제점을 이르는 단어로 황혼육아가 가지는 문제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단어이다.

 

노년기는 신체적, 정신적으로 외부의 돌봄이 필요한 시기임에도, 오히려 황혼육아가 조부모의 신체적 건강을 악화시키고, 스트레스와 우울증과 같은 정신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발표되고 있다.

 

김미영 연구자의 논문 ’손자녀를 양육하는 조부모의 정신 건강에 관한 연구-취업 모를 자녀로 둔 조모를 대상으로’(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2000)에서는 조모의 심리적 우울 정도가 심각한 수준이며, 일주일에 1~2 번 정도의 우울감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처럼 황혼육아가 우울한 감정을 유발하는 이유는 신체적, 정신적으로 전체적 기능이 저하된 상황에서 자신들의 생애 발달 주기에서 벗어난 부모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큰 스트레스가 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신체적으로는 노화로 인해 약해진 관절과 근육들로 아이를 돌보면서 디스크나 건초염, 손목 터널 증후군, 퇴행성 관절염 등의 질병이 생길 수 있다.

 

이러한 이유 때문인지 2013년 서울시에서 한 조사에 따르면, 서울 노인들이 가장 원치 않는 노후생활은 ‘손자녀 양육'으로 나타났다. 60대 이상 고령자 중 노후에 손자녀 양육을 희망하는 응답자는 28.2%에 그쳐 황혼육아가 노인들에게 반가운 일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힘겨움에 비해 조부모가 받는 보상은 적다. 양육 수고비라고 불리는 경제적 대가는 받지 않는 경우도 많고, 받더라도 금액이 적은 편이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조사에 의하면 양육 수고비를 정기적으로 받는 경우는 34.9%에 불과했으며 비정기적으로 받는다고 답한 비율은 27.65%로 나타났다. 나머지 37.5%는 양육 수고비를 따로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정기적으로 양육 수고비를 받는 경우에도 평균 수령액은 70만 원에 그쳤다. 외부 육아도우미를 고용하면 150만 원~200만 원 정도의 비용이 드는데 실제로 조부모가 받는 비용은 그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임을 알 수 있다.

 

황혼육아로 지친 조부모를 위한 합의점이 필요한 시점이다. 조부모에게 아이를 맡긴다면 그만한 대가와 일정 시간을 보장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조건적인 희생을 강요하지 말고 일정 시간, 비용을 통해 황혼육아에 뛰어든 조부모들에게 경제적, 심리적 보상을 보장해야 한다.

 

국가 차원으로는 맞벌이 가정이 늘어남에 따라 황혼육아 경우도 함께 늘어남을 인지하고 이에 적절한 정책을 실행해야 한다. 실제로 일부 지역에서는 ‘손주 돌보미’라는 이름의 조부모 양육수당을 제공하고 있다. 이렇듯 국가나 지자체에서 황혼육아를 하는 조부모들에게 경제적 보상을 하여 조부모의 부담감을 감소시켜주는 것이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손자녀를 양육하면서 겪는 스트레스 관리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등의 노력도 함께 갖춰져야 한다. 또, 손자녀를 양육하는 조부모의 신체적 건강을 위해 건강증진 프로그램도 개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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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뉴스
방서지 인턴기자
ksh@100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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