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깎이가 늦깎이에게…네 작가의 스승, 박미산 교수

2008년 등단한 시인이자 윤복녀-이명옥-김영숙-유미숙의 스승

김영호 기자 | 기사입력 2020/03/16 [11:05]

늦깎이가 늦깎이에게…네 작가의 스승, 박미산 교수

2008년 등단한 시인이자 윤복녀-이명옥-김영숙-유미숙의 스승

김영호 기자 | 입력 : 2020/03/16 [11:05]

▲ 네 작가의 스승, 박미산 교수  © 김영호 기자


[백뉴스(100NEWS)=김영호 기자] 윤복녀, 이명옥, 김영숙, 유미숙 네 늦깎이 작가에게 시와 수필, 글쓰기를 가르쳐줬다는 박미산 교수를 3월 12일 만났다. 

 

박미산 교수는 2008년 세계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 같은 해 첫 시집 ‘루낭의 지도’를 냈고, 2014년 두 번째 시집 ‘태양의 혀’를 냈다. 

 

“저는 뭐든지 늦었어요. 그러고 보면 저도 늦깎이였네요. 대학원에도 늦게 들어가고, 신춘문예도 적지 않은 나이에 당선되었죠. 당시에는 ‘신춘’문예니까 젊은 사람들을 주자고 하는 분위기가 있어서, 당선이 더 힘들었어요. 그래도 결국 되니까 기분이 날아갈 것 같더라고요.”

 

박미산 교수는 2008년 당시 갱년기를 겪고 있었다고 고백했다. 우울증 증세가 있고, 우는 날이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신춘문예에 당선되고는 슬픔에 빠질 시간도 없이 작품활동에 몰두했다. 그해만 48편의 시를 발표하게 된다.

 

시인으로 등단한 뒤 고려대 국문과 대학원 박사과정을 졸업한 박미산 교수는 고려대, 안양대, 방통대 등에서 강사로 활동하다가 2015년, 마들여성학교에서 치유인문학 강의를 제의받게 되었다.

 

“처음에는 문장 이해를 못 하는 사람들(문해학습자)에게 시를 가르치라고 해서 자신 없다고 했었어요. 고민을 많이 하다가 글을 쓰고 싶어 하시는 분들의 잠든 열정을 제가 깨우자, 해서 하게 되었죠. 이름도 ‘시, 잠자는 나를 깨우다’라고 제가 지은 거예요.”

 

수업은 꽤 성공적이었다고 박미산 교수는 말한다. 2015년, 메르스 파동을 겪으면서도 38명의 수강생은 꾸준히 나와주었다. 박미산 교수는 윤동주 문학관, 만해 한용운 심우장, 길상사 등을 돌아다니며 시에 대한 수업을 이어나갔다.

 

“6주 수업이었는데 메르스 때문에 5주로 축소되어서 끝나는 날이 되었죠. 밥을 먹고 있는데 네 분이 제가 있는 쪽으로 오시더니, 시를 더 배울 수 있겠냐고 물어보는 거예요. 그때부터 열정이 대단하신 분들이라는 것을 알았죠.”

 

박미산 교수는 자신도 늦게 공부를 시작하여 어려움을 알기에, 흔쾌히 수락하였다고 한다. 그렇게 그들은 대학로의 스터디 카페를 빌려서 시 수업을 이어나갔다. 일주일에 한 편씩 시를 쓰고, 술을 마시며 시에 대해 토론했다. 그렇게 1년간 모은 시를 엮어서 책으로 낸 것이 ‘시, 잠자는 나를 꺼내다’(서정시학, 144p, 2016)이다.

 

▲ 인터뷰를 진행 중인 박미산 교수  © 김영호 기자

 

첫 시집이 매진되고, 윤복녀, 이명옥, 김영숙, 유미숙 작가는 여전히 글을 쓰고 싶어 했다. 박미산 교수는 다음 글 종류를 ‘수필’로 정하고, 다시 글쓰기 모임을 이어나갔다.

 

“수필로 바꾼 이유는, 이제 작가님들이 시를 쓰면서 한글을 다 익혔으니 긴 글을 한번 써보자고 생각을 했어요. 원래는 시를 나중에 써야 하는 건데, 조금 특별한 경우죠. 저는 시도 사실 문장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제대로 된 문장 쓰는 법을 가르쳐 주고 싶었어요.”

 

어느새 박미산 교수의 제자들은 책을 두 권이나 집필한, 박미산 작가의 후배 작가가 되었다. 박미산 교수는 후배들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명옥 씨는 꽃 같은 것을 보고 자기감정을 대입하는 것을 잘하고, 미숙 씨는 제일 젊어서 그런지 철학적인 사고가 글에서 나타나죠. 복녀 씨는 정말 글을 가슴으로 쓰시는 분이고. 영숙 씨는 감성이 정말 풍부하시고, 자기 얘기를 솔직하게 풀어놓는 것을 잘해요. 처음에는 그렇게 못해서 가장 많이 혼났지만. (웃음)”

 

박 교수는 마지막으로, ‘나이 많은’ 제자들에게 가슴으로 시를 쓸 것과 하루하루 달라지는 일상을 관찰할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요즘 시를 보면 머리로 쓰는 시가 정말 많다는 생각이 들어요. 진정성이 있는 글은 가슴으로 쓰는 거죠. 진솔한 이야기, 봉준호 감독님 말씀처럼 가장 개인적인 것을 솔직하게 쓰는 게 창의적인 거죠. 그리고 하루하루 일상이 반복되는 것 같아도 시간마다, 시각마다 장소마다 모든 게 새롭거든요. 사물을 아주 자세히 보라고 말하고 싶네요.”

 

늦깎이 시인이, 늦깎이 제자들을 가르치고, 또 그들에게 반대로 배우는 것이 서로에게 얼마나 도움이 되고 위로가 되었을까. 네 제자와 박미산 교수의 관계는 굉장히 끈끈해 보였다. 그들의 세 번째 합작품을 기다리는 것이 욕심이 아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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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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