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대’ 아닌 진짜 어른으로, 윤영선·윤석윤·최병일 시니어를 만나다

도서 ‘은퇴자의 공부법’, ‘아빠, 행복해?’ 공저자

이동화 기자 | 기사입력 2020/02/27 [13:31]

‘꼰대’ 아닌 진짜 어른으로, 윤영선·윤석윤·최병일 시니어를 만나다

도서 ‘은퇴자의 공부법’, ‘아빠, 행복해?’ 공저자

이동화 기자 | 입력 : 2020/02/27 [13:31]

 

▲ 도서 ‘은퇴자의 공부법’과 ‘아빠, 행복해?’의 저자들. 왼쪽부터 윤영선·최병일·윤석윤 저자의 모습.  © 이동화 기자


[백뉴스(100NEWS)=이동화 기자] ‘꼰대’는 늙은이 또는 선생님을 이르는 은어이다. 요즘은 자신의 경험을 일반화하며 젊은 사람들에게 생각·행동방식 등을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기성세대들을 이르는 말로 쓰인다. ‘라떼(나 때)는 말이야’로 풍자되는 이들은 다른 사람과 소통하려 하지 않는 권위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꼰대’가 아닌 어른다운 어른이 드문 세상, 유연한 사고방식을 가지고 다양한 이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진짜 어른’을 꿈꾸는 3인방을 소개한다.

 

■ 정신적 풍요를 느끼는 인생 제2막

 

도서 ‘은퇴자의 공부법(어른의 시간 펴냄)’과 ‘아빠, 행복해?(어른의 시간 펴냄)’를 펴낸 공부 하는 아빠들, 윤영선·윤석윤·최병일 저자는 독서와 공부를 통해 정년 없는 삶을 얻었다. 각각 직장에서 정퇴(정년퇴직), 졸퇴(졸지에 퇴직), 조퇴(조기퇴직)한 저자들은 은퇴하기 전보다 삶이 풍요로워졌고, 은퇴 후의 자유를 만끽하는 법을 알게 됐다.

 

은퇴는 경제활동과 자유시간을 맞바꾸는 인생의 크나큰 터닝포인트이다. 경제활동에 얽매이는 시간이 줄어드는 대신 자유시간은 늘어나고, 경제적인 여건은 악화된다. 때문에 가정을 위해 열심히 일해 온 기성세대의 아버지들은 경제활동이 줄어들면서 자신의 존재가치를 잃었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일평생을 가정을 위해 일해 왔고, 일이 곧 개인의 정체성을 나타냈기 때문이리라. 눈앞에 닥친 현실을 살아내기에 급급해 스스로에 대한 고민은 미처 하지 못했던 이들이 은퇴하게 되면, 혼란은 더욱 가중된다. 윤영선 저자는 특히 이런 부분에 대해 크게 공감했다.

 

“저는 3, 40년간 문학을 읽지 않았어요. 사는데 급급하니 문학 같은 골치 아픈 것을 볼 시간이 없었죠. 그런데 중년이 되어 다시 읽은 문학은 내 인생의 좌절과 시련을 가장 잘 대변해주고 있었어요. 나의 삶을 돌아보게 하고, 위로를 받죠. ‘비록 크게 성공하지는 않았을지라도 때때로 행복했고, 괜찮은 삶이었다’ 하는 위로요.” (윤영선 저자)

 

윤영선 저자는 살다가 어려움에 부딪혔을 때, 철학 책과 종교⸱ 신념 책을 찾아 읽었다. 인생의 돌파구를 찾기 위함이었다. 그러다 시간이 흘러 읽게 된 것이 문학 책이었다. 책을 읽으며 희열을 느꼈고, 다른 사람들과 독서토론을 하며 함께 읽을 때에는 기쁨이 배가 되었다. 이런 즐거움은 지속적인 독서와 글쓰기 공부로 이어지게 만들었다. 

 

은퇴 후의 취미이자 공부였던 독서와 글쓰기 덕분에 숭례문학당의 강사로 독서토론을 지도하기도 하고, 시니어들을 위한 강의도 종종 하게 됐다. 다른 두 저자들처럼 왕성한 활동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취미를 즐기면서 일도 하는 풍요로운 인생 후반기를 누리고 있다.

 

최병일 저자는 세 저자들 중에서 가장 먼저 독서와 글쓰기의 삶을 살게 됐다. “책은 마음의 양식”이라 말하는 그는 직장에서 조퇴하고, 독서와 글쓰기를 꾸준히 해왔다. 현재는 도서관⸱학교⸱교육청 등지에서 독서토론 강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온라인 필사 모임도 진행하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독서를 좋아했던 윤석윤 저자는 졸퇴 후, 독서와 글쓰기 관련 강의들을 진행하고 있다. 도서관⸱학교⸱공공기관 등지에서 독서관련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며, 숭례문학당에서는 인문 글쓰기 과정⸱서평 과정 등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문학이 “우리의 삶을 옳은 방향으로 이끌어 준다”며 책을 사랑하는 마음을 드러냈다.

 

저자들은 입을 모아 ‘독서토론’에 대해 강조했다. 성별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소통하는 법을 익힐 수 있다는 것이다. 보통 4, 50대의 여성들로 구성된 독서토론 모임에 남성 시니어들이 참여하기란 쉽지 않지만, 한 번 마음의 문을 열고나면 새로운 세상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저자들의 설명이다.

 

“책을 읽고 토론할 때에는 젊은 친구들이 나이 든 사람들의 이야기를 궁금해해요. 나이 든 사람들의 깊은 이야기를 들어볼 기회가 없었다고들 말하더라고요. 이렇게 다양한 연령대와 소통해본 경험은 가족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에도 큰 도움이 된답니다.” (최병일 저자)

 

“책을 읽고 혼자 깊이 알기에는 한계가 있었어요. 그런데 여러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니 책에 대한 느낌이 완전히 새롭게 다가오면서 쾌감을 느꼈죠.” (윤영선 저자)

 

“함께 나누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어요. 세대를 넘나드는 것도 좋고요. 일종의 지적 대화의 장이죠. 지적 사교계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윤석윤 저자)

 

특히, 시니어들에게는 독서토론이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최병일 저자의 말에 따르면, 우리의 뇌는 세 가지로 구분된다. 본능을 수행하는 뇌, 학습의 뇌, 신념의 뇌가 그것이다. 늘 새로운 것을 접하면 뇌가 계속해서 유연한 사고를 하는데, 새롭게 입력되는 정보가 없으면 그때부터는 신념의 뇌가 강화된다는 것이다.

 

“나이 든 분들과 젊은 분들 사이에 소통이 되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죠. 본인의 기준으로 이야기하고,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니까요. 젊은 분들을 탓하지 말고, 우리도 계속해서 학습의 뇌를 가동해야 해요.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다양한 이야기를 듣기에 독서토론만 한 것이 없죠” (최병일 저자)

 

“시니어, 나이 들었다는 것은 육체적인 것을 기준으로 판단해서는 안 돼요. 책을 읽는다는 것은 그만큼 정신적으로 개방성을 가진다는 뜻이에요. 열린 마음, 배려하고, 대화하려는 마음은 젊은 마음이죠. 성숙한 어른은 점잖고, 타인을 배려하는 사람이에요.” (윤석윤 저자)

 

은퇴 후에는 소위 ‘일맥(일을 통해 만난 인맥)’이 소원해진다고 한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면, 늘 만나던 사람들만 만나고 비슷한 이야기들을 나누게 된다. 이들은 독서토론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고, 다양한 책들을 주제로 삶을 공부하고 있다. 스스로가 즐거운 공부를 하며 주체적인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공부에서 이어진 정년이 없는 직업은 행복한 덤이기도 하고 말이다.

 

■ 하루하루 더욱 즐거운 인생 제2막

 

최병일 저자는 도서 ‘은퇴자의 공부법’에 75세까지는 강단에 서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다. 윤영선 저자는 취미로 하던 미술 공부에 더욱 정진해서 개인전을 개최하고 싶다는 마음을 담았고, 윤석윤 저자는 매년 독서 목표를 정해 다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서 ‘은퇴자의 공부법’은 2015년, ‘아빠, 행복해?’는 2016년에 출간된 책들이다. 이미 책을 집필하던 시기에서 적어도 3년이 흐른 것이다. 저자들이 독서와 글쓰기 공부를 꾸준히 하고 있다는 점에는 변화가 없지만, 다른 소소한 변화들이 있었다.

 

“그때 이후로 강의가 점점 많아졌어요. 건강만 허락한다면 75세 이후에도 강단에 서고 싶네요. 그리고 가족들과 온라인 독서토론을 하고 싶다고 했었는데, 현재는 활발하게 가족들과 함께하는 온라인 독서토론을 하고 있습니다. 손녀까지 3대가 모여 독서토론을 하는 날을 꿈꾸고 있답니다.” (최병일 저자)

 

“그림 그리는 것이 취미인데요, 여전히 즐기면서 공부하고 있어요. 유화를 그리다가 수채화로 변경해서 그리고 있죠. 개인전은 아직 열지 못했고요.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더 많이 공부해야죠. 앞으로는 그림 토론을 해보고 싶네요.” (윤영선 저자)

 

“이제는 독서 목표를 세우지 않아요. 다른 책을 집필하느라 다독할 시간이 없기도 했고요. 건강과 체력을 지킬 수 있는 다양한 운동을 하고 싶어요. 그림도 그려보고 싶고요. 재즈 피아노, 서예, 색소폰 등 음악 분야도 좋죠. 해보고 싶은 것들이 아직 많아요.” (윤석윤 저자)

 

세 저자들은 여전히 하루하루 새로운 인생 후반기를 즐기며 살고 있었다. 독서와 글쓰기로는 마음을 채우고, 좋아하는 취미활동과 경제적인 활동으로는 삶의 활력을 얻는다. 여러 사람들과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누는 독서토론을 통해서는 새로운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끊임없이 제공되는 새로운 정보들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무엇이든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해요. 어떤 분야든 3년에서 5년 동안 집중한다면 직업적으로도 당당히 말할 수 있을 정도가 될 거예요. 고비가 오더라도 흔들리지 말고, 꾸준히 한다면 행복한 인생 제2막을 위한 탄탄한 준비가 될 거라고 생각해요.” (윤영선 저자)

 

“자신이 잘 하는 일을 찾아보세요. 이전에 했던 일들을 한다면 더 좋겠죠. 경험과 노하우를 살릴 수 있는 일들이요. 새로운 친구를 사귀고 싶다면, 도서관이 좋은 장소가 될 수 있어요. 독서토론을 통해서 다양한 사람들과 생산적인 이야기를 나눌 수 있거든요.” (윤석윤 저자)

 

“막연하게 준비 없이 은퇴하면 안 돼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은 무엇인지,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일은 무엇인지 깊이 생각해보고, 준비한 후에 은퇴하는 것이 중요해요. 가족들과의 소통에도 소홀하지 마시고요. 은퇴 후에는 가족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늘어나거든요.” (최병일 저자)

 

100세 시대, 은퇴 후에도 살아야 하는 날들이 3, 40년은 남아 있는 시대이다. 건강을 유지하는 것과 더불어 자존감을 잃지 않고, 질적으로도 훌륭한 인생 후반기를 영위하는 것 또한 많은 시니어들의 희망사항일 것이다. 독서와 글쓰기가 아니더라도 좋다. 도서 ‘은퇴자의 공부법’과 ‘아빠, 행복해?’의 세 저자들처럼 좋아하는 공부를 시작하고, 꾸준히 이어가며 탄탄하게 은퇴를 준비한다면, 행복한 인생 제2막으로 성큼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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