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문화산책] 삶과 사랑 그리고 존엄한 죽음에 대하여, 영화 ‘아무르’

“아름다워, 인생이. 긴 삶이야”

이동화 기자 | 기사입력 2020/02/18 [10:59]

[시니어문화산책] 삶과 사랑 그리고 존엄한 죽음에 대하여, 영화 ‘아무르’

“아름다워, 인생이. 긴 삶이야”

이동화 기자 | 입력 : 2020/02/18 [10:59]

[편집자주] 시니어문화산책에서는 앞으로 시니어와 관련된 문화 콘텐츠를 소개하려고 한다. 영화나 공연 등 문화 콘텐츠에 대한 간단한 리뷰 형식에 시니어와 관련된 이슈를 더해 우리 사회 속 시니어들을 다시금 돌아보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 영화 ‘아무르’의 한 장면. 안느(엠마누엘 리바 분)에게 마비 증세가 나타났다  © 제공=㈜티캐스트

 

[백뉴스(100NEWS)=이동화 기자] 삶과 죽음은 언제나 맞닿아 있다. 생생한 삶의 이면에는 끝없는 죽음이 있고, 어두운 죽음의 앞에는 빛나는 이생이 있다. 그리고 생(生)과 사(死)가 등을 맞대고 있는 우리의 인생을 아름답게 채우는 것은 바로 사랑이다. 영화 ‘아무르(Amour, 2012)’는 노부부의 사랑을 통해 삶과 죽음의 의미에 대해 되돌아보게 만든다.

 

조르주(장-루이 트린티냥 분)와 안느(엠마누엘 리바 분)는 행복하게 노년을 보내던 음악가 출신의 노부부이다. 어느 날 아침, 안느가 갑자기 마비 증세를 보이고 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돌아온다. 그러나 안느는 수술 경과가 좋지 못한 5%에 속했고, 점점 더 상태가 악화되어 간다. 조르주는 어떤 상황에도 병원에 보내지 않기로 했던 안느와의 약속을 지키면서 최선을 다해 간병한다.

 

영화는 조르주와 안느의 집 이외의 공간을 거의 비추지 않는다. 대부분의 이야기는 노부부의 집에서 진행되며, 흔한 배경음악조차 거의 흘러나오지 않는다. 접시가 달그락거리는 소리, 의자를 끄는 소리 등 일상의 소음이 영화를 채운다.

 

▲ 영화 ‘아무르’의 한 장면. 조르주(장-루이 트린티냥 분)가 마비 증세를 보이는 안느를 붙잡고 있다  © 제공=㈜티캐스트


다이내믹한 사건사고도 벌어지지 않는다. 아침에 일어나서 함께 밥을 먹고, 식료품을 사 오고, 외출을 한다. 그냥 평범한 노부부의 하루하루일 뿐이다. 안느가 마비 증세를 보인 후에도 일상은 평화롭게 흘러간다. 조르주는 안느를 간병하고, 안느는 삶을 살아내기 위해 애쓴다.

 

조르주와 안느의 일상이 진정 깨어지는 것은 안느의 상태가 악화된 후이다. 자존감을 지키며 남은 생을 살아보려 했던 안느는 건강이 점점 악화되어가자 삶에 대한 의지를 놓아버린다. 안느를 성심성의껏, 사랑으로 돌보아왔던 조르주도 점점 벼랑 끝으로 내몰려간다. 

 

현실의 일상은 지루하고, 삶은 버석버석하다. 영화에서는 사랑을 아름답게 포장해 이상적으로 그려내는 대신, 현실의 모습 그대로를 비춘다. 노부부의 주변 사람들은 아내를 간병하는 조르주를 대단히 여기지만,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 올수록 조르주의 마음도 고통스러워진다.

 

▲ 영화 ‘아무르’의 한 장면. 안느가 조르주와 대화하고 있다  © 제공=㈜티캐스트


안느는 건강이 악화되기 전, 옛날 앨범을 보며 “아름다워, 인생이. 긴 삶이야”라고 말한다. 안느가 인생을 더 살고자 하는 마음을 꺾게 된 것은 인간으로서의 존엄함을 잃었을 때였다. 사랑하는 사람이 더 이상 사람답게 살지 못할 때, 병든 이를 간병하는 고통이 사랑보다 커져 마음을 짓누를 때, 조르주는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삶과 죽음, 그리고 사랑에 대해 영화는 그 어떤 해답도 제시하지 않는다. 그저 담담하게 어느 노부부를 비출 뿐이다. 화려한 배경도 음악도 없지만 노부부의 이야기만으로도 묵직한 인생의 무게가 가슴을 누른다. 누구나 맞이하는 죽음 앞에 나는 어떻게 서 있을 것인가, 삶과 죽음 그리고 사랑에 대해 끝없는 질문을 던진다.

 

▲ 영화 ‘아무르’의 공식 포스터  © 제공=㈜티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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