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몇 살부터 노인일까?

정년 연장 등 노인의 사회적 기준에 대한 논의

김경회 기자 | 기사입력 2019/10/28 [13:30]

[기자수첩] 몇 살부터 노인일까?

정년 연장 등 노인의 사회적 기준에 대한 논의

김경회 기자 | 입력 : 2019/10/28 [13:30]

 

[백뉴스(100NEWS)=김경회 기자] 필자가 취재 도중 우연히 들은 말이 있다. “요즘 60대는 노인으로 보기 힘들죠.” 이 말을 한 사람의 의도는 ‘요즘은 탁월한 건강 관리로 60대가 외양상 노인으로 보이지 않는다’였겠지만 여기서 의문이 들었다. 현 우리 사회에서 노인의 나이는 몇 살로 규정해야 할까? (본 기사에서 노인은 나이가 들어 늙은 사람일 뿐만 아니라 부양이 필요한 사람으로 그 개념을 규정한다.)

 

현재 한국 기준 법정 정년 나이는 60세이며 노인복지관 이용 가능 나이는 60세부터이다. 또한 노령연금을 수령할 수 있는 나이는 65세 이상이며 통계청에서 노년부양비나 노령화지수 수치를 계산할 때 고령자 나이를 65세 이상으로 규정한다. 이를 통해 현 한국 사회에서 노인의 사회적 나이 기준은 60~65세부터 인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고령 사회로 진입한 우리 사회(2019년 65세 이상 인구 768만 5천명, 2019 노령화 지수 119.4명)에서 노인의 기준을 60~65세부터로 규정하는 것이 과연 옳은가 라는 의문이 든다. 현재 전체 취업자 2천 700만 명 중 55~64세의 취업자 수는 5백 30만 명으로 약 20%를 차지한다. 게다가 노인일자리를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는 추세를 예상해 봤을 때, 여전히 열심히 일하고 있는 60대 인구를 부양이 필요한 노인 인구로 규정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그렇다면 70세 이상부터를 노인으로 규정하는 것이 옳을까? 법정 정년을 60세에서 65세로 연장하면 ‘노년부양비(생산가능인구 100명당 고령인구의 비율)’ 증가 속도가 9년 늦춰진다는 통계청의 자료가 있다. 65세로 정년이 연장되면 생산가능인구는 15~69세, 고령인구는 70세 이상으로 적용이 된다. 총 부양비(생산가능인구 100명당 고령인구와 15세 이하 유소년인구 비율) 또한 떨어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러한 통계를 보면, 정년을 연장하고 70세 이상을 부양이 필요한 노인으로 규정하는 것이 사회‧경제적으로 더 효율적이라는 것을 예상할 수 있다.

 

이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을 들어보았다. 10~80대까지의 시민들은 나이대에 상관없이 70대 이상을 노인으로 생각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 이유로는 ‘평균 수명이 증가했기 때문’, ‘요즘엔 60대도 활발히 사회활동을 할 수 있을 정도 건강하다’, ‘외양상 60대는 노인으로 보이지 않는다’, ‘70대는 돼야 경제적으로 힘들어 진다’ 등의 의견이 다수를 이뤘다.

 


이같은 정년 연장 등 노인의 사회적 기준을 연장하는 것에 대해 지난 4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부위원회 기재부 국정감사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년 연장을 논의했으면 좋겠지만 이는 큰 사회적 파장이 예상되는 만큼 시기상조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우리 사회가 고령화 진행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정년 연장을 추진해야함은 맞지만 이는 청년 고용, 연금 문제 등 많은 사회적 문제와 맞닿아 있기 때문에 성급히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뜻이다.

 

덧붙여 서보준 국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과거에 비해 어르신분들이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 더 건강해졌기 때문에 70세부터 노인이라고 해도 무방하며, 정부나 국민연금공단과 같은 경우 노인의 나이를 70세로 연장한다면 연금과 같은 경제적인 측면에 있어 이점이 생기기에 이를 원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고령자의 입장에서는 본인이 언제 어떤 일을 당할지 모르고, 갑자기 병에 걸릴 수도 있는 것이기에 연금을 탈 수 있는 나이가 갑자기 연장된다는 것에 동의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라고 말하며 정부와 노인들 사이에 상충될 수 있는 의견 차이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리고 “갑작스런 정년 연장은 청년 일자리 감소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을 수밖에 없다.”라며 정년 연장 등 노인의 사회적 기준을 연장하는 것은 많은 문제를 야기하는 원인이 될 수 있기에 지금의 시점에서 논의되는 것에는 반대하는 입장임을 밝혔다.

 

박경숙 경기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노인 나이 연장의 기저에는 정년 연장과 노인 지하철 무료 이용 나이 연장 등 모든 노인에게 적용되는 혜택이나 의무 기준의 연장이 내제되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표적으로 정년을 연장한다고 하면 이는 청년고용 문제, 노동시장 유연화 정책과 맞물리는 문제 등 다른 사회 문제를 야기하게 된다.”며 “노인의 나이 기준 연장은 복지 혜택과 노동 고용, 청년 고용 등에 미치는 영향, 경제 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야 하고 이것이 정부의 예산으로 지속 가능한 것이냐의 문제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교수는 “청년들, 노인들, 노동자들, 사영자들, 정부까지 포함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야 하는 것이 노인 나이 연장이다. 이런 조건들이 선행되지 않은 현재의 상태에서 무턱대고 노인의 기준을 연장하는 것은 힘들어 보인다.”며 현재 사회 상황을 짚었다.  

 

고령사회에 접어든 우리 사회에서 국민들의 노인의 나이에 대한 인식이 과거보다 연장된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노인 나이 연장의 사회적인 의미는 이에 따른 노인들이 받는 혜택이나 의무가 법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위에서 말했듯 현재 국민들은 노인의 나이를 70세로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인식하고 있는 60세 이상 사람들에게 ‘그렇다면 지하철 무료 이용 나이를 올려도 되나’라고 물어본다면 이에 동의하는 비율은 현저히 떨어질 것이다. 반대로 노인의 나이를 70세 이상으로 인식하고 있는 청년들에게 ‘그렇다면 정년을 연장해도 되나’라고 물어본다면 이에 동의하는 비율 또한 현저히 떨어질 것이다.

 

즉, 현재 사람들은 노인의 나이를 70세로 인식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해주는 제도들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의 인식과 사회 제도 간의 차이를 줄여나갈 수 있는 방안들을 장기적으로 추진해야 우리 사회의 노인 나이 연장이 가능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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