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노인의 삶과 꿈에 대해 그리다, 영화 ‘더 쎅써’

2019 서울노인영화제 단편경쟁 국내부문 서울시장상 수상작

이동화 기자 | 기사입력 2019/10/04 [10:31]

[리뷰] 노인의 삶과 꿈에 대해 그리다, 영화 ‘더 쎅써’

2019 서울노인영화제 단편경쟁 국내부문 서울시장상 수상작

이동화 기자 | 입력 : 2019/10/04 [10:31]

▲ 지난 9월 26일, 2019 서울노인영화제 단편경쟁 국내부문 본선진출작 ‘더 쎅써’의 라영수 감독이 영화 상영이 끝난 후, 관객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동화 기자

 

[백뉴스(100NEWS)=이동화 기자] 2019년 현재, 전체 인구 대비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14.9%이며, 노령화지수(14세 이하 유소년 100명당 고령인구)는 119.4명이다. 이렇듯 통계자료의 수치로, 또는 ‘고령인구’라는 하나의 집단으로 그려지는 ‘노인’을 주로 만나다 보면, 그들도 스스로의 역사를 일구며 살아온 한 개인이라는 것을 종종 잊곤 한다.

 

지난 25일부터 29일까지 개최된 2019 서울노인영화제(집행위원장 희유) 단편경쟁 국내부문 본선진출작(서울시장상 수상) ‘더 쎅써’에서는 한 노인의 인생을 그려내며 노년의 꿈과 그들의 삶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영화에서는 주인공이 50년 만에 초등학교 동창들을 만나 회포를 푸는 현재의 모습을 중심으로, 미국 이민자로서 치열했던 삶을 회고하고 미래를 꿈꾸는 노인의 모습을 삽화 형식으로 함께 담았다.

 

영화의 주인공인 조덕재(83), 영문이름 듀크 조(Duke Joe)는 제대 후 캐나다에서 ‘더 쎅써’로 일하며 미국 이민을 꿈꿨다. ‘더 쎅써’는 산란용 병아리의 성별을 감별하는 ‘병아리감별사’를 뜻한다. 캐나다에서 일하던 그는 이후 미국 뉴욕으로 이민을 가는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꿈꾸던 미국 이민자의 삶은 생각보다 팍팍했다. 처자식을 먹여 살리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모두 다 했었다. 한때는 주류 도매업을 하다 갱단을 마주쳐 모든 돈을 빼앗기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경제적인 지원을 해줄 수 있는 가장이 없는 이민가정들이 어떻게 무너지는지 알았기에 ‘무조건 살아 있어야 하겠다’고 이를 악물었다.

 

주류 도매업을 하며 위험한 상황을 몇 번 겪은 후, 그는 특별한 기술 없이도 이민자들이 가장 쉽게 도전할 수 세탁소 사업을 시작했다. 성실하게 일한 결과 안정적으로 자식들을 공부시킬 수 있었고, 그의 자손들은 교수·사업가·목사 등으로 성장했다.

 

그렇게 약 50년간 이어진 듀크 조의 미국 이민생활은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고, 그는 노인이 됐다. 듀크 조는 ‘100세 인생’ 중 4/5를 달려왔고, 아직 달려가야 할 1/5이 남았다. 그는 자신의 남은 날들을 사회적으로 고립된 미국의 한인 노인들을 위해 쓰기로 결심했다. 듀크 조는 영화 말미에 ‘내 뚝심이라면 이 일을 해낼 수 있다. 죽기 전에 이것까지는 하겠다’라고 다짐한다.

 

치열하게 살아온 젊은 날이 지고, 황혼을 맞은 그가 또 다른 꿈을 꾸는 것이다. 노인의 꿈이라 하면, 으레 ‘자식들에게 피해 주지 않고, 건강히 남은 삶을 영위하는 것’이겠거니 쉽게 상상하곤 한다. 하지만 노인이기에 할 수 있는 일과 해야 하는 일이 따로 있다고 ‘더 쎅써’의 라영수(80) 감독은 말한다.

 

라영수 감독은 영화 상영 후 “듀크 조는 미국에서 한인 노인들과 함께 사진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다. 현재는 미국의 OATS라는 노인단체에 파견돼서 노인을 위한 디지털 교육에 힘쓰고 있다”라며, “노인이 되면 할 수 있는 일과 해야만 하는 일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노인들에게 모티브를 주는 일’이 듀크 조에게는 그것이었다”라며 영화에서 그리고자 했던 노인의 모습에 대해 설명했다.

 

‘더 쎅써’는 한 개인이 쌓아온 역사를 차분히 보여주고, 앞으로 해야 할 역할과 꿈을 이룰 수 있다는 다짐을 그려낸다. 가족들을 위해 헌신하며 열심히 살았던 주인공의 삶은 보편성과 특수성을 함께 띠고 있어 관객들로 하여금 재미와 공감을 함께 이끌어냈다. 같은 노인들에게는 스스로의 삶을 되돌아보며 새로운 노년의 꿈을 꿀 수 있는 희망을, 청년들에게는 노년의 삶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를 제공했다.

 

▲ 서울노인영화제가 9월 25일부터 29일까지 5일 동안 충무로 대한극장에서 개최됐다     ©이동화 기자

 

한편, ‘100白BACK, #100’이라는 콘셉트로 개최된 2019 서울노인영화제는 올해로 12번째를 맞았으며, 지난 28일 폐막식을 가졌다. 라영수 감독의 ‘더 쎅써’는 노년의 미래와 현재의 삶에 주목하는 ‘단편경쟁 국내부문 섹션 2: 미래의 우리들’로 본선에 진출해 서울시장상을 수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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