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 젊음과 나이 듦에 대한 13가지 시선, 코리아나미술관 ‘아무튼, 젊음’

끊임없이 ‘젊은 몸과 마음’을 요구하는 고령화 시대의 ‘젊음’

이동화 기자 | 기사입력 2019/09/24 [11:03]

[현장스케치] 젊음과 나이 듦에 대한 13가지 시선, 코리아나미술관 ‘아무튼, 젊음’

끊임없이 ‘젊은 몸과 마음’을 요구하는 고령화 시대의 ‘젊음’

이동화 기자 | 입력 : 2019/09/24 [11:03]

▲ 마사 윌슨, ‘나는 내가 가장 무서워졌다(I have become my own worst fear, 2009/1974)’     © 이동화 기자


[백뉴스(100NEWS)=이동화 기자] ㈜코리아나 화장품에서 운영하고 있는 코리아나미술관(관장 유상옥·유승희)이 오는 11월 9일까지 기획전 ‘아무튼, 젊음’을 진행한다.

 
코리아나미술관은 그동안 모기업인 ㈜코리아나 화장품의 정체성을 반영해 ‘신체(body)’와 ‘여성(women/femininity)’ 담론연구를 바탕으로 한 현대미술 전시를 기획해왔다. 한 해에 두 번, 봄과 가을에 기획전을 마련하는데, 올해 가을 기획전은 젊은 신체에서 출발해 나이 듦에 주목했다.
 
고령사회에 접어들면서 ‘젊음’과 ‘나이 듦’의 기준은 과거보다 느슨해졌고, 과거라면 사회활동을 그만뒀을 70대들도 그레이 헤어를 휘날리며 모델, 보디빌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는 나이가 들어도 끊임없이 ‘젊은 몸과 마음’을 갈고닦아야 하며, 이들을 동경하기도 한다.
 
이번 전시에는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국내외 작가 13인(팀)이 참여했으며, 젊은이들과 나이 든 이들이 바라보는 ‘젊음’에 대한 시선을 느낄 수 있다. 산야 이베코비치, 곽남신, 조니 사이먼스, 마사 윌슨, 전지인, 주디 겔스, 존 바이런, 줄리아 샬럿 리히터, 김가람, 셀린 바움가르트너, 아리 세스 코헨, 입자필드(Particlefield), 신디 셔먼 등의 작가들이 참여했다.
 
■ 젊음에 대한 욕망
 
미술관에 들어서면 여성의 젊음과 아름다움에 대해 표현한 작품을 가장 먼저 만나게 된다. 마사 윌슨과 산야 이베코비치는 젊음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 사회 속에서 나이 들어가는 여성으로서의 고민을 영상과 사진으로 표현했다.
 
70대 초반의 두 작가는 과거 젊은 시절의 기록물과 현재 나이 든 모습의 기록물을 대치시켜 보여준다. 젊고 아름다웠던 과거에서 현재까지 약 40여 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젊고 아름다운 여성에 대한 욕망은 변하지 않았으며 사회적 가치도 크게 변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 마사 윌슨, ‘새로운 주름들(New wrinkles on the subject, 2014)’     © 이동화 기자


특히, 마사 윌슨은 산야 이베코비치에 비해 해학적으로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 특징인데, ‘미녀+야수같은(Beauty+Beastly, 1974/2009)’과 ‘새로운 주름들(New wrinkles on the subject, 2014)’ 등 나이 든 여성에 관한 대중들의 시선을 위트 있게 표현한 작품들이 인상적이다.
 
산야 이베코비치와 마사 윌슨의 작품 사이에는 속담이 새겨진 거울이 전시장을 사선으로 가로지르고 있다. 전지인은 세계 각국의 젊음을 주제로 한 속담들을 수집해 거울에 새겨 두었는데, 이 속담들을 읽어보면 하나같이 불쾌하다. 예를 들면 ‘서른 살에 남자는 여전히 꽃같이 매력적이지만, 너는 늙어 보인다’와 같은 식이다.
 

▲ 전지인, ‘〈Folder: 직박구리〉 #젊음(2019)’     © 이동화 기자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문장의 지시 대상이 ‘너’라는 점이다. 작가는 지시 대상을 의도적으로 치환해 작품을 보는 관람객들이 불편한 감정을 느끼고, 속담과 같은 사회적 분위기에 암묵적으로 순응하며 살아온 스스로의 모습을 반추하게 한다.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과 성소수자의 시각에서 젊음을 바라본 작품들도 있다. 곽남신은 남성의 젊음으로 그려지는 ‘근력’에 대한 욕망을 해학적으로 담아냈으며, 조니 사이먼스는 일반인들보다 더욱 나이 드는 것에 대해 민감하게 여기는 성소수자들의 두려움과 압박감을 다큐멘터리에 담아냈다. 
 
■ 젊음과 나이 듦의 간극
 
약 2500년 전 소크라테스는 ‘요즘 젊은이들은 아무 데서나 먹을 것을 씹고 다니며 버릇이 없다’고 말했다. 요즘 ‘나 때는 말이야(Latte is horse)’로 표현되는 일명 ‘꼰대’들과 젊은 세대들 간의 간극이 오래전부터 존재했음을 보여주는 말이다.
 
존 바이런은 ‘틈을 조심하세요(Mind the Gap, 2011)’라는 작품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충돌하는 세대 간의 편견을 보여준다. 작품은 약 4분짜리의 짧은 영상이며, 영상에 등장하는 젊은이와 노인을 통해 현실에서의 세대 갈등을 연상할 수 있다. 두 사람이 서로를 이해해보려 시도했다가 오해로 인해 다시 멀어지는 장면을 보고 있자면, 한 번만 더 서로에게 다가가 보기를 간절히 바라게 된다.
 

▲ 입자필드, ‘2019년 7월 4주 연령별 앱 설치 분포 현황조사(2019)’     © 이동화 기자

 
세대 차이를 담은 작품은 또 있다. 중장년층의 디지털 소외현상을 엿볼 수 있는 입자필드의 ‘2019년 7월 4주 연령별 앱 설치 분포 현황조사(2019)’라는 작품이다. 10대부터 60대까지 각 세대별로 설치한 앱의 종류와 다운로드 속도, 양 등을 시각화했다.
 
작품을 자세히 보고 있으면, 가장 많은 앱을 설치하는 것은 30대와 40대인 것을 알 수 있다. 설치하는 앱의 종류가 현저히 적고 속도도 가장 느린 세대는 60대다.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시대에서 소외되어가고 있는 중장년층의 모습을 한눈에 보여주고 있다.
 

▲ 김가람, ‘언발란스(Unbalance, 2019)’     © 이동화 기자


김가람은 관객 참여형 퍼포먼스 ‘언발란스(Unbalance, 2019)’를 통해 ‘젊음’을 표현했다. 관객들은 젊음이 안고 있는 불안과 불균형이라는 특징을 짝짝이 롤러스케이트를 타면서 경험해볼 수 있다. 롤러스케이트장이 무대가 되고, 관객은 무대의 주인공으로서 움직이며 하나의 퍼포먼스가 완성되는 것이다.
 
참여자들은 롤러스케이트를 타면서 이어폰으로 자신의 젊은 날의 유행가를 선택해 들을 수 있는데, 음악을 통해 세대별로 다르게 경험한 각각의 젊은 날을 추억하게 한다. 이 작품의 포인트는 이어폰을 꽂고 있는 참여자만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1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세대의 참여자들은 조용한 내부에서 본인에게만 들리는 음악을 즐기면서 각각의 ‘젊음’을 정의하고, 추억할 수 있다.
 
소개한 작품들 외에도 주디 겔스, 줄리아 샬럿 리히터, 셀린 바움가르트너, 아리 세스 코헨, 신디 셔먼 등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사진, 영상, 설치 등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한 작품들을 통해 고령화 사회에서 어떤 방식으로 ‘젊음’과 ‘나이 듦’을 받아들일지 고민해볼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코리아나미술관이 오는 11월 9일까지 기획전 ‘아무튼, 젊음’을 개최한다     ©이동화 기자


한편, 코리아나미술관은 이번 전시를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도 마련했다. 지난 21일에는 ‘세미나 I : 아무튼, 젊은 몸’을 진행했으며, 오는 10월 2일에는 ‘큐레이터 토크 : 아무튼, 기획’, 10월 12일 ‘세미나 II : 아무튼, 세대’ 등을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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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안내]
전시명: 아무튼, 젊음(Youth Before Age)
전시기간: 2019년 8월 29일 ~ 2019년 11월 9일
관람시간: 8월-10월 오전 10시~오후7시/ 11월 오전 10시~오후 6시
휴관일: 매주 일요일, 추석연휴
관람료: 성인 4천 원, 학생 3천 원(대학생 포함)/
        10인이상 단체 1천 원 할인, 65세 이상·7세 이하·장애인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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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9.24 | 지도 크게 보기 ©  NAVER Cor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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