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영상] 75세 보디빌더, '임종소' 시니어

“75년 인생 중 지금이 제일 즐거워요”

이동화 기자 | 기사입력 2019/09/16 [10:42]

[현장영상] 75세 보디빌더, '임종소' 시니어

“75년 인생 중 지금이 제일 즐거워요”

이동화 기자 | 입력 : 2019/09/16 [10:42]
[백뉴스(100NEWS)=이동화 기자] “35년간 뛰어다니던 사람이 걷지도 못한다니, 진짜 세상 다 살았다 싶었죠” 
 
2년 전, 척추관협착증으로 오른쪽 다리에 통증이 생겨서 걷는 것조차 힘들었던 임종소(75) 시니어의 이야기다. 한때는 통증이 너무 심해 계단을 오를 때면 난간을 붙잡고, 거의 매달리다시피 걸어야 했다. 전동휠체어를 구매해야 하나 고민하던 그녀는 지난 5월 ‘제24회 WBC 피트니스 오픈 월드 챔피언십’ 피규어 38세 이상부에서 당당히 2위를 차지했고, ‘할머니 보디빌더’라는 별명도 얻었다.
 
■ ‘이거 아니면 죽는다’는 절실함

임종소 시니어는 나이가 들면 훈장처럼 한두 가지씩 먹게 되는 혈압약, 당뇨약 등 먹는 약도 없이 여태 건강하게 살아왔다. 워낙 활동적인 것을 좋아해 35년간 어느 곳을 가든 에어로빅을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해왔다. 하지만 2년 전, 뇌에서부터 나와 하지로 내려가는 신경들의 통로인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오른쪽 다리로 가는 신경을 누르게 됐다.
 
임종소 시니어는 더 이상 걸을 수 없었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도 반짝 나았다가 2-3일 후면 다시 아팠다. 척추관협착증의 원인은 ‘노화’였다. 의사는 나이가 들면서 겪는 노화의 한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진짜 세상 다 살았다, 이제 좋은 시절은 없겠구나’라고 생각했죠. 35년을 뛰던 사람이 이제 걷지도 못하니까요. 계단에서는 난간에 매달려서 올라가야 했어요. 병원을 다녀도 아픈 다리가 낫질 않으니, 전동휠체어를 사야 하나 생각했어요”
 
그러나 임종소 시니어는 전동휠체어 대신 운동을 선택했다. 근육 운동으로 허리 근육을 강화시켜 주면 통증이 완화될 수 있다는 의사의 말 때문이었다. 일주일에 세 번, 하루에 한 시간씩 PT(personal training, 개인지도)를 받았다. 효과는 한 달 만에 나타났다.
 
운동을 시작한지 한 달이 지나자 다리가 더 이상 아프지 않았고, 그녀의 척추관협착증을 진단했던 의사는 ‘인간승리’라고 말했다. 더 이상 통증은 없지만, 운동을 그만두면 재발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요즘도 꾸준히 PT를 받고 있다.
 
“저는 정말 이를 악물고 운동 했어요. 운동이 아무리 힘들어도 아파서 못 걷게 되는 것보다 낫죠. 운동할 때는 힘들지만, 하고 나면 기분 좋고, 내가 한 만큼 뿌듯함도 느껴요. 정말 제가 75년 동안 살아온 인생 중에 이즈음이 제일 즐거워요. 아픈 것이 정말 무섭거든요. 아파서 걷지 못했을 때, 뼈저리게 느꼈어요”
 
■ 나이 때문에 꿈을 포기하지 말고, 도전할 것

운동을 시작한 지 한 달 만에 통증이 사라졌고, 3개월 후에는 보디빌딩을 시작했다. 원래는 ‘아픈 것이 재발하지 않도록 꾸준히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던 그녀에게 박용인 관장은 끈질기게 보디빌딩 대회를 추천했다. 결국 그녀는 지난 4월 ‘제7회 Mr.부천 보디빌딩 및 피트니스 선발대회’에 출전했다.
 
첫 대회의 무대에 서기까지도 많은 결심이 필요했다. 70대 중반인 임종소 시니어에게 ‘비키니’를 입고 무대에 서야 한다는 사실은 충격적이었다. ‘15cm의 높은 구두를 신고, 비키니까지 입고서 무대에서 넘어지면 얼마나 민망할까’하는 생각에 첫 무대에서는 정신없이 포즈를 취하고 내려왔다. 무대에서 내려와 생각해보니 어떤 포즈를 취했는지도 기억이 나질 않았다. 그렇게 첫 대회에서는 쓴 고배를 마셨다.
 
“너무 떨려서 첫 대회는 망쳤어요. 그 후에 관장님이 WBC에서 대회가 있다고 ‘딱 한 번만 더 해보자’고 권하셨어요. ‘한번 한 것 두 번 못하겠냐, 까짓거 한번 해보자. 한 번 실수는 있어도 두 번은 안된다. 이왕 하려면 제대로 하자’ 싶어서 제대로 각오하고, 준비했죠”
 
두 번째로 참가했던 ‘제24회 WBC 피트니스 오픈 월드 챔피언십’ 피규어 38세 이상부에서는 당당하게 2위를 차지했다. 밤에도 자다가 나와서 포즈를 연습하는 등 정말 열심히 준비한 결과였다. 
 
“상상도 못했던 결과였어요. 원래 시니어부에 출전해야 하는데, 저처럼 나이 든 사람들이 없어서 38세 이상부에 출전했죠. 그때는 40대도 없었어요. 30대와 겨룬 거예요. 저로서는 만족하다 못해 정말 기가 막히게 좋았죠. 그때의 기분은 요즘 애들 말로 ‘짱’이었죠. 붕 뜨는 기분. ‘아 나도 해냈구나, 할 수 있는 거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자신감을 얻은 임종소 시니어는 앞으로 할 수 있는 데까지 도전하려고 한다. 내년쯤에는 해외로 나가는 것도 꿈꾸고 있으며, 한 달 전부터는 모델 수업을 받으며 워킹도 배우고 있다. 아련히 꿈꿨던 일을 도전해볼 기회가 생겼고, 그녀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잡았다.
 
“‘WBC 피트니스 오픈 월드 챔피언십’에 출전할 때, 나이가 이렇게 많아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여러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어서 출전했었어요. 나이가 있다고 모든 것을 포기하지 말라고 말해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강을 지키시고요. 나이가 많다고 꿈을 포기하지도, 자신감을 잃지도 말고 사세요. 젊은 분들도요. 꿈을 이루는 데에 도전하시길 바라요”
 

▲ 75세 시니어 보디빌더, 임종소 시니어가 취재팀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 이관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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