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 작가 이희주가 SNS를 통해 책 홍보를 하고 있다. © 사진=이희주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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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작가이자 공정 여행 기획자인 이주희 씨는 여행지의 환경과 현지인의 일상을 지켜주는 공정 여행 중 보고 느낀 것을 직접 쓰고, 그린 책 ‘궁금해, 너란 여행(2020)’을 출간한 바 있다. 이후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 계정에 책 출판, 독자와의 만남, 북 토크, 강연 공지 등을 꾸준히 올리며 팔로워들과 소통하고 있다.
#직장인이자 에세이 작가 오언주 씨는 직장과 결혼에 관한 자신만의 인생관을 취미 트레킹과 함께 엮어낸 에세이 ‘서른, 제 뜻대로 살아볼게요(2020)’를 발간한 바 있다. 그는 SNS를 활용해 출간 전부터 예비 독자들과 활발히 소통했다. 책 디자인을 팔로워들과 투표해 정하기도 하고, 책 리뷰 이벤트도 직접 진행해 큰 호응을 얻었다.
#문화실용서 작가 이훈희 씨는 공연기획과 예술경영 입문서적 '예술이 밥 먹여준다면(2020)'이 세종도서에 선정되면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최근 집필한 '책이 밥 먹여준다면(2021)'이 나오면서 그동안 접어두었던 SNS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인스타그램, 블로그 등 다양한 플랫폼에 책 관련 이벤트도 직접 기획하고, 홍보 영상도 제작하는 등 책 홍보를 위해 직접 뛰어다니면서 독자와 소통하고 있다.
▲ 문화실용서 이훈희 작가는 SNS를 통해 책 속의 핵심 문장을 손글씨로 적어 홍보 하고 있다. © 사진=이훈희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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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책 홍보에 나서는 작가들이 늘고 있다. 책을 처음 내는 초판 작가나 대형 출판사에서 살짝 빗겨 난 중소출판사에서 출판하거나 독립 출판할 경우 홍보 수단으로서 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출판사에 정해진 마케팅 예산은 제한적이며, 이마저도 베스트셀러 작가에게 쏠리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이에 비용적인 측면에서 0(제로)에 가까운 SNS 홍보는 정성과 노력만 쏟는다면,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다는 거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작가는 “출판 계약 시 작가의 SNS 팔로우 수를 묻는 출판사도 있다”며 “작가 스스로 발로 뛰는 발케팅, 키보드 마케팅이 중요해진 것 같다”고 밝혔다.
▲ SNS 인스타그램에 독립출판 해시태그를 검색한 결과 26만 개 이상이 나왔다. © 사진=인스타그램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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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 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에게 열광적인 지지를 받는 SNS인 인스타그램을 들여다보면, ‘책 출판’ 혹은 ‘책 홍보’라는 해시태그 게시글은 1,000개 이상이며, ‘독립출판’은 26만 개가 넘는다.
작가의 키보드 마케팅은 더 많은 독자와 만날 수 있는 통로다. 오언주 작가는 “직접 독자들이 남긴 리뷰를 찾아 읽고, 실시간으로 독자와 생각을 나눌 수 있다”며 “진솔하게 소통할 수 있어 참 좋다”며 SNS 홍보에 긍정적인 효과에 대해 말했다. 이주희 작가 또한 “처음에는 반응이 미미해 소심해진 적도 있지만, 포기하지 않고 계속하다 보니 독자분들로부터 서서히 반응이 왔다”라면서 “독자분들이 책을 읽고 본인의 SNS에 홍보해주시면서 점차 여행 강연, 잡지 기고 등 문의를 받게 됐다”라고 이야기했다. 이훈희 작가는 "우아한 책은 없다. 자신만의 책이 꾸준히 회자되고 자주 곱씹을 수 있게 하기 위해서 택한 키보드 생활이 낯설지만 재밌다. 덕분에 부캐도 생겼다."고 말했다.
▲ 인터넷 서점 알라딘에 책쓰기를 검색한 결과 600여 개의 도서가 나왔다. © 사진=알라딘 사이트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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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SNS를 통해 직접 홍보에 나서는 출판계 시류는 달라진 출판문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볼 수 있다. 최근에는 양질의 콘텐츠만 있다면,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다.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인 텀블벅, 카카오 브런치 등을 통해 불고 있는 전자책 출판, 독립출판 열풍 덕분이다. 작가 되기 광풍은 서점가를 엿봐도 알 수 있다. 인터넷 서점 알라딘에서 ‘책 쓰기’를 검색한 결과 600여 개 이상의 도서가 나왔다.
많은 작가와 책이 탄생함에 따라 홍보 경쟁 또한 치열해졌다. 넘쳐나는 책들 속에서 독자의 눈을 한 번이라도 더 사로잡아야 하기에 SNS 홍보의 장은 후끈해졌다. 이주희 작가는 “모든 작가가 포털 사이트나 대형서점을 통해 홍보하면 좋겠지만, 경제적인 부담 탓에 모두가 누릴 수 있는 건 아니”라면서 “홍보의 범위가 한정적이지만, SNS 홍보를 통해 차분히 영역을 넓혀가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 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장기 유행도 SNS 홍보에 나선 작가를 크게 늘리는데 한몫했다. 코로나 19 확산으로 인해 출간기념회, 북 토크 등 대면 행사에 제동이 걸리면서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홍보 방향을 전환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 탓에 민음사, 위즈덤하우스 등 대형 출판사들 또한 모바일을 기반으로 한 라이브 커머스 서비스(소비자와 실시간으로 채팅하면서 소개하는 스트리밍 방송)를 진행한 바 있다.
[북라이브=김이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