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 ‘내’ 책이 간절히 고픈 당신에게…‘책이 밥 먹여준다면’

출판계 트렌드-원고 쓰는 법-투고 방법-출판 마케팅 등…33가지 출판계 현장 이야기

김이슬 기자 | 기사입력 2021/02/10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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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내’ 책이 간절히 고픈 당신에게…‘책이 밥 먹여준다면’
출판계 트렌드-원고 쓰는 법-투고 방법-출판 마케팅 등…33가지 출판계 현장 이야기
기사입력: 2021/02/10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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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책이 밥 먹여준다면(저자 이훈희)' 표지.  © 사진=김이슬 기자

 

“전자책 출판, 월수입 100만원. 당신도 작가가 될 수 있습니다!”

 

솔깃한가. 바야흐로 지금은 소셜 미디어 시대,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다.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에 빼곡히 전시된 글들만 봐도 말이다. 작가는 감히 넘볼 수 있는 꿈이 됐다. “미래에는 누구나 15분 동안은 세계적으로 유명해질 것이다.”라는 팝아트계 거장 앤디 워홀(1928~1987)의 말은 현실이 됐다. 15분의 유명세는 작가가 될 수 있는 자양분이 된다. 최근 거세게 불고 있는 ‘부캐’ 열풍도 한몫해 책 한 권 출판하는 것이 꿈이자 소원인 이들이 늘고 있다. 내 ‘책’ 하나 마련하고 싶은데 막막하기만 한 이들에게 좋은 길라잡이가 돼 줄 책이 있다. ‘책이 밥 먹여준다면(저자 이훈희)’이다.

 

‘책이 밥 먹여준다면’은 ‘예술이 밥 먹여준다면(2020)’의 저자 이훈희가 내놓은 두 번째 ‘밥’ 시리즈다. 저자는 전작에서 언론사, 광고사 등에 근무하며 체화한 지식, 문화예술 전문 인터넷 신문 ‘뉴스컬처’를 창간 및 운영한 경험, 다년간 공연 프로듀서로 쌓은 현장 지식과 무수한 이론을 결합해 폭넓은 시각을 자랑한 바 있다. 이번에는 출판계로 시선을 옮겼다. 저자는 학문과 현장을 적절히 배합한 실질적인 출판 팁 33가지에 관해 A부터 Z까지 모두 전수한다. 저자의 말을 차근차근 따르기만 한다면, 어느새 고대하던 책 한 권이 뚝딱 완성될 수 있다. 출판계 트렌드부터 원고 쓰는 법, 투고 방법, 출판사 계약 주의사항, 출판 마케팅까지 조목조목 예를 들어 설명한다.

 

책은 과연 밥 먹여줄 수 있을까. 저자는 답한다. 우리나라 국민의 54.4%는 1년에 단 한 권도 책을 사지 않는다고. 더욱이 500부의 책이 팔리면, 작가는 보통 64만원을 손에 쥘 수 있다고. 책만으로 밥 먹고 살 수 있는 이들은 잠깐 떠올려봐도 이름이 퍼뜩 생각나는 유명 작가들에 한한 이야기다. 그렇다면 우리는 책 쓰기를 포기해야만 하는가. 절대 그렇지 않다. 저자는 “오히려 책을 내고 저작권 지니는 것을 조금 쉽게 보고 도전하라”고 권한다. 첫 책 히트라는 부담을 내려놓고, 작가 개인만의 스타일을 구축하면, 특정 분야에서 신뢰받는 작가로 발돋움할 수 있다고 격려한다. 책 한 권으로 ‘로또’ 인생을 살 수 없을지라도, 삶이 조금 더 풍성해진다면 족하지 않은가.

        

▲ 책 '책이 밥 먹여준다면(저자 이훈희)'의 프롤로그 중 한 페이지.  © 사진=김이슬 기자

 

출판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원고’다. 원고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꾸준히 써야 한다. 저자는 “우선 써라”라며 목소리를 높인다. 글쓰기 강좌만 전전하며 도망 다니지 말고, 진짜 내 ‘글’을 쓰라고 다정하면서도 엄격한 어조로 타이른다. 아직도 글쓰기가 막연하다면 저자의 몇 가지 조언을 소개하고자 한다. 책의 소재가 내가 원하는 것인지, 독자가 원하는 것인지 자기검열 해봐라, 매일 쓰되 구성표에 따라 전략적으로 움직여라, 제목과 가제만으로 호기심을 자극하는가, 까칠한 독자를 앞에 앉혀둬라, 자신의 글맛을 살린 문체를 가꿔라 등이다. 저자가 몇십 페이지를 할애한 이 방법들을 보자면,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고 밑줄과 별표가 난무하게 된다.

 

뼈를 깎고 살을 도려낸 원고가 완성됐다면, 이제 세상 빛을 볼 때다. 작가 지망생들이 제일 궁금해할 부분, 투고다. 투고를 위해 서점 투어를 권하는 이들도 많지만, 저자는 국립중앙도서관 납본 정보를 활용하라고 한다. ‘대한출판문화협회’ 홈페이지 자료실에 ‘신간 도서목록’에서 출판사명을 확인한다. 앞선 일련의 과정들로 꾸린 나만의 출판사 리스트를 인터넷에서 검색해 전화하고, 투고 시 필요한 이메일 주소를 물으면 된다. 저자는 출판 시 꼭 숙지해야 할 계약에 관해서도 이야기한다. 나와 꼭 맞는 출판사를 찾았다면, 계약이다. 출판 소식에 들뜬 마음으로 세부 계약 사항들을 챙기지 못할 수 있다. 친절한 저자는 혹여나 하나라도 놓칠세라 작은 부분도 빠뜨리지 않고 살뜰히 챙긴다. ‘출판권설정 표준계약서’까지 실어 놓았으니, 두 눈 부릅뜨고 봐라.

 

최근 출판계 트렌드는 출판사 투고만이 답이 아닐 수 있다. 저자는 인터넷, 어플리케이션, SNS 등의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연재하거나 공모하는 방법, 1인 출판사로서 출판, 크라우드 펀딩, 전자책 출판 등 책이 세상에 나올 수 있는 여러 갈래를 일러준다. 2020년 종합 베스트셀러 3위에 오른 ‘달러구트 꿈 백화점(저자 이미예)’이 좋은 예다. 크라우드 펀딩으로 독립 출판으로 시작해 출판사 섭외, 전자책 출판, 종이책 출판까지 이어졌다. 이미예 작가가 젖힌 문은 당신에게도 활짝 열려있다는 얘기다. 얼른 용기 내 들어가 보도록 하자.

 

저자는 두루뭉술하거나 달콤한 사탕발림 따윈 하지 않는다. 어수룩한 말로 작가를 종용하는 여타 책들과 결이 다르다. 적확한 수치와 근거로 출판계를 진단하고, 밀림 같은 출판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실전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저자의 예리한 시각과 넓은 도량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 책의 크나큰 미덕이기도 하다. 내 책이 고픈 이들에게도, 출판인이 되고픈 이들에게도 두루두루 도움이 될 책이다. 진짜 내 책을 갖고 싶다면, 꼭 읽어보면 좋을 테다. 곁에 두고 수시로 들춰보다 보면, 어느새 ‘내’ 옆에 ‘내’ 책이 완성돼 있을지도.

 

 

[도서정보]

도서명: 책이 밥 먹여준다면

저자: 이훈희

출판: 가연. 304쪽 1만8천원. 2021.1.29.

 

[북라이브=김이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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