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인문산책] “님아, 내 곁에 있어 다오”…잉꼬 노부부가 알려주는 ‘백년해로’의 비밀

5월 21일 ‘부부의 날’ 맞아…아름답고도 찬란한 부부의 세계 담은 영화 ‘님아’ 시리즈로 부부 의미 되새겨 봐

김이슬 기자 | 기사입력 2022/05/20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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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1일 ‘부부의 날’ 맞아…아름답고도 찬란한 부부의 세계 담은 영화 ‘님아’ 시리즈로 부부 의미 되새겨 봐
기사입력: 2022/05/20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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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감독 진모영)' 포스터.  © 백뉴스DB

 

5월 21일. 혹시 무슨 날인지 아시나요? 눈치 빠른 분들은 기사 제목에서 이미 감 잡으셨을 텐데요. 바로 ‘부부의 날’입니다. 부부관계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화목한 가정을 일궈내자는 취지로 2007년에 제정된 법정기념일입니다. 부부의 날 날짜에는 깜찍한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가정의 달인 ‘5월에 둘(2)이 하나(1)가 된다’는 깊은 뜻이 숨어 있는데요. 부부의 날을 맞아 오늘은 아름답고도 찬란한 부부의 세계를 다룬 영화를 준비해봤습니다. 

 

꽃이 흐드러진 따스한 봄날이면 꽃을 꺾어 주름진 서로의 귓가에 꽂고, 태양의 기세가 매서운 여름날이면 어린아이처럼 개울가에서 물장구치고, 나무들이 형형색색 옷을 갈아입는 가을날이면 까슬해진 서로의 손을 잡고 단풍놀이를 즐기고, 온 세상이 얼음 왕국이 되는 겨울날이면 눈송이처럼 함박웃음을 지닌 채 눈싸움하는 노부부. 76년 부부의 연을 맺은 98세 조병만 할아버지와 89세 강계열 할머니의 사랑 이야기를 담은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감독 진모영)’와 첫 편에 확장판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님아: 여섯 나라에서 만난 노부부 이야기’입니다.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는 지난 2014년 개봉 당시 480만 관객을 동원하며, 다큐멘터리 독립영화 최고 흥행 기록을 세운 바 있습니다. 알록달록 색동 커플 한복을 입은 채 어딜 가든 두 손을 꼭 잡고 다니는 노부부에 대한민국은 홀딱 반해버렸습니다. 조병만 할아버지와 강계열 할머니는 함께한 세월이 반세기가 넘었지만,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한 풋풋한 연인처럼 1분 1초를 함께 합니다. 극이 진행되는 내내 할아버지, 할머니는 사계절이 건네주는 선물에 맞춰 개구쟁이처럼 장난치며 일상이 데이트인 삶을 만끽합니다. 

 

영화 말미 다다를 때쯤, 할아버지는 반려견 꼬마를 하늘나라로 먼저 보낸 이후 기력이 점차 노쇠해집니다. 말수도 부쩍 줄어들고, 한참 앉아 있곤 하는 할아버지를 보던 할머니는 이별을 직감합니다. 병원에서도 노환이기에 달리 방법이 없다던 할아버지는 결국 할머니를 두고 먼저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너고 맙니다. 극은 할아버지 무덤가에 할머니가 홀로 앉아 구슬피 우는 것으로 끝이 납니다. 이 노부부를 보는 내내 부부란 어떤 관계인지, 참사랑이란 무엇인지 한참 가슴을 뜨겁게 덥힙니다.  

 

▲ 넷플릭스 오리지널 '님아: 여섯 나라에서 만난 노부부 이야기'  © 사진=넷플릭스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의 여운을 더 오래 누리고 싶은 분들께 지난해 4월 공개된 ‘님아: 여섯 나라에서 만난 노부부 이야기’를 추천합니다. 작품은 한국뿐 아니라 미국, 스페인, 브라질, 인도, 일본 등 총 여섯 나라의 잉꼬 노부부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전작 연출자인 진모영 감독이 한국 에피소드 연출과 전체 시리즈 제작 총괄을 담당해 전작의 분위기는 그대로 담았습니다. 더 넓어진 무대는 인종, 국가, 문화를 넘어선 부부애를 진하게 느낄 수 있으며, 각국의 노인 문제와 사회 현실까지도 반영했습니다.

 

각 나라의 현지 감독들이 국가별 에피소드를 촬영해 하나의 다큐멘터리로 묶어냈습니다. 제작진은 “부부의 삶을 다루면서 각 나라의 풍광도 녹이고 싶었다. 다른 계절에서 피어나는 꽃과 식물들 그걸 보고 반응하는 부부의 모습을 촬영하고 싶었다”고 밝히기도 했을 만큼, 2년여에 걸쳐 공들여 촬영했습니다. 해로하는 부부들의 모습들을 아기자기한 애정행각을 보자니 절로 입꼬리가 올라갑니다.  

 

‘님아: 여섯 나라에서 만난 노부부 이야기’에는 6쌍의 부부가 출연합니다. 극에 출연하는 부부에는 몇 가지 조건이 있는데요. 50년 이상 함께 살았으며, 현재까지도 일상을 공유해야 합니다. 먼저 미국에는 진저와 데이비드 부부인데요. 그들은 가족 대대로 농장을 운영합니다. 10대 시절에 만나 여섯 아이를 키우며 대가족을 이뤘는데요. 지금까지도 매일 밤 함께 누워 잠들기 전 사랑한다면서 어루먼지는데 그 모습이 참 사랑스럽습니다. 

 

스페인에는 산골에서 생활하는 나티와 아구스트 부부입니다. 생애 처음으로 떠나는 여행에 들뜬 이 노부부의 모습은 참으로 인상적입니다. 브라질에는 조금 더 특별한 부부입니다. 빈민가에 사는 동성커플 니시냐와 주레마입니다. 이들은 동성 커플임에도 대가족을 이루면서 정(情)을 나눕니다. 인도에서는 데칸고원의 농부로 지내는 사티아바마와 사트와 부부의 삶을 조망합니다. 기후변화로 인해 농사를 망치고, 돈을 벌기 위해 자녀들은 도시 공장으로 떠나고 남은 노부부의 시골 일상이 이어집니다. 

 

일본 에피소드는 키누코와 한센병으로 시설에 15년간 갇혀 살던 하루헤이 부부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이들은 한센병으로 차별하는 사회 제도를 철폐하기 위해 집단소송에 참여하면서 삶의 의지를 불태웁니다. 평생 키누코가 하루헤이를 돌봤지만, 이제는 종양 발병 후 아픈 키누코를 하루헤이가 살뜰히 챙깁니다. 한국에서는 전남 보길도에서 전복 양식하는 정생자와 조영삼 부부를 주인공으로 삼았습니다. 가슴에 묻은 아들을 잊기 위해 일을 매진하는 정생자와 그런 아내를 걱정하는 조영삼의 사연이 감동적입니다. 

 

영화 공개 직후 한 인터뷰에서 진모영 감독은 “사랑은 평생하는 것이니 그 사랑을 잘 가꾸면 우리 삶이 훨씬 풍성하고 아름답지 않겠나. 그래서 ‘님아’ 시리즈는 세상의 모든 사랑을 응원하고 모두의 삶이 성공적이고 아름답기를 응원하는 마음을 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황혼 이혼이 새 풍속도로 자리 잡은 지도 어언 몇 년, ‘님아’ 시리즈는 우리에게 결혼의 참 의미를 전합니다. 수정혼식(결혼 15주년 행사), 은혼식(결혼 25주년 행사), 금혼식(결혼 50주년 행사), 금강혼식(결혼 60주년)에 다다른 노부부들의 관계는 깊은 울림을 줍니다. 

 

부부란 무엇일까요? 세상에 온갖 모진 풍파가 삶을 송두리째 뒤흔든다고 해도 두 손 꼭 잡고 오롯이 둘이서 그 높은 파고를 함께 견딜 수 있는 동반자가 아닐까 싶습니다. 잔소리는 이쯤하고. 한때 길거리에서 울려 퍼지던 유행가의 한 대목으로 마지막 인사를 전해야겠네요. “있을 때 잘해! 후회하지 말고~”. 

 

[백뉴스=김이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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