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할 수 있는 단단한 신예 '정혜령'

정형석 감독, "작품과 배역을 대하는 태도가 좋고 열정이 넘쳐서 미래가 밝은 배우"

정주신 기자 | 기사입력 2022/03/28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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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할 수 있는 단단한 신예 '정혜령'
정형석 감독, "작품과 배역을 대하는 태도가 좋고 열정이 넘쳐서 미래가 밝은 배우"
기사입력: 2022/03/28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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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극 ‘마주보는 집’(작 신영은, 연출 정형석)의 여주인공으로 활약하는 신예 정혜령 배우는 무대 위에서 더욱 견고하게 다져진 연기를 보여준다  © 정주신 기자



매년 봄이 되면 연극계에는 중요한 페스티벌이 하나 열린다. 한국연출가협회가 주최하는 신춘문예 단막극전이다. 올해로 벌써 31회째를 맞는 이 단막극전은 당해 연도 신춘문예 희곡 당선작들을 무대에 올리는 행사다. 그런 만큼 대학로의 많은 연출가들과 배우들이 이 단막극전에 참여를 희망한다.

 

그런데 올해 이 행사의 첫 오프닝 무대를 장식하는 작품 ‘마주보는 집’(작 신영은, 연출 정형석)의 여주인공으로 이제 막 데뷔 1년도 안된 신예 배우가 뽑혀 관심을 끌고 있다. ‘마주보는 집’은 강원일보 희곡 당선작으로,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4년째 집 밖을 나가지 않은 남자와 그 맞은 편 집에 살고 있는 취준생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 취준생 여자 역을 맡은 정혜령 배우는 아직 대학생 신분으로, 2021년에 연극 ‘그놈을 잡아라’로 프로 무대에 데뷔를 했고 이번이 세 번째 작품이다. 이번 작품을 함께 만들고 있는 정형석 연출은 정혜령를 배우를, 어리지만 단단한 배우라며 작품과 배역을 대하는 태도가 좋고 열정이 넘치기에 어떤 배역도 믿고 맡길 수 있는 신뢰할 수 있는 배우라고 했다. 그래서 만난 정혜령 배우와 일문일답을 나눴다.

 


 

▲ 신춘문예 단막극전 연극 ‘마주보는 집’(작 신영은, 연출 정형석)의 여주인공으로 활약하는 신예 정혜령 배우  © 정주신 기자

 

Q. 맡은 역할을 소개해 달라

 

A. 5년째 취업에 실패하고 있지만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여자입니다. 작은 집안의 공간에서 홀로 외롭게 지내며 하루라도 빨리 세상 밖으로 나가고 싶지만 뜻대로 되지 않아 좌절하기도 하는, 우리 주변에 흔히 있을 수 있는 그런 사람이죠.

  

Q. 작품이 전하고자하는 메시지는 무엇인가?

 

A. 살다 보면 인생이란 게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을 때가 있고 그럴 때면 외로움과 고독에 빠지게 되죠. 하지만 주변을 둘러보면 혼자가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될 거에요. 나 이외에 타인과 주변을 둘러보는 관심. 그런 관심들이 우리의 삶을 좀 더 살만하게 만든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Q. 신춘문예 단막극전은 전통 있는 무대인데 신인으로서 부담은 없나?

 

A. 당연히 있죠. 처음엔 그런 무대에 배우로 참여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저 감사하고 행복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내가 이걸 잘 해내지 못했을 때 나 하나 부끄럽고 마는 게 아니라 이런 무대에 설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주시고 도와주시는 함께 했던 모든 사람들에게 폐를 끼치면 어떡하지 하는 부담감이 커져 갔어요. 그래서 더 열심히 하려고 하는데... 정말 잘 해내고 싶습니다.

 

Q. 역할을 잘 소화하기 위해, 중점을 두고 있는 게 있다면 무엇인가요?

 

A. 공감이에요. 5년이란 시간동안 실패를 거듭하는 삶. 그 시간은 정말 긴 시간이거든요. 나였다면 어땠을까? 나한테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나? 끊임없이 저를 계속 대입 해보면서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이해하는데 가장 많은 노력을 기울였던 것 같아요.

 

▲ 신춘문예 단막극전 연극 ‘마주보는 집’(작 신영은, 연출 정형석)의 여주인공으로 활약하는 신예 정혜령 배우  © 정주신 기자



Q. 데뷔작이 연극이다. 어떤 계기로 하게 됐나?

 

A. 연극영화과를 전공하면서 학교에서 공연을 처음 올려봤어요 물론 어렵고 힘들었는데 그 힘든 게 재미있었어요. 연극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사람들이랑 교류하고 뭐든 같이 이겨 내는 게 좋았죠. 그렇게 무대가 세워지고 그 무대에 서고... 그 순간은 정말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때의 행복한 기억들이 저를 연극 무대로 다시 이끈 거 같아요.

 

Q. 이 작품이 끝나면 바로 또 다음 작품 연습이 기다리고 있다고 들었다. 데뷔하고 1년도 안되어 벌써 네 작품 째인데 비결은 무엇인가?

 

A. 운이 좋은 거 같아요. 저를 좋게 봐주신 분들 덕분이죠. 그 분들의 기대에 부응하려고 최선을 다하고는 있는데 아직 많이 부족해요. 그래서 물어보고 공부하고 그냥 죽어라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Q. 다음 작품에서 맡은 배역은 무엇인가?

 

A. SF 연극인데 에로배우 로봇을 맡았어요. 제가 아직 연기의 스펙트럼이 넓지 못하고 종종 틀에 갇혀 있다는 지적을 받는데 이번 역할이 제게 큰 도움이 될 거 같아요. 제 평소 성격과 많이 다른 캐릭터라 처음엔 막막했는데 제 자신의 정형화 된 모습을 깨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거 같아 기대를 갖고 있습니다.

 

Q. 앞으로 꼭 한번 해보고 싶은 배역이 있다면?

 

A. 지금까지 계속 창작극만을 했어요. 그래서 번역극을 해보고 싶어요. 아서 밀러의 작품인 ‘시련’의 아비 게일 같은 강한 캐릭터를 해보고 싶습니다. 

 

Q. 롤 모델이 있는가?

 

A. 김혜자 배우님이요. 높은 위치에 올라가서도 식지 않는 연기 열정과 여전히 소녀다움이 있으세요. 저 또한 먼 훗날에 그런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Q. 배우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A. 견디는 힘이요. 힘들고 답답하고 막막해도 포기하지 않고 견디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그러다보면 뭐라도 남을 거고 그것이 배우를 성장시키는 힘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Q.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A. 단순히 연기만 잘 하는 게 아닌, 하나의 인간으로서 주변에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선 제 자신부터가 좋은 사람이 돼야 하고, 배우로서 인간으로서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Q. 배우가 안됐다면 어떤 일을 하고 있을 거 같나?

 

A. 제가 커피를 좋아하고 사람 구경하는 것도 좋아해요. 카페 아르바이트 경험도 있고 그래서 카페를 차려보면 어떨까 생각해 본적이 있어요. 하지만 지금은 배우를 하고 있으니 딴 생각 안하고 배우 일만 열심히 하려고 합니다.

 

Q. 지금은 연극을 하고 있는데 매체에 대한 욕심은 없는가? 

 

A. 욕심이라기보다는 관심은 있죠. 아직 해 본 적이 없어 어떤 느낌일지 잘은 모르겠지만 기회가 되면 해볼 생각은 있습니다.

 

Q. 인간으로서 존경하는 또는 닮고 싶은 사람은? 또는 가장 영향을 준 사람은 누구인가?

 

A. 엄마를 닮고 싶어요. 제가 살아오는 동안 좋은 가치관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들어주셨어요. 어릴 땐 몰랐는데 커 가면서 그걸 깨닫게 됐죠. 그리고 저에게 많은 영향을 주신 분은 지금 함께 작품을 하고 있는 연출님이세요. 정말 아무것도 없고 아무것도 모르던 저를 수면 위로 끌어 올려주시고 더불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많은 가르침을 주셨어요. 은인 같은 분이시죠. 그 감사함은 오래도록 간직할 겁니다.

 

Q. 미래 목표나 꿈은 무엇인가?

 

A. 배우를 꿈꿨던 초반엔 연기 잘하고 좋은 작품하고 사랑 받는 배우가 되면 좋겠다라고 생각했어요. 무언가가 되고 싶고 이루고 싶은 것도 있었구요. 하지만 결국 그것들의 마지막 종착점은 행복인 거 같아요. 제가 행복한 거. 지금도 앞으로도,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 연극 ‘마주보는 집’(작 신영은, 연출 정형석)의 여주인공으로 활약하는 신예 정혜령 배우는 무대 위에서 더욱 견고하게 다져진 연기를 보여준다  © 정주신 배우

 

행복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정혜령 배우. 그녀의 모습에서 군데군데 행복한 표정들을 엿볼 수 있었다. 아마도 그 행복함은 좋은 동료들과 함께 작업해서가 아닐까. 배우는 연출을 신뢰하고, 연출은 배우를 신뢰하는. 이들의 신뢰가 느껴지는 이번 작품은 기대를 가져도 좋을 거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사회에서 내 딛는 첫발은 중요하다. 어쩌면 그 첫 발이 미래를 정하기도 한다. 배우 또한 마찬가지다. 어떠한 작품, 어떠한 배역, 어떠한 사람들과 작업을 하고 어떻게 프로필을 쌓아 가느냐에 따라 미래가 달라진다. 그런 면에서 정혜령 배우의 미래는 밝아 보인다. 그녀는 자신이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했지만 운도 실력이다. 

 

연극 ‘마주보는 집’은 극단 드림시어터컴퍼니 제작으로 3월 31일 첫 무대가 올라가고 뒤이어 ‘H', '가로묘지 주식회사’, ‘나의 우주에게 : Dear My Universe’, ‘자정의 달방’, ‘뉴트롤리 딜레마’, ‘집주인’ 등 오늘 4월 10일까지 대학로 알과핵 소극장에서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프로필]

이름: 정혜령

직업: 배우

학력: 호원대학교 공연미디어학부 연기전공

출연작: 그놈을 잡아라, 오디션, 마주보는 집, 리메이크 85250 등

 

▲ 신춘문예 단막극전 연극 ‘마주보는 집’(작 신영은, 연출 정형석) 공식 포스터  © 제공=드림시어터컴퍼니



[공연정보]

공연명: 연극 ‘마주보는 집’

공연기간: 2022년 3월 31일 ~ 4월 3일

공연시간: 목금_17시 / 토일_14시

공연장소: 소극장 알과핵

작: 신영은

연출: 정형석

드라마투르그: 이주영

출연: 홍광표, 장운식. 정혜령, 유재휘. 한정호. 서영선, 이지영. 강민주. 정희진.

제작프로듀서: 김병애

기획프로듀서: 이훈희

애니메이션 영상: 박용희

아트디렉터: 손현경

분장/의상: 이문주

조연출: 라이혜진

오퍼레이터: 장은비

주최주관 : (사)한국연출가협회

제작: 드림시어터컴퍼니

후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백뉴스=정주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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